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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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바도여행을가다 2017. 6. 27. 15:41
토요일. 가우디 건물 까사밀라 썸머나잇을 온라인으로 예매해뒀다. 조식을 먹고, 어제 야경투어를 했던 고딕지구를 낮의 시선으로 되돌아보고,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좀 쉬다가, 까사밀라로 가는 일정을 잡았다. 어제와 변함없는 조식. 오늘의 빵은 첫날과 같은 크로와상. 같은 메뉴이지만 좀 다르게 먹어보고 싶어 바게뜨의 가장자리를 잘라내고 치즈와 하몽을 넣어 샌드위치로 만들었다. 크로와상까지 다 먹으니 또 배가 엄청 불러오고. 오늘은 모자를 챙겼다. 출발해봅니다. 야경투어의 가이드님이 까딸루냐 음악당에서 보는 플라멩고 공연을 추천해서 온라인 예매를 하러 들어갔더니 직접 가서 표를 사는 게 조금 싸더라. 그래서 극장에 가서 중간정도의 가격으로 티켓을 구입했다. 여기 음악당 기둥 부근에서 푸른바다의 전설이 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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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르네스여행을가다 2017. 6. 26. 00:52
슬슬 조식 걱정이 되었다. 이 조식이 12일동안 나올 것이다. 빵을 두 개 주는데 하나는 바게트, 하나는 매일 바뀌는 듯 했다. 금요일은 달달한 도넛을 주었는데, 첫날 빵 두개를 다 먹어 너무나 배가 불렀던 게 생각나 가지고 온 지퍼팩에 싸두었다. (결국 먹지 못하고 버렸다는) 너무 물리면 커피만 마셔야 겠다. 구체적으로 하루하루의 일정을 짜두지 않아서 일단 걸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가보기로 했다. 지도를 검색해보니 숙소에서 걸어서 19분 거리이다. 걷다 보니 시장이 나와서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수박도 사 먹었다. 무척 더웠다. 도착해보니 성당 근처의 공원에도, 성당에도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역시 아침 일찍 오는 것이 좋겠다. 어딜 갈까 고민하다 책을 읽다 궁금했던 근처의 산트 파우 병원으로 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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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디아스, 비에르네스여행을가다 2017. 6. 25. 12:51
전날 일찍 잔 덕분에 새벽부터 잠이 깼다. 새벽에 깨면 왠지 다시 잠들기가 아깝다. 새벽이 내게 주는 온전한 시간들 때문에. 숙소 테라스에 나가 해가 뜨는 걸 지켜보다가 아침산책을 해보자고 결심했다. 지도를 들여다보니 걸어서 17분 거리에 가우디 건물 까사 바트요가 있었다. 까사 바트요까지 걸어갔다 오는 걸로 계획하고 가디건을 걸쳐입고 숙소를 나섰다. 걷다보니 가디건 걸치지 않았어도 되었더라. 아침일을 시작하는 아저씨가 인사를 건넸다. 부에노스 디아스- 바르셀로나, 셋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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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후에베스여행을가다 2017. 6. 23. 07:23
가지고 온 책에 의하면 스페인 사람들은 총 다섯 번의 식사와 간식 타임을 가진단다. 오전 7시에 시작해 밤 10시가 넘어 끝난다. 정말 이렇게 먹으면 살이 찌지 않는 게 맞는 걸까. 나는 오늘 넘치는 두 끼를 먹고, 너무나 피곤하고 더이상 무얼 먹을 생각이 들지 않아 저녁 6시부터 누워 있었다. 가고 싶었던 라이브 바가 있었는데, 오늘 쿠바음악을 공연한다고 했는데, 결국 가질 못했다. 오늘의 키워드는 조식, 헤맴, 유심, 람블라스 거리, 크루즈, 예약하지 못했던 숙소의 레스토랑이다. 새벽 일찍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5시 즈음이었다. 바로 창문의 커튼을 걷었다. 아직 어두웠다. 잠도 오지 않고, 오늘의 일정도 정하지 못해 책과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첫 시작인데 어디가 좋을까. 이동진 라디오의 여행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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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도착여행을가다 2017. 6. 22. 07:52
정말이지 긴긴 비행이었다. 사실 혼자 이렇게 비행기 오래 타기 싫어서 멀리 있는 여행지를 생각하지 않은 것도 있었는데, 좀이 쑤셔서 잠도 자지 못하고 영화도 제대로 보지 못한 몇몇 시간들만 제외하면 그래도 잘 보냈다. 책을 조금 읽었고, 영화는 를 온전히 봤다. 와 다른 몇몇 영화를 졸다 보다 졸다 보다를 반복했다. 아직 배가 꺼지지 않았는데 싶었지만, 기내식이 나오면 꼬박꼬박 먹었다. 맥주는 첫 기내식에 같이 먹었는데, 왠지 몸이 안 받는 거 같아 더 마시지 않다가 간식에 새우깡이 있길래 한 캔 더 달라고 해서 마셨다. 몸이 영 이상해 더이상 마시진 않았다. 원래 앉으려고 예약해뒀던 자리는 옆자리 할머니가 간곡하게 부탁하시는 바람에 바꿔주었다. 바꾼 자리도 나쁘진 않았지만, 예약자리가 좀더 좋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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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출발여행을가다 2017. 6. 21. 13:10
기억에 남는 여행은 언제나 실패하는 에피소드들이 있었다. 비행기를 놓치기도 했고, 소매치기를 당할 뻔 하기도 했고, 계획했던 곳을 못가기도 했다. 그렇지만 좋았다. 그래서 더 좋았다. 그러므로 나는 이번 여행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에피소드만 일어나지 않기를. 이번 여행을 생각하면서 어떤 이미지들이 떠올랐는데, 처음은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주인공이 긴긴 여행을 떠나게 된 순간 그에 손에 들린 게 책 한 권과 기차표 하나였다는 것. 두번째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인천까지 오는 비행기에서 작은 등 하나 켜두고 두꺼운 책을 긴 비행 내내 읽던 서양인 청년. 세번째는 리스본 테주강에서 이어폰을 끼고서 미동도 하지 않고 강을 바라보던 동양의 여자아이. 가서 쓰라고 차장님이 주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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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오키나와여행을가다 2017. 5. 17. 21:08
여행 끝에 선생님은 놀라운 말을 했다. "덕분에 즐거운 여행을 했어요. 혼자 왔으면 보지 못했을 것을 봤어요." "선생님, 저도 즐겁게 놀다 가요. 선생님은 세상에서 제일 관대해요. 저를 용안사에 데려갔잖아요. 기쁨은 희귀한 것이니 기쁨을 주는 사람만큼 관대한 사람은 없어요. 기쁨을 느꼈으니 잘 논 것 아닌가요?"- p.103 정혜윤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中 오키나와에서의 마지막 날, 비가 왔다. 비가 많이 왔다. 우리는 펼쳐놓았던 짐을 챙기고, 시큰한 냄새가 고요하게 나던 숙소를 나왔다. 빗길을 걷고 횡단보도를 두어 개 쯤 건너 인적이 드문 커다란 길가의 정류장에 섰다. 시내의 백화점에 가기로 했다. 막내가 첫날 사고 싶어했는데 고민하다 사지 못했던 것들을 사고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버스가 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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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날, 오키나와여행을가다 2017. 5. 11. 21:23
'항구 도시 피레에프스에서 조르바를 만났다.' 아테네의 외항, 피레우스에서 나는 조용히 읊조렸다. 이 문장을 좇아 마침내 여기 서 있어, 라고 생각하니 행복으로 마음이 뻐근했다. 눈앞에는 나를 크레타까지 데려다 줄 거대한 6층짜리 배가 서 있었다. 십사 년 전의 일이다. 그리스에 가면 뭐가 있는데? 하고 누군가 물어온다면 나는 무심코 이 말부터 나올 것 같다. 카잔차키스의 묘지가 있지. 그 묘지에서 내려다보이는 작은 이오니아식 마을과 에게 해가 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볼 만한 곳이야. 아마 이렇게 덧붙일 것이다.- 김성중, '묘지와 광장' 中 끊어져버린, 작년 오키나와 여행의 기록들. 이제는 기억이 조금씩 가물가물해져버렸지만 (이러니 기록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는데), 기록을 이어가본다. 요즘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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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맥주여행여행을가다 2017. 5. 8. 23:50
봄이 오기 시작할 때, 부산으로 맥주를 마시러 갔다 왔다. 2017년, 아직 여름도 제대로 오지 않았지만 이런저런 기억들이 쌓이고 있다. 좋은 시간들은 좋은대로, 그렇지 않은 시간들은 그렇지 않은대로. 새삼스럽지만 어떤 관계든 늘 좋을 수만은 없다는 게 요즘 나의 결론. 이동진은 좋은 일이 생기면, 지금이 너무 행복하기 때문에 곧 다가올 좋지 않은 일을 염려한다고 하는데,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었다. 하지만 점점 그 마음이 이해가 간다. 인생은 쉴새없이 오르고 내리는 뽀족한 그래프의 연속 같으다. 내려갔을 때 너무 좌절하지 않고, 너무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되길 위해 매일매일 나름대로 수련하고 있지만, 내려가는 일은 언제나 힘이 든다. 1916년 : 화가 폴 고갱을 모델로 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