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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3

설국 - 우리가 가진 문장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민음사 지난 주말에는 많이 아팠다. 목요일부터 몸이 심상치 않았는데, 금요일에는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씻고 바로 누웠다. 그 길로 주말내내 끙끙 앓았다. 누가 내가 아픈 걸 알아주지 못할까봐 일부러 소리내서 앓았다. 아야, 아야, 소리를 내면서. 쥬스를 마시고 자고, 죽을 먹고 자고, 약을 먹고 잤다. 주말내내 큰소리 내며 잠만 잤다. 그리고 마침내 감기가 나았을 때, 그럼에도 가만히 누워있었을 때 이 소설을 생각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 2009년을 이 소설로 시작했다. 오늘 아침 집을 나섰을 때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생각치도 못한 반가운 손님이었다. 아주 예쁜 눈이었다. 소리없이 펑펑 쏟아지는 아주 새하얀 눈이었다. 휴대폰 사진기로 사진을 .. 2009. 1. 17.
모래의 여자 - 이곳에 살면서 구멍에 빠지는 곤충을 기다려 잡아먹는다 모래의 여자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민음사 아베 코보의 , 제1장 첫번째 이야기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8월 어느 날, 한 남자가 행방불명되었다." 그리고 첫번째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 "이렇게 하여 아무도 그가 실종된 진정한 이유를 모르는 채 7년이 지나, 민법 제30조에 의해 끝내 사망으로 인정되고 말았다." 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이 제1장 첫번째 이야기, 9페이지에서 11페이지에 걸쳐 짧게 요약되어있다. 아니, 나는 그렇다고 본다. 실종된 '진정한' 이유는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나는 잘 모르겠다. 어렴풋이 알 것 같지만, 를 읽지 않은 누군가가 그래, 7년이 지나게 그 남자가 실종된 '진정한' 이유란 뭐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글쎄요, 라고밖에 대답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제1장.. 2008. 7. 18.
검은책 - 읽는 것은 거울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검은 책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민음사 내가 가진 유일한 세계지도, 삼성지능업 세계지도에서 보자면 터키를 대표하는 건 성 소피아 성당이다. 포털 검색창에서 '터키 성 소피아 성당'이라고 치니 성 소피아 성당을 앞에 우뚝 세우고 가지각색의 하늘이 펼쳐진다. 사파이어 빛깔의 파아란 하늘, 금세 쏟아질 것 같은 회색빛 하늘, 노을을 품은 주홍빛 하늘, 야경만 환히 빛나는 까아만 하늘. 성당의 지붕, 돔 위에 하얗게 눈이 내려앉은 사진도 있다. 이 즈음이 의 계절일테지. 이 곳에서 쓰여진 책을 읽었다. 언젠가 친구가 꼭 가보고 싶어했지만 결국 계획에서 빼버릴 수밖에 없다고 했던 나라, 터키. 내겐 사람에게도 그렇듯 책에게도 첫인상이 있다. 물론 사람에게도 첫인상을 착각해 나랑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 2008.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