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다방450 그냥, 목요일 저녁. 01. 드디어 도서관에 위화의 '형제'가 들어왔다. 새 책 신청한 덕분에 도서관에서 제일 처음 이 책을 읽게 됐다.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이 새 책일 때, 아직 한번도 자국이 남지 않은 책에 첫 표지를 꾹꾹 눌러 접을 때의 느낌 최고다. 내가 좋아하는 위화님이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웃기고 울려주실지 궁금하다. 얼른 읽어야지. :) 02.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극장에서 다시 봤다.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집에서 몇 번을 봤을 때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극장에 앉아 똑같은 장면들을 다시 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마음이 아파왔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내게도 떠나야 할 때 너무나 즐거워서 떠날 수가 없는 학창시절이 있었으면, 미래에서 달려온 치야키를 평생 기다릴 사랑의 .. 2007. 7. 26. 어떤 날은, 어떤 날은 중랑천가에서 맥주를 마십니다. 홀짝홀짝 술을 넘기고 있으면 주위는 어두워지고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집니다. 밤하늘의 별과 같아요. 그러면 나는 이곳에 지금 이순간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해집니다. 어떤 날은 환한 편의점 파라솔에서 맥주를 마십니다. 요즘 새로 나온 맥주가 꽤 깔끔하고 부드러워요.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 비스듬히 앉아서 맥주를 목에 넘기면 이 세상에서 나만 굉장히 행복한 사람인듯한 착각이 듭니다. 그러면 또 마구마구 행복해집니다. 어떤 날은 헤어질것만 같은 연인들 가운데 있습니다. 정말로 헤어져버리는거 아닐까 걱정스러워요. 그러다 가만히 가운데 앉아 예전의 나를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싸워댔던 나를, 그런 나를 지겨워했던 너를. 나를 이내 서글퍼집니다. 우린 서로에게 .. 2007. 7. 24. 오늘 07.07.11 00. BGM 김동률_취중진담 이승환_다만 01. 헤헤. 알라딘 TTB 리뷰에 뽑혔다. 적립금 5만원 받았는데, 우리 가족이 모두 5명. 읽고 싶었던 책을 골라서 주문하기로 했다. 이거 기분 좋구만. :) 02. 요즘 동생이 도서관에서 빌려온 를 읽고 있다. 이 책 장난이 아니다. 얼마나 눈물을 빼놓는지 모른다. 기억에 남아 메모해 놓지 않고는 못 배길 구절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런 책이 내게 온 것에 감사, 또 감사. 03. 오늘 오래간만에 비가 듬뿍 왔다. 뭐 하루종일 온 거 아니지만. 이제 개는거야? 하면 쏴아 오고, 이제 그만 오는거야? 하면 또 쏴와아 오고. 요즘 너무 더우니깐 비 오는 날이 좋아. 04. 동생이랑 저녁에 집에서 삼겹살이랑 돼지갈비를 구워먹으면서 매화수 일잔했다. 그러면서 동.. 2007. 7. 12.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는 이유 얼마전 술 마시고, 물건 세 가지를 잃어버렸다. 핸드폰. 핸드폰 이어폰.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핸드폰은 택시에 두고 내린 거였다. 아저씨랑 협상 끝에 3만원을 드리기로 하고 집 앞까지 와 주셨다. 아는 분에게 '오늘 핸드폰을 택시에서 잃어버렸는데, 아저씨가 3만원에 가져다 주셨어요. 아저씨가 착하신 거 같아요.' 라고 했더니, 3만원 받고 착한 아저씨였다고 하는 세상이라니, 라고 하시더나. 잃어버린 내가 바보인게지. 요즘 핸드폰으로 라디오도 듣고 음악도 들어서 꼭 필요한 게 이어폰인데, 다시 찾을 방법이 없을 것 같아 인터넷에서 저렴한 가격을 찾아 주문했다. 그런데 이어폰이 너무 엉망이다. 예전 이어폰은 음질 최고였는데, 이번 이어폰은 너무 웅웅 울려서 음악을 잘 들을 수가 없다. 어찌나 예전 이어폰이 .. 2007. 7. 5. 그 사람, 잘 지내고 있을까? 여름, 겨울의 버스정류장을 생각하다. 스물 한 살의 늦가을이였나, 초겨울이였나. 그 사람을 만났다. 울퉁불퉁한 골격에 어울리지 않게 수줍게 고개를 숙이며 웃어대던 그 사람. 이제는 성이 조씨였나, 이씨였나 기억이 희미한 그 사람. 한 가지 또렷한 기억은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그 사람의 뒷 모습이다. 담배를 피웠던 그 사람은 제법 쌀쌀한 버스정류장에 서서는 자꾸만 타야할 버스를 그냥 보냈다. 한 대를 보내고, 두 대를 보내고, 세 대를 보냈을 때, 피우던 담배를 발 끝으로 껐다. 금방 차를 마셨으면서 한번 더 커피숍에 들어가자고 했다. 따뜻한 커피숍에 앉아 커피를 시킨 그 사람 손이 떨렸다. 찻잔을 잡은 그 커다란 손이 덜덜덜 떨렸다. 담배를 한 대쯤 더 피웠던 거 같다. 그리고 그 사람이 말했다. 그 몇.. 2007. 7. 3. 오후 두 시의 늦잠 오후 두 시. 일요일의 늦잠.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을 꿨다. 잡을 수 있다면, 잡고 싶은 꿈. First One Up Paul G. Oxborough 2007. 6. 4. 이전 1 ··· 71 72 73 74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