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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인한 사월
    모퉁이다방 2013. 4. 4. 22:06

     

       일요일에 한석규가 나온 힐링캠프를 찾아 보았어요. 좋은 배우구나 생각했습니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변함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누가 생겼다고, 없었던 뭔가가 생겼다고 변하는 사람이고 싶지 않아요. 한석규의 말처럼 젠체하지 않는 사람. 잘난 척 하지 않고, 있는 척 하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는 걸 일부러 과시하지 않는 사람, 함께 하면 그게 서서히 드러나며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는 잘 지내고 있어요. 별일 없답니다. 이 좋은 봄밤에 술을 마시고 넘어져 무릎이 깨지기도 하고, 그래서 두 번밖에 안 신은 구두 앞코가 완전히 헤지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주문한 구두는 사이즈가 안 맞고, 걷지 않고 꼬박꼬박 저녁을 챙겨먹으며 다시 살이 찌고 있지만 괜찮아요. 책을 많이 주문했어요. 그 책들을 다 읽을 거예요. 걸어갈 수 있는 영화관이 두 군데나 되요. 이사하면서 손잡이가 깨져 어쩔 수 없이 버렸던 남원에서 사온 커다란 컵을 친구가 남원의 그 집에서 다시 사줬어요. 집에 있는 다기에 지리산에서 사온 어린잎으로 만든 찻잎을 넣고 물을 팔팔 끓여 우려내곤 마지막 방울까지 모조리 따르면 딱 맞는 커다란 잔이예요. 이사하면서 방송을 엘지로 바꿨는데, <접속>도 무료고 <옥희의 영화>도 무료지 뭐예요. 그래서 <접속>도 다시 보고, 극장에서 놓친 <옥희의 영화>도 공짜로 보았어요.

     

        그리고 요즘 저는,

     

     

     

    이건 오백잔이 아니라 천잔이예요. 천 씨씨. 효자동에 좋아하는 통닭집이 있어요.

     

     

    홍대에도 좋아하는 빵집이 있어요. 이 파이 맛은 정말 예술. 하지만 비싸요.

     

     

    <문 라이즈 킹덤> 보고 한 잔 하려고 찾다 발견한 술집.

    아저씨들 가는 술집이 좋아요.

    두 번 갔어요. 단골이 되고 말 거예요.

     

     

    이사하고 산 커다란 책장. 요즘 꽃도 사고 있어요.

     

     

    집 앞 횡단보도에서 파는 전기구이 통닭.

    한 마리에 육천원이구요. 두 마리에 만원. 진짜 맛있어요.

     

     

    걷기도 했습니다.

     

     

    출근 전에 결말이 너무 궁금해 밥 빨리 먹고 읽었던 소설. 이제 우리 어떡하죠?

     

     

    <오후 3시의 나> 책소개를 보고, '밤 9시의 나'를 기록해보겠다며 알람을 맞춰두고 있어요.

    그런데 건질 사진이 별로 없어요. 9시의 나는 시시해요.

     

     

    <연애의 온도>를 보고 중국집에서 짜장면 먹었어요.

    영화 보면서 어찌나 먹고 싶었던지. <연애의 온도>는 좋았어요. 괜찮은 영화였어요.

     

     

    귀엽고 저렴한 만보기지만, 그래서 망가지기 쉬운. 조심히 다뤄줘야 하는 아이.

     

     

    삼월에는 연차를 쓰고, <안나 까레니나>를 보았어요.

     

     

    완벽한 엔젤링. 저렇게 마셨더니 모두들 사진을 찍으라며 기가 막히게 마셨다며.

     

     

    잔인한 사월에도, 여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읽고 있는 책의 첫 장. 세상에! 둘리틀이 남편이었어요.

     

     

        요즘 나는 이렇게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 말아요.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좋은 일 많을 거예요. 내게도, 당신에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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