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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18

기다림 - 기다림을 위한 기다림 기다림 하 진 지음, 김연수 옮김/시공사 "매년 여름 쿵린은 수위와 이혼하기 위해 어춘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의 첫 문장이다. 하진의 은 이 첫 문장으로 간단히 요약될 수 있다. 부모가 정해준 배필과 결혼해 도시에서 혼자 의사로 근무하고 있는 쿵린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고, 여름 휴가 때마다 이혼 하러 고향에 내려가지만 매번 실패하고 돌아오길 17년. 별거 생활을 한 지 18년이 되면 배우자 동의 없이도 이혼할 수도 있다는 그 기다림으로 버틴다. 영어로 소설을 쓰는 미국의 중국인 소설가 하진은 18년동안 지속된 어떤 기다긴 기다림을 간결한 문체로 덤덤하게 이어나간다. 지난 가을, 소설을 번역한 김연수 작가는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서 은 굉장히 '좋은' 소설이라고 말했다. 무려 18년이다. 실제로 소.. 2008. 4. 1.
대성당 - 그의 문장은 빵집 주인 같아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문학동네 커피를 내렸다. 친구가 싸 준 원두커피. 브라우니 한 조각을 냈다. 친구가 만들어 준 초코 케잌. 그것들을 야금야금, 홀짝홀짝 먹어치우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을 다시 읽었다. 레이먼드 카버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과 '대성당' 이 두 단편이 살아남는다면 자신이 정말 행복할 거라는 말을 남겼다. 나는 이 두 단편을 읽으면서 그가 내게 이런 이야기를 읽게 해준 것에 정말 행복해했다. 지상의 말이 하늘까지 닿는다면, 나는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고마워요. 당신은 글은 정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정말 도움이 되었답니다. '대성당'의 마지막 부분도 뭉클했지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의 마지막 부분.. 2008. 2. 15.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 당신의 그 촉촉함 때문에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김연수 지음/문학동네 을 읽고 그의 작품들을 거꾸로 읽어나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도 천천히 다시 읽고. 그럴려면 2005년에 출간된 를 먼저 읽었어야 했는데 그보다 3년 전에 출간된 를 먼저 읽었어요. 순전히 '7번 국도'라는 닉네임을 쓰신 분이 달아주신 댓글 때문에요. '는 단편집이지만 눈물 펑펑 쏟으며 읽었던 기억이...' 이 댓글이요. 예전에 곡예사님이 를 추천해주시면서 '울어버릴 지도 몰라요' 라는 문장 하나에 어떻게든 그 책을 빌려보려고 애썼던 것처럼 저는 '눈물이 날지도 모르는' 소설에 맥을 못 추리는 것 같아요. 네. 그리하여 를 읽었고, 7번 국도님이 쓴 댓글처럼 저도 울어버렸어요. 좋더라구요. 정말. 어제 지하철에서 마지막 장까지 읽을 수 있었는데 일부러 마지막.. 2007. 12. 27.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나의 절망을 받아주렴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문학동네 온전한 김연수를 읽은 것이 이번이 처음입니다. 단편 한 두 편을 읽었고, 동생이 도서관에서 빌려온 청춘의 문장들은 동생이 읽지 않을 때 틈틈이 훔쳐봤는데 다 읽기도 전에 반납되었구요. 그러니까 온전한 김연수 작가님의 장편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연수 작가님의 책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쉽지는 않은 것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저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어내려가기만 하면 되는 글은 아니였어요. 한 문장을 읽고 조금 쉬고, 한 문단을 끝내고 머릿속의 생각들을 정리하게 되는 시간들이 많았어요. 우선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 뭔가 저를 포근하게 보듬어주는 제목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첫 장의 메리 올리버의 기러기라는 시도 좋았어요.. 2007. 12. 1.
김연수 작가와 팻 매스니 어제 김연수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 다녀왔다. 작가님 책을 조금밖에 읽지 못한 주제에 초대 신청을 하고 정말로, 꼭, 반드시 초대되었으면 좋겠다고 빌고 있었는데, 당첨됐다는 메일이 왔다. 얼마나 좋았는지. 월요일이라 공연이 없는 연우 소극장에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삐그덕 소리가 많이 나서 불편하긴 했지만 작가와 연극무대라니 왠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연수 작가님은 무대 중앙에 앉으셔서 강연을 좋아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못한다면서 책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자리였으면 한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이번 책 의 제목에 관련된 이야기, 독일 대사관에서 자신을 독일로 보낸 이야기, 그 곳에 관한 느낌들, 생각들, 그래서 쓰게 된 이번 책에 관해서. 예전에 여성지에서 일하던 시절 이야기, .. 2007. 10. 30.
2007 황순원 문학상 작품집 - 단편 속을 유영하다 달로 간 코미디언 김연수 외 지음/중앙북스 일단 저는 황순원 문학상 작품집 표지와 전체적인 책의 촉감이 좋아요. 전체적으로 은은한 파스텔톤이고, 작가 한 명 한 명의 캐리커쳐가 있어요. 직접 그려넣은 선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작가들의 표정은 인자해 보이기도 하고, 무덤덤해 보이기도 하고, 또 새초롬해보이기도 해요. 표지는 까칠까칠하고 울퉁불퉁한 종이의 촉감으로 살아있고 내지도 가벼운 재질이라서 가방 안에 넣고 다녀도 무겁지가 않아요. 김훈 작가가 수상했던 지난해랑 비교해보면 파스텔톤의 전체적인 표지 색깔만 살짝 달라졌어요. 마음에 듭니다. 김연수 | 달로 간 코미디언 을 읽고 싶어서 구입했어요. 동생이 김연수를 좋아하는데 저는 사실 그의 작품을 산문 몇 개밖에 보질 못했거든요. 산문 몇 개에서 느껴.. 2007.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