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솔'에 해당되는 글 4건

  1. 새해의 포크 2 2016.02.10
  2. 제비다방의 강아솔 6 2014.05.09
  3. 새해의 포크 2 2014.01.18
  4. 요즘 나는, 4 2013.07.02

새해의 포크

from 무대를보다 2016. 2. 10. 19:10

 

 

 

 

 

   언니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 S가 그랬다. 우리는 강아솔과 이영훈의 공연을 보고, 금룡통닭으로 맥주를 마시러 갔다. 맥주를 마시다 S가 말했다. 언니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언니가 좋은 사람 만날 수 있게 내가 기도하고 있어. 언닌 정말 좋은 사람 만날 거야. S는 내가 빌려준 책을 돌려주며 퇴근길에 먹으라며 말랑카우도 여러 개 넣어주고, 내가 좋아하는 맥주도 귀엽게 리본을 묶어 넣어줬다. 이런 다정한 아이가 다 있나. S를 위해 나는 올해 꼭!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강아솔과 이영훈은 우리에게 여러 노래들을 들려줬다. 그 중 몇몇 곡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마음에 남아 여러 날 반복해서 듣고 다녔다. 출근길에, 퇴근길에, 일할 때에, 이유없이 길을 걸을 때에. 강아솔은 농담을 던지듯 무심하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이런 사람의 노래라면 언제까지나 계속 들을 수 있겠다고 안심이 되는 이야기였다. S는 옆에서 자주 웃고, 자주 울었다. 그녀와 그의 노래와 이야기 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내 앞에서 솔직한 사람을 만나야 겠다고. 내 곁에 있는 들꽃들을 알아볼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겠다고, 나도 하나의 싱싱한 들꽃이라고. 언젠가 볕이 좋은 날, 하도리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가만히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새해, S와 좋은 공연을 함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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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우리는 신촌의 맥주창고에 앉아 있었다. 그날 언니와 헤어지면서 일기를 꼭 쓰고 자겠노라 말했다. 술집의 풍경이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날 우리가 맥주를 마시는 동안 손님이 거의 없었다. 새로 개업한 가게였고, 토요일 밤에 이렇게 술 손님이 없다니 곧 망할 것만 같았다. 그 가게에 한참 뒤에 등장한 세 팀의 손님이 모두 특이했다. 한 여자가 잔뜩 술이 취한 채 비틀거리며 혼자 들어와서 결국 맥주잔을 깼고, 의대생들이 우루루 몰려와 잘 빠진 몸매의 여자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았다. 그리고 또 한 팀. 한 쌍의 커플은 장애가 있었다. 그리고 서로를 무척 사랑하고 있었다. 그 속에 우리가 있었다. 나는 이 모든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이었다. 자꾸만 웃음이 났다. 그 틈에 앉아 나는 언니의 제주도 여행이야기, 오키나와 여행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오키나와 이야기는 참 좋아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달린 오키나와 도로 위의 언니, 우연히 들른 해변에 마침 열리고 있었던 오키나와 영화제에 있는 언니, 매일 다른 게스트하우스에서 술을 퍼 먹는 언니의 모습이 머릿 속에 지금도 생생하게 그려진다. 금령아, 오키나와에 가봐. 거긴 천국이야. 금령도 분명 좋아할 거야. 언니가 말했다.

 

   그 날, 오랜만에 언니를 만나는 터라 뭔가 전해주고 싶어 향뮤직에 들러 강아솔 앨범을 샀다. 며칠 뒤에 언니에게서 메세지가 왔다. '강아솔은 여자 루시드폴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 어제 상수에 있는 제비다방에 갔다. 강아솔이 지하에서 1시간 동안 노래를 불렀다. 자신의 노래도 불렀고, 남의 노래도 불렀다.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를 불렀는데, 가사가 또렷하게 들렸다. 내 사랑 그대 내 곁에 있어줘. 이 세상 하나뿐인 오직 그대만이. 힘겨운 날에 너마저 떠나고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 그리고 남의 노래를 두 곡 더 불렀는데, 모두 루시드폴 노래였다. '봄눈'과 '오사랑'. 강아솔이 네가 틔운 싹을 보렴, 이라고 노래하는데 2월의 그 날의 풍경이 갑자기 떠올랐다. 신촌의 곧 망할 것 같은 술집의 비현실적인 밤 풍경과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오키나와의 선명한 바람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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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포크

from 무대를보다 2014. 1. 18. 21:24

 

 

 

    매진이 된 뒤에 공연 소식을 알았다. 혹시나 해서 대기 댓글을 남겨뒀는데, 하루 전에 연락이 왔다. 원래는 J씨의 청첩장을 받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었는데, 정말 보고 싶었던 공연이어서 양해를 구했다. 요즘 계속 듣고 있는 음반이 강아솔 2집과 이아립 4집. 둘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어서 기대했던 공연. 금요일 밤, 홍대의 한 공연장에 혼자 앉아 그녀들의 노래를 차례차례 들었다. 강아솔-시와-이아립-합동무대 순서였다. 강아솔은 노래는 솔직하고 잔잔한데 멘트들은 귀여웠다. 시와는 표정으로 행복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무대였다. 이아립은 정말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이번 4집의 노래들은 질리지가 않는다. 그런데 역시 나레이션의 오글거림은 적응이 안 된다. 흐-

 

    흠. 강아솔의 노래들이 특히 좋았다. 작년 늦가을인가 초겨울인가. 강아솔 1집을 듣고 전기장판을 켜고 누웠는데, 잠이 잘 왔다. 뭐랄까. 정말 기분 좋고 따뜻한 잠이었다. 그게 다 그녀의 노래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어제 특히 좋았던 노래는 '매일의 고백'. 2집을 내고 단독 공연에서 이 노래를 부르면서 엉엉 울었단다. 이 이야기는 이전에 그녀의 공연 검색을 하다가 한 관객의 블로그 글에서 읽었다. 그 관객은 그 날 강아솔이 공연장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고 했다. 어제 강아솔은 오늘은 이성적으로 울지 않고 잘 불러보겠다고 했다. 오늘 상암에서 응암역까지 걸어오면서 이 노래를 반복해서 다섯 번 넘게 들었는데, 왠지 눈물이 찔끔 났다. 특히 이 부분이 좋다. 이 부분을 기다리며 매번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나는 오늘도 그대가 건네준 온기를 신고서-' 부분. 음도 가사도 따뜻하다. 그리고 그 뒤의, 다짐의 가사도. '그 어떤 슬픔도 그 어떤 눈물도 넉넉히 견뎌 걸어간다.' 나를 믿어주는 그대가 있어, 나를 응원해 주는 그대가 있어, 힘이 난다는, 그리고 더욱더 힘을 내겠다는 강아솔의 고백. 강아솔은 무척 키가 컸다. 귀엽고 밝고 애교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이렇게 조용하고 마음 한 구석을 전기장판 온도로 뭉클하게 만드는 음악을 만들다니. 나는 그녀가 좀더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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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from 음악을듣다 2013. 7. 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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