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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퀴즈 4 2019.10.10
  2. 선셋 5 2019.10.01
  3. 노년 2019.10.01
  4. 근황 6 2019.09.24
  5. 2019 영화처럼 2019.09.17
  6. 태풍 6 2019.09.07
  7. 드레스 7 2019.08.07
  8. 언젠가, 아마도 2019.07.31
  9. 2019 서재쌓기 2019.07.31
  10. 나눔 28 2019.07.21

유퀴즈

from 티비를보다 2019. 10. 10. 22:17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에는 거의 옆사람이 먼저 퇴근해 있고, 내가 여덟시 즈음에 집에 도착한다. 살이 찌고 있는 심각성을 깨닫고 있지만 그래도 아쉬워 뭔가 간단하게 하거나 시켜서 먹는다. 저녁에는 항상 티비 앞에 상을 펴놓고 나란히 앉아 먹는다. 한글날을 앞둔 화요일 밤, 그러니까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공휴일을 앞둔 아주아주 신나는 밤에 멕시카나에 치킨을 시켰다. 후라이드 반, 양념 반. 맥주를 시키지 않았다고 해서 말이 되냐고 다시 전화를 하라고 했다. 멕시카나 주인분이 말씀하시길, 뜨근뜨근한 치킨과 함께 배달하면 미지근해져서 그런지 맛이 없다는 항의가 많이 들어와 이제 맥주는 배달하지 않는단다. 아쉽지만 냉장고에 친구가 주고 간 맥주가 있으니까. 따끈따끈한 치킨에 각자의 맥주와 소주를 따라놓고 티비를 봤다. 큰 자기와 작은 자기가 나오는 유퀴즈온더블럭. 한글날 특집이라 프로그램의 마지막에 문해학교라는 곳을 찾아갔다. 글자도 모른채 한평생 살아오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교육을 받는 곳이었는데 학구열이 엄청났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배우는 것이 너무나 즐겁다고 했다. 오래오래 건강해서 더 많이 배우고 싶다고 했다. 한 부부가 나란히 손을 잡고 긴 시간을 걸려 통학을 하는 모습이 나왔는데, 할머니는 가난해서 어릴 때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해야했고 그 때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고 했다. 살면서 힘든 순간들이 많았지만, 지금 이렇게 배울 수 있어 너무나 감사하다고 했다. 부부는 글자를 몰라 식당에 가도 어느 식당에나 있을 평범한 메뉴 백반만 시키고, 외식도 잘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제는 햄버거도 주문할 수 있다고 커다랗게 웃었다. 긴 인터뷰 끝에 큰 자기와 작은 자기는 할아버지에게 가장 좋아하는 단어를 자음과 모음을 연결해서 만들어보라고 했다. 그 전에 인터뷰한 사람들은 쉬운 단어들을 골랐었다. 사랑, 정 이런 것들. 그런데 할아버지의 단어는 좀 어려웠다. 모두 세 글자였고, 두 글자를 만들자 큰 자기와 작은 자기, 그리고 우리는 알아차렸다. 마지막 글자가 '순'일 거라는 걸. 박묘순. 할머니의 이름을 할아버지는 천천히 만들어 가고 있었다. 아, 그때부터 우리 두 사람의 눈물샘이 터졌다. 티비를 보다 나 혼자만 울어댄 적은 있어도, 같이 운 적은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어서 할머니는 '사랑'이라는 평범한 단어를 만드는 것 같았는데, 그 뒤의 글자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할아버지의 단어 때문에 울었던 제작진이 할머니의 모음과 자음이 모자라는 지경까지 되자 웃기 시작했다. 티비를 보던 우리도 울다가 웃었다. 할머니의 단어, 아니 문장은 이것. '사랑하는 우리 신랑 너무너무 사랑해요. 행복하게 삽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함께 살면서 힘든 시기가 많았다고 했다. 포기하지 않고 잘 버티고 견뎌왔으니 이렇게 서로가 소중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나도, 그러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단은 영어공부부터 시작해야겠다!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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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from 여행을가다 2019. 10. 1. 22:32



  하와이에 있는 동안 이틀을 제외하고 매일 일몰을 봤다. 이틀은 쇼핑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와서, 차 안에서, 요트 위에서, 투어 아저씨가 추천해 준 식당에서, 말로만 듣던 와이키키 해변에서. 그렇게 매일매일 보는데도 질리지가 않았다. 아름답고 아름다웠다. 일출을 보러 에베레스트 다음으로 높다는 산에도 올라갔지만, 해가 뜨는 건 한 순간이었다. 뜬다뜬다 하다 짠-하고 뜨고 나면 끝이었다. 순식간에 환해지고,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한순간에 보였다. 해가 지는 건 달랐다. 나 진다진다 하다 뚝-하고 사라져버리는 게 아니었다. 나 간다간다, 가고 있다고, 그런데 진짜 가도 되겠어? 아쉽지 않겠어? 좀 더 보라고, 얼마나 보고싶을 텐데, 이건 오늘만 보여줄 수 있는 빛깔이라고. 봤어? 확실히 본거지? 응응? 아주 미련이 많은 아이더라. 방금 본 풍경도 그 아이의 손길이 닿으면 그 전과는 다른 낭만적인 모습이 되었다. 찰나의 일출보다 여운이 긴 일몰이 더 마음에 들었다. 내 스타일이었다. 덕분에 아름답게 지는 해를 오래 볼 수 있었다. 


   일요일에는 아침에 학원에 가서 저녁이 되어서야 들어오는 옆사람이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말했다. 서쪽하늘을 봐. 지금 당장. 엄청 예뻐. 탁 트인 채로 운전을 하는데 순간 하와이 같이 엄청나게 예쁜 하늘이 보였단다. 집에 있던 나는 건물들에 막혀 약간의 붉은 하늘만 보였지만, 예쁜 하늘을 발견하고 같이 보자고 전화해준 마음이 고마웠다.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여운이 그득한 일몰의 멋진 광경은 바다 건너 하와이 뿐만 아니라 지금 이 곳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단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옆사람이 집에 도착한 뒤 밥을 먹으러 밖으로 나가기까지 옅어졌지만 주황색 빛이 아직 있었다. 그렇지만 그곳의 하늘은 정말 예뻤지. 머리카락이 기분좋게 흔들렸던 선선한 바람도, 쏴아쏴아 높지 않던 바다소리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나란히 앉아 그 광경을 오래오래 바라보았던 일도. 오래오래 기억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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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from 모퉁이다방 2019. 10. 1. 17:02




   출근 준비를 하면서 뉴스를 틀어놓았는데, 우리나라 노년층이 다른나라에 비해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적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삼십대 때는 무척 많은데, 노년이 되면서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거다. 그 원인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과 단지 생존만을 위한 경제활동을 하는 것, 아니, 할 수밖에 없는 것, 한국형 전통 가족형태는 이미 붕괴되었는데 아직도 가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것 등이 있었다. 역까지 가는 차 안에서 뉴스의 내용을 간략하게 이야기했더니, 옆 사람이 말했다. 젊었을 때 그렇게 뼈 빠지도록 일했는데 왜 그렇게 되는 걸까. 뉴스에 대한 반응이기도 했고, 부모님과 우리 미래에 대한 걱정이기도 했다. 


   합정역에 작은 휴게공간이 있는데, 아침 8시 즈음에 가면 엄청나게 피로한 몸으로 엎드려 있는 할아버지가 있다. 무척 작고 마른 사람이다. 처음 그를 발견한 건 급한 일을 해치우고 화장실에서 나오던 길이었는데, 너무 작고 너무 앙상한 사람이 테이블 위에 동그랗게 엎드려 있어 눈이 자꾸 갔다. 테이블 위에 검정색 배낭을 두고 배낭 위에 두툼한 신문지를 두고 그 위에 고개를 바깥 쪽으로 돌린채 정신없이 골아떨어져 있었다. 다음 날도 있었고, 그 다음 날도 있었다. 오늘도 있었다. 어떤 날은 엎드려 있고, 어떤 날은 의자에 기대 있었다. 의자에 기대 있을 때도 마치 등판과 하나가 된 것마냥 짝 달라붙은 채 골아떨어져 있었다. 처음에는 노숙자인가 생각했다.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아침마다 일부러 그 자리를 지나간다. 그리고 그의 생애를 조금씩 생각해본다. 무얼 하는 사람인지, 어디서 온 사람인지, 어디로 가는 사람인지. 그리고 그에겐 미안한 일이지도 모르지만 열심히 살아보자, 아끼자 다짐해본다. 오늘은 옆사람의 말이 생각났다. 그도 그랬을 텐데, 우리 아빠도 그랬는데, 왜 이렇게 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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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from 모퉁이다방 2019. 9. 24. 22:07




  오늘은 꼭 써야지 다짐한 날들. 오늘은 정말로 책상 앞에 앉았다. 이 방에는 한 켠에 긴 책상을 두었고, 한 켠에 긴 책장을 두었다. 책상 앞에는 각자의 의자가 나란히 있다. 이제 군포가 집이 되었다. 내일이면 결혼식을 한지 딱 한 달이 된다. 평일에는 새벽 다섯시 반에 일어난다. 알람을 다섯 시 반에 한 번, 다섯 시 사십오 분에 한 번, 여섯 시에 한 번, 여섯 시 십오 분에 한 번 맞춰두었다. 보통은 다섯 시 반에서 여섯 시 사이에 일어난다. 일어나면 물을 마시고, 2인분의 커피콩을 간다. 물만 넣으면 일정한 맛을 만들어주는 드립커피머신의 스위치를 올려놓고 욕실에 들어가 씻는다. 씻고 나서는 화장품을 바르고 가볍게 분칠을 하고 눈썹을 그리고 옷을 찾아입고 전날 준비해둔 것들을 꺼내 간단한 아침상을 차린다. 어떤 날은 전날 만들어준 카레를 먹었고, 어떤 날은 토스트기에 구운 빵을 먹었다. 어떤 날은 비비고 곰탕국물에 만두와 떡을 넣어 후다닥 떡만두국을 만들었다. 같이 사는 사람을 깨워 함께 밥을 먹는데, 비몽사몽인데도 같이 먹자고 하면 잘 일어나준다. 각자의 텀블러에 따뜻한 커피와 얼음 가득한 차가운 커피를 담고 내 텀블러만 챙겨 집을 나선다. 주로 같이 사는 사람이 먼저 내려가 아침담배를 피고, 내가 나중에 내려간다. 집이 역이랑 가깝지 않고, 버스가 자주 오지 않아 아침에는 회사가 무척 가까운 사람이 역까지 데려다준다. 

 

   긴 지하철 이동 시간 동안 꽤 많은 분량의 책을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졸리고 피곤해서 멍하게 있거나 핸드폰을 보는 시간이 많다. 어쩌다 자리라도 나면 앉아서 꾸벅꾸벅 존다. 여기서 출근하면 늘 앉아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많은 사람들은 어디서부터 출발하는걸까. 늘 시작지점부터 사람이 많다. 퇴근할 때는 같이 사는 사람이 같이 들어가자고 먼저 말을 건네지 않는 한 혼자 힘으로 들어온다. 너무 많이 의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결혼생활 내내 그러고 싶다. 처음에는 20분이 넘게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이렇게는 다닐 수가 없겠다 절망했는데, 네이버 지도를 이렇게 저렇게 검색한 끝에 조금만 더 걸으면 금방금방 버스가 오는 정류장을 발견했다. 그 길 중간에 제법 큰 규모의 꽃가게가 있는데, 그곳에서 키가 큰 로즈마리도 샀다. 정류장 바로 앞에는 조그만 마트가 있다. 깨끗하고 왠만한 건 다 있고 일하시는 분들도 친절해서 벌써 여러 번 갔다. 그렇게 다섯 정거장 정도 버스를 타고 오면 집이다. 화요일과 목요일은 같이 사는 사람이 대학원을 가서 혼자 밤시간을 보낸다. 그런 날들을 보내며 이 집과 출퇴근길과 한 사람과 같이 사는 것에 적응하고 있는 요즈음이다. 결혼식 전에 붙인 패티큐어 사이로 한 2밀리미터 정도의 발톱이 보인다. 오늘 발을 씻으면서 2밀리미터의 시간이 지났구나 싶었다. 침대 옆에는 읽다 만 책들을 여러 권 쌓아둬야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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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영화처럼

from 기억의기억 2019. 9. 17. 11:18


위아영.

호밀밭의 반항아.


소공녀.

극한 직업.

알리타 : 배틀엔젤


증인.

캡틴 마블.

라스트 미션.

우상.

부탁 하나만 들어줘.


미성년.

생일.


어벤져스 엔드게임.

악인전.

더 와이프.


기생충.

토이스토리 4.




알라딘.

레이트 나잇. 

애드 아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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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에게.

당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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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from 모퉁이다방 2019. 9. 7. 12:56



   모든 것이 끝났다. 이제 시작이기도 하고.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간단하게 한다고 생각했는데, 결혼식이 한달쯤 남자 소소한 스트레스들이 많았다. 어쨌든 잘 치뤘고, 여행도 잘 다녀왔다. 이제 그렇게 바라던 일상을 살아가는 일을 하고 있다. 결혼날짜를 잡으려고 할 때 친구가 되도록이면 빨리 잡으라고 했었다. 어차피 준비하는 동안 여러 스트레스들을 받게 되어 있는데, 그걸 최소화하려면 빨리 치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식이 끝나고 함께 살게 되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고, 커다란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어제는 불금이라 기나긴 퇴근길 끝에 의왕역에서 만나 처음 가보는 통닭집에 들어갔다. 내 몫의 맥주와 옆사람 몫의 소주, 통닭 반반을 시켰다. 사람이 많았지만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았던 통닭집에서는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을 시킨 우리에게 양념 한마리를 가져다주며 그냥 다 양념을 묻혀 버렸대요, 사실 양념이 더 맛있어요, 라고 말하며 접시를 내왔다. 어이 없었지만 배가 고파 그냥 먹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는 오지 않기로. 난폭 운전을 하는 버스 제일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 집으로 들어와 쥐포와 오징어, 김, 견과류를 조금씩 꺼내놓고 2차를 했다. 옆사람은 사실 결혼식 일주일 전만 해도 우리 둘이 잘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반신반의했다고 했다. 그동안 쭉 혼자 잘 살았는데 결혼을 하지 않는 편이 어쩌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여행을 함께 하고 (물론 싸웠더랬다) 일상을 살기 시작했는데, 어, 이거 정말 좋은데, 라는 생각이 든단다. 친구의 말대로 생각보다 훨씬 좋다고, 커다란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나도 이사짐을 싸면서 여러 생각이 들어 몇 시간동안 울었는데 막상 생활이 시작되고 보니, 좋다. 이 좋은 감정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결혼식 눈물의 축사를 해준 소윤이의 말대로 한 사람이 요리를 하면, 한 사람이 설거지를 하고, 한 사람이 청소를 하면, 한 사람이 빨래를 하며, 우리답게, 가능한 오래 다정하고 든든하게 살아가고 싶다. 멀리서 응원해준 공의 말대로 둘이서 함께 성장해가야지. 결혼식을 준비하며 고마운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 다 보답하며 살아가고 싶다. 보내준 응원의 메시지들 마음 속 깊이 새겨두었다. 정말이지 나 그동안 잘 살았구나 싶었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도 시간이 날 때마다 기록해두고 싶다. 앞으로 살아갈 일들도. 태풍이 올라오는 중이란다. 창문 밖 작은 숲의 나무들이 출렁거린다. 이제 간장과 참기름, 앞치마, 옆 사람의 의자를 사고 커튼과 블라인드만 달면 이 집도 거의 준비가 끝난 것 같다. 잘 살아보자, 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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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from 모퉁이다방 2019. 8. 7. 17:07

 

   지난 주말에는 결혼식에 입을 드레스를 보러 갔다. 준비 초기에는 결혼식 관련해 이것저것 검색을 많이 보았는데, 인터넷이 시키는 대로 하자니 하루의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쳐버릴 같았다. 그래서 플래너 없이, 결혼식장도 군데만 가보았고 마음에 들어 바로 계약을 했다. 드레스도, 헤어 메이크업도, 당일 스냅사진도 알아보지 않고 예식장 패키지로 예약했다. 예식장을 보니 패키지가 그리 나쁘지 않을 같았다. 웨딩사진은 사진관 같은 곳에서 간단히 찍으려고 했는데, 친구가 직접 찍어준다고 해서 야외에서 찍었다. 사진들이 없었으면 영상이며, 테이블 위에 올릴 사진이며 모두 부족해서 뒤늦게 헤매고 있었을 거다. 사진을  때마다 날의 풍경들을 생각한다. 흐렸던 날씨, 그럼에도 더웠고, 사람은 사진을 찍고, 사람은 짐을 들고, 다른 사람은 사진이 찍혔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함께 찍히던 사람이 지나치게 지쳐했던 것과 모든 것이 끝났을 안심했던 표정들. 와중에도 책임감이 막중했던 메인 포토의 걱정스러운 얼굴. 끝난 뒤에 다리 한가운데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짐과 땀과 고생이 모두 다 나오게 주위 사람에게 부탁해서 찍었다. 찍기 전에 이미 추억이 알았는데, 찍고 나니 정말 진한 추억이 되었다. 시간과 마음이 고스란히 사진에 담겼다. 인화해서 예식장 테이블에 올린 장은 나무액자에 담아 어딘가에 놓아둬야지.

   드레스는  있었고, 바로 가봉을 한다고 했다. 한 달 쯤 전에. 처음 사실을 안내 받았을 때는 마음에 드는, 아니 몸에 맞는 드레스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는데, 그래 번이니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동생과 신랑 사람과 함께 갔고, 벌을 입어볼 있다고 했다. 심플한 스타일이 좋겠다고 하니, 심플한 , 화려한 벌을 권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입어보자고 했다. 당연히 심플한 마음에 거라 생각했는데 왠걸 나이 들어 보였고, 번째 화려한 드레스는 입자마자 반짝반짝 빛이 났다. 말고 드레스가. 그런데 팔뚝이 엄청났다. 팔뚝이 엄청난 알고 있었지만, 반짝반짝한 입으니 더욱 부각이 됐다. 신랑 사람은 친구들에게 코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무표정하게 뭐가 나은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동생도 단번에 번째 드레스의 팔뚝, 아니 두번째 드레스를 입은 '나의' 팔뚝을 지적했다.

   모든 것을 지켜보던 전문가님들이 번째 드레스를 가져오셨는데, 매직. 번째만큼 반짝반짝하지만 팔뚝이 부각되는 그런 드레스였다. 동생은 두번째가 좋은데, 번째가 확실히 날씬해 보인다고 했고, 신랑 사람은 여전히 뭐가 나은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첫번째도 좋았다는 이상한 말을 했다. 부글부글. 탈의실 커튼이 닫혔고, 전문가님은 내게 이런 말을 해줬다. 두번째가 화사하고 예쁘지만 신부님은 아마 번째를 선택하게 거라고. 남들이 보기에 팔뚝 같은 단점은 베일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데, 꽂히면 당사자들은 그것만 계속 생각한다고. 당일에 신부님은 사람들이 팔뚝만 보는 같이 신경이 쓰일 거라고. 누가 뭐라고 조언해줘도 결국 본인이 가장 좋은 선택하는 거라고.

   결국 세번째 드레스를 택했다. 샵을 나오자마자 잘한 선택인지 엄청나게 고민했지만 (동생과 신랑은 결국 드레스 따위 누구도 기억하지 않아, 밥맛만 기억할 뿐이지,라고 말하고 있었다), 선택에 후회는 없다. 다만 이게 그날의 드레스뿐만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많은 날들과 연관되는 같아, 그날 전문가님의 말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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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마도

from 서재를쌓다 2019. 7. 31. 00:55



   내게 여행은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쉬다 오자고 떠나도 여기까지 돈과 시간과 정성을 들여 왔는데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불안해서 남들이 하는 여행을 검색해보고 따라해보고 기념품들을 샀었더랬다. 그런데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추억들은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 검색해서 잘 나오지 않았던 것들이다. 숙소에서 하루종일 쉬어도 괜찮은 거였다. 그곳도 내가 고르고 고른 나의 또 다른 여행지인 것이다. 이런 생각도 남들과 비슷한 여행을 여러번 해보면서 느낀 것. 그 경험들을 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것들. 비슷비슷한 여행이었음에도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순간순간들이 있었다. 함께 하는 사람 덕분에, 혼자였기 때문에. 아무튼 결론은, 우리들의 여행이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특별하다는 것. 어떤 여행도 잘못된 여행은 없다는 것. 외로운 것도 여행이었다는 것. 정말 좋은 여행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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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라는 약한 존재가 되고 난 뒤에야 나는 사람의 선의에 기대는 법을 익히게 됐다. 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은 여행자에게는 근처에 있는 호텔을 찾아가는 게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그 동네 주민에게는 산책만큼 쉽다. 그러므로 그 여행자에게 필요한 행운은 단 한 사람, 그 호텔의 위치를 아는 현지인을 만나는 일이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어도, 대단한 결심이 아니어도 괜찮다. 서로가 약간의 용의를 내기만 하면 된다.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용의, 선뜻 도와주겠다는 용의. 여행지의 행운이란 이런 두 사람의 만날 때 일어나는 불꽃 같은 것이다. 

- 5쪽


   막상 간절하게 원하면 쉽게 구할 수 없다. 이건 오르골의 법칙이다. 이걸 뒤집으면 쉽게 구할 수 없다면 간절하게 원하게 된다. 이건 도루묵의 법칙이다. 그러고 보면 서울의 거리를 걷다가 마치 낯선 여행지처럼 느껴질 때가 몇 번 있었다. 나 혼자 하염없이 걷고 있을 때, 이별했을 때, 이제 다시는 누군가와 웃으며 그 거리를 걸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돌이켜보면 바로 그때가 도루묵의 법칙이 작용했을 때였다.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이 도처에 널려 있는데도 간절히 원하지 않는 인생이란 어쩐지 낭비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 27쪽


  국경 쪽으로 세차게 부는 바람 속으로 날아가던 모자처럼 여행지에 내가 남겨 두고 온 것은 또 얼마나 많은지. 갖가지 잃어버린 물건부터 보지 못하고 온 것과 사지 못하고 온 것에 이르기까지. 그럴 때마다 그랬던 것 같다. 차를 돌릴 수 없으니 마음을 달랠 수 밖에, 라고. 밤의 알람브라가 내게 가르쳐준 것도 그런 것이었다. 여행이란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라고. 그러고 보면 여행을 통해 나는 비정함을 익혔다. 눈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그토록 찬탄하던 곳과 작별하는 법을 알게 됐으니까. 이젠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을 알면서도 말이다. 친구처럼 지낸 이들과도, 또 아꼈으나 잃어버린 물건과도 아무런 미련없이. 이젠 알겠다. 그렇게 해서 내가 이 삶의 원리를 배웠다는 사실을. 그레이트! 베리 굿! 다만 그뿐이라는 것. 떠나는 순간에 아쉬움이 남아서는 안 된다는 것.

- 31쪽


   그렇다면 그 시절 나는 청춘이었겠다. 그저 시간만 잔뜩 있을 뿐,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어 낯선 도시의 도서관에 멍하니 앉아 있던 그날 오후의 나는 말이다. 그러고 보면 캐리어를 끌고 마드리드 시청역에 도착했을 때부터 나는 어찌나 서툴고 허술했던지. 어쩌자고 나는 이렇게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왔으며, 어쩌자고 마드리드라는 곳은 이런 곳인지. 캐리어는 무겁고, 에스컬레이터 같은 것도 없고, 끌고 가자니 길은 울퉁불퉁하고, 지하철로 다시 내려가자니 계단은 무수히 많았다. 가이드북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인터넷을 수없이 검색했지만, 여행 중에는 뭘 어떻게 하든 능숙해질 수 없다는 걸 실감했다.

- 38-39쪽


   하지만 혼자 여행하는 일의 묘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거기, 고단함에. 아침에 일어나면 또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막막하다. 책을 읽어도, 음악을 들어도, 걷고 또 걸어도 시간은 좀체 흐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관광지를 둘러보다 보면, 세상의 모든 관광지란 홀로 여행하는 자의 곤란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혼자가 아니었다도 나는 그렇게 열심히 박물관과 미술관, 성과 대성당을 둘러봤을까? 어쩌면 이렇게 비뚤어진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앉아 슈퍼마켓에서 산 샐러드와 빵을 먹던 나는 스트레인저라는 말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됐다. 그건 어떤 사회적 연결 고리도 없는 단독자를 뜻한다는 것을. 단과 독, 때로 여행은 그 단어의 뜻을 체험하기 위한 이일이기도 하다. 

- 43쪽


   리스본이 하구의 도시, 석양의 도시기 때문에 그랬던 것일까? 파두 때문이었을까? 장난감 같은 트햄과 골목의 풍경이 하도 애틋해서 였을까? 마치 한 시대가, 한 생애가 끝나는 순간의 감정처럼 막대한 노스탤지어였다. 얼마나 대단한 그리움이었던지 그 순간 리스본에 있으면서도 나는 리스본이 그리웠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나는 리스본이 그립다. 

- 102-103쪽


   남자는 장발에 트렌치코트를 걸친 펑퍼짐한 인상의 중년이다. 그는 전철에 타자마자 캔맥주 꼭지를 타더니 시원스레 들이켠다. 하긴 여행자에게는 언제라도 캔맥주의 꼭지를 딸 수 있는 특권이 있으니까. 고토쿠인의 대불 같은 가마쿠라 관광 명소를 둘러보는 동안, 조금씩 밝혀진 남자의 정체는 연극배우였다. 아무래도 예술가여서일까, 그는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면 술부터 찾았다. 그렇게 차수를 늘려가며 동네 술집을 돌아다니는 사이 여행 프로그램은 자연스레 음주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말하지면 '가마쿠라 술꾼 기행'인 셈이었다. 동병산련일까. 어쩐지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173쪽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되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이미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 178쪽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역을 나서자 아는 골목이 하나도 없는 낯선 도시가 눈앞에 펼쳐졌다. 서울은 마치 내가 그토록 읽고 싶어 하던 소설책과 같았다. 표지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 멋진 책을 앞에 놓고서 누가 발췌독을 하리오? (누가 버스를 타고 다니리오?) 누가 요약된 줄거리와 서평에 만족하리오? (누가 패키지 투어에 참가하리오?) 오랫동안 기다린 책이라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통독해야 마땅하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끝까지 걸으면서 구경해야만 한다. 

- 191쪽


    여행이 끝나고 원래 머물던 곳으로 돌아오면 사람들은 여행은 잘했느냐고 묻고, 그런데 살은 왜 그렇게 빠졌느냐고 묻는다. 글쎄, 나는 여행 갔다가 살이 쪄서 돌아오는 사람이 더 이상하긴 하지만 "먹는 게 시원찮아서"라고 대답해준다. 그러면 대개 만족하니까. 그들은 만족하고 나는 살이 빠졌으니 더 바랄 게 없다. 

- 193쪽


   한 객실에 11명씩, 마치 군대 막사 같은 공간에 누워 있었다. 옆에 있는 아저씨는 잠이 안 오는지 연신 소주를 마셔댔다. 관부연락선이라는 말은 이상에 대한 소설을 쓸 때 처음 들었다. 죽기 한 해 전 이상은 일본에 가려고 부산으로 내려와서도 도항증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어렵사리 시모노세키행 배에 올라타고 바다를 건너와서는 다시 도쿄까지 기차를 타고 갔다. 당시 경성에서 도쿄까지는 이틀이 걸렸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도쿄에 도착한 이상의 첫 소감은 "와보니 실망이오"였다. 그렇게 실망할 것이라면 왜 그렇게 도쿄에 가고 싶어했는지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알려면 역시 이틀에 걸쳐 배와 기차를 갈아타면서 도쿄까지 가봐야만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상념 끝에 나는 잠이 들었다. 

- 196-197쪽


   평상시 우리가 배우들처럼 다른 캐릭터가 되어볼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자라면 다를 것이다. 출국 심사를 받기 전에 여권을 심사관에게 건네는 것도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그건 자신에 대한 정보가 적힌 여권을 제출함으로써 이 나라에서 살던 자신을 반납했음을 명시하는 절차라고. 잘 안되면 수염이라도 붙여보자. 이렇게 다양한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본래의 나로서만 살아가는 것도 엄청난 낭비일 테니까. 

- 241쪽


   이동 시간이 이처럼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면, 우리는 여행의 목적을 더 잘 알게 되리라. 여행의 목적은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꾸는 게 있다는 걸. 그러므로 여행자란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바뀐 풍경은 낯설다. 새롭고 또 신기하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돌아가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상대적인 이야기다. 나를 둘러싼 풍경만 낯설고 새로운 게 아니라 그 풍경 속의 나 역시 낯설고 새로운 존재, 즉 이방인이다. 하루나 이틀 전, 그러니까 여행을 떠나기 전의 나를 떠올리면 이건 기묘한 변신담처럼 느껴진다. 

- 255쪽


   지난 몇 년 동안, 이따금 떠오르는 여행의 기억들을 이 책을 통해 풀어놓았다. 그렇게 떠오른 기억 속의 나는 일상 속의 나보다는 조금 더 고독하고 조금 더 활동적이고 조금 더 유쾌했다. 그런 나의 모습 뒤로는 늘 이국의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나를 둘러싼 세계가 달라지면 내가 달라진가는 건 확실했다. 그게 바로 여행의 목적이었다. 이제 모든 여행은 끝났다. 이제는 바로 여기, 지금 이 세상에서도 나를 바꿀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 세계를 완전히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나 자신을 바꿀 수 있을까? 진짜 여행이 이제부터 시작된다. 

- 2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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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재쌓기

from 기억의기억 2019. 7. 31. 00:53


소설을 쓰고 싶다면.

손때 묻은 나의 부엌.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


연인.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여전히 카미노를 걷는다.


나를 숨쉬게 하는 것들.

친해하고, 친애하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여행의 이유.


스노우캣의 내가 운전을 한다.

다녀올게 : 바닷마을 다이어리 9.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Tripful 트립풀 하와이.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디센던트.

아무튼 택시.

우주로 간 김땅콩.

구움과자.


아무튼 예능.

하와이하다.

온전히 나답게.

일의 기쁨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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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from 모퉁이다방 2019. 7. 21. 17:25


[책]

1. Love & Free / 다카하시 아유무

2. 보통날의 파스타 / 박찬일

3. 버텨요, 청춘 / 최전호

4. 쫄깃 / 메가쑈킹 & 쫄깃패밀리

5. 더 리더 / 베른하르트 슐링크

6. 울릉도 여행 / 양영훈

7. 일요일들 / 요시다 슈이치

8. 퍼레이드 / 요시다 슈이치

9. Line 매거진 #4

10. Line 매거진 #7

11. 독립생활자들 / 이봄

12. 그곳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13. 잠시만 어깨를 빌려줘 / 이용한

14. 달콤한 나의 도시 / 정이현

15. 오늘의 거짓말 / 정이현

16. 일생에 한번은 스페인을 만나라 / 최도성

17. 상하이 일기 / 황석원

18. 가만히 거닐다 / 전소연

19. 깊은 강 / 엔도 슈사쿠

20. 컨셉진 14호

21. 컨셉진 24호

22. 컨셉진 26호

23. 컨셉진 27호

24. 제가 이 여자랑 결혼을 한 번 해봤는데요 / 오사장

25.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 이정하

26. 박하사탕 시나리오

27. 유쾌한 셰어하우스 / 김미애 외

28. 눈의 여행자 / 윤대녕

29. 21세기문학 69호

30. 21세기문학 72호

31. 새의 선물 / 은희경

32.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김영하

33. 언젠가, 아마도 / 김연수

34. 여전히 카미노를 걷는다 / 이새보미야

35. 무진기행 / 김승옥 / 범우사

36. 끌림 / 이병률

37. 세일즈맨의 죽음 / 범우사

38.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 김혜님

39.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 이동진

40. 미생 1 / 윤태호

41.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 한상복

42. 덤벨 다이어트 

43. 정위 스님의 가벼운 밥상

44. 비어포스트 5호

45. 비어포스트 8호

46. 비어포스트 9호

47. 비어포스트 12호 

48. 비어포스트 13호

49. 식스티나인 화보집

50. 달의 궁전 / 폴 오스터

51. 손녀딸의 부엌에서 글쓰기 / 차유진

52. 안녕 다정한 사람

53. 진달래꽃 / 김소월 / 미래사

54. 다카페 일기 

55. 음주가무연구소 

56. 옛사람들의 눈물 / 전송열

57.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58. 하고 싶다, 연애 / 안선영


[씨디]

1. 버스커버스커 1집 / 뒷면 스크래치 많음

2. 후아유 OST / 뒷면 스크래치 많음

3. 순간을 믿어요 / 언니네 이발관

4. 괜찮은 여자 / 호란

5. 비긴어게인 OST

6. 짙은 / 첫번째 정규앨범

7. 커피소년 / 첫번째 음악 로스팅

8. 김동률 / 모놀로그

9. 이적 / 나무로 만든 노래

10. 유레루 OST

11. 캐스커 / Polyester Heart

12. 케세라세라 OST

13. 이적 / 하늘을 달리다

14. 조성우 & 레미디오스

15. 연애시대 OST

16. 바자 콜렉티드 사운즈

17. 주노 OST

18. 오리지날 골든팝 1, 2 

19. 오리지날 골든팝 3, 4 

20. 오리지날 골든팝 5, 6


[디비디]

1.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 뒷면 스크래치 많음

2. 미스터 로빈 꼬시기

3. 하나 그리고 둘 / 에드워드 양 감독

4. 내 마음의 풍금

5. 오아시스

6. 부운 / 나루세 미키오

7. 아이엔지 / 임수정

8.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 박찬일

9. 파이란 

10. 좋은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11. 프라임 러브

12. 지옥의 묵시록 : 리덕스

13. 안토니아스 라인

14. 별의 목소리

15. 로마의 휴일

16. 별 / 조승우

17. 라이딩 위드 보이즈

18. 아무도 모른다

19.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책을 또다시 대범하게(불끈!) 정리하고 있어요.  

읽고 싶은 책은 끊임없이 나오고, 

면목동 시절 끌고 왔던 책 중에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들도 부지기수이고.

이번에도 책을 팔아 책장 정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팔지 못하는 책을 보내드릴게요. 

깨끗하지 않게 본 책들도 있는데, 읽는 데는 이상이 없을 거예요. 

책은 왠지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서요. 


편의점 택배, 착불로 받는 거 괜찮으시면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와 책 제목을 남겨주세요. 

배송은 6월이나 7월로 늦어질 수도 있지만, 원하는 책 먼저 찜하시면 다 보내드리겠습니다. 

목록은 책 정리하면서 계속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벌써 오월이에요!

벌써 유월이에요!

헉, 벌써 칠월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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