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를보다66 마호로역전번외지 오래된 지인이 소개해주는 영화나 책이나 드라마는 결국에는 좋다. 오래 알고 지내는 사람은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이니, 그 사람이 좋다고 한 것이 내게도 좋은 건 당연한 일. 그런데 반신반의할 때가 있다. 처음이 힘든 종류의 것들. Y언니가 추천해 준 이 드라마도 그랬다. 처음에 재미가 없고, 30분 여 남짓의 1회를 다 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건 Y언니가 미리 해준 충고. 1회 보고, 2회 정도만 보고 나면 그 뒤로는 재밌게 술술 넘어갈 거라고. 그렇게 인내의 1회와 2회를 지나니 정말 언니의 말처럼 재미있는 시간들이 찾아왔다. 마지막회까지 금방 봤다. 마호로에서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다다와 교텐이 있다. 두 사람은, 아니 실질적으로 에이타인 다다는 심각한 경제난으로 인해 의뢰가 들어오면 할 .. 2013. 9. 28.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생협에서 맥주가 나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동네 두레생협에 갔는데, 거기가 아닌가봐. 맥주가 없어서 그냥 이것저것 구경하고 나왔다. 플레인 요구르트도 맛나 보이고, 아버지 두부도 맛나 보이고, 여러가지 사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빈 손으로 나왔다. 파리빠게뜨에 들러 호밀식빵을 사고, 정육점에 들러 왕란 한 판을 샀다. 시금치도 사고 싶었는데, 짐이 너무 많아 멀리 가질 못하겠어서 실패. 아무래도 생협에서 팔던 치즈는 사 올걸 그랬나보다. 만원이 넘어서 바로 진열대에 놓아버렸는데, 정말 건강해 보이는 동그랗고 커다란 치즈 덩어리였다. 지난 주말부터 이번 주까지 이 드라마를 봤다. 제목이 아주 길다.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이게 다 제목이라니. 흐- 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 2013. 8. 30. 최고의 이혼 2013년 1분기 드라마. 인터넷 검색하다가 어떤 평을 보고 한번 봐볼까 생각이 들어 보기 시작했다. 1회 보자마자 멈출수가 없어서 어떤 날은 2회 연속 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금방 끝내기 아쉬워 아껴 봤다. 그리고 에이타의 팬이 되었다. 이런 찌질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다니. 게다가 찌질한데도 사랑스럽다니. 작가 작품인데, 이제 이 작가의 드라마는 챙겨 보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걷는 것에서 시작해 걷는 것으로 끝난다. 밤에 두 사람이 오랫동안 함께 걷는 이야기가 두 번 나오는데, 그 부분이 참 좋았다. 남자와 여자는 큰 지진이 있던 날, 그래서 지하철도 버스도 다니지 않던 날, 모두가 걸어서 이동을 하던 날, 우연히 만나 집까지 함께 걷는다. 두 사람은 일 때문에 안면만 있는 정도였다. 지진으로.. 2013. 6. 24. 자상한 시간 문에 달린 종이 울린다.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마스터가 그 쪽을 보고 인사한다. 어서 오세요. 손님이 카페를 가로질러 한 면이 커다란 통유리인 바 자리로 걸어 들어온다. 마스터가 말한다. 저희는 커피를 손님이 직접 갈 수 있게 해드리는데, 그렇게 하시겠어요? 손님이 그러겠다고 한다. 마스터는 핸드밀과 한 사람 분량의 커피콩을 내어놓는다. 손님은 자신이 마실 한 잔 분량의 커피콩을 간다. 커피 가는 소리. 마스터가 커피 내릴 준비를 한다. 하얀 천으로 된 드립퍼를 힘을 줘 한번 쭉 짜고, 커피 잔을 뜨거운 물에 데운다. 손님이 자신이 간 커피를 마스터에게 건네주면, 마스터는 커피를 내린다. 마주보는 통유리창 너머로 단풍이 한창이었는데, 어느 순간 첫 눈이 내렸다. 폭설이 쏟아지는 날도 있었다. 그 .. 2012. 9. 9.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스포일러 잔뜩. 금요일. Y언니를 만나 세계맥주를 잔뜩 마셨다. 칼로리 폭발 햄버거와 감자튀김과 함께. 세계맥주를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계산을 하니까 코로나에서 나온 핸드폰 충전기를 하나씩 줬다. 모든 기종의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였다. 우와, 우리는 코로나는 마시지 않았지만 기분이 좋아졌다. 세계맥주를 마시면서 이 드라마 이야기를 했다. 언니가 이 드라마를 나한테 추천해 준 게 2009년.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언니의 말에 따르면, 언니는 나에게 이 드라마와 을 추천해줬는데 내가 이 드라마는 보다가 내 스타일이 아니라면서 그만뒀단다. 은 끝까지 다 보고, 감동하고, 이 드라마 제목을 사랑이 하고 싶어 곱하기 삼이라고 말하면 화내고. 언니, 사랑이 하고 싶어 곱하기 삼이라니요. 사랑이 하고.. 2012. 8. 12. 흔히 있는 기적 지하철에서 내린 여자가 한 중년의 남자를 본다. 그 사람의 모습이 이상해 자꾸만 걸음을 멈춘다. 지하철을 타려고 올라오던 남자가 여자를 본다. 그리고 여자가 바라보는 남자를 본다. 지하철이 들어오는 순간, 여자와 남자가 함께 뛰기 시작한다. 안돼요. 죽으면 안돼요. 남자와 여자는 한 때 죽으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의 절망을 한 중년의 남자에게 봤다. 다른 사람에겐 그저 지하철을 타려고 서 있는 사람일 뿐인데, 두 사람 눈에만 그게 보였다. 뒷모습. 어찌할 줄 모르는 뒷모습. 행복하지 않은 뒷모습. 그렇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났다. 은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소소한 기적들에 대한 이야기. 이야기나 드라마가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다소 고전적이긴 했지만, 보는 내내 좋았다. 카세 료 때문에 봤다고 할.. 2012. 5. 7. 이전 1 2 3 4 5 6 7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