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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목요일 저녁.
    모퉁이다방 2007. 7. 26. 21:38

    01.
    드디어 도서관에 위화의 '형제'가 들어왔다.
    새 책 신청한 덕분에 도서관에서 제일 처음 이 책을 읽게 됐다.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이 새 책일 때,
    아직 한번도 자국이 남지 않은 책에 첫 표지를 꾹꾹 눌러 접을 때의 느낌 최고다.
    내가 좋아하는 위화님이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웃기고 울려주실지 궁금하다.
    얼른 읽어야지. :)



    02.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극장에서 다시 봤다.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집에서 몇 번을 봤을 때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극장에 앉아 똑같은 장면들을 다시 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마음이 아파왔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내게도 떠나야 할 때 너무나 즐거워서 떠날 수가 없는 학창시절이 있었으면,
    미래에서 달려온 치야키를 평생 기다릴 사랑의 설레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꿈꾸는 10대처럼 생각해봤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순정만화같은 러브스토리는 여자의 마음을 울리나보다.
    그런 충성스런 러브라인은 현실에서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어도 말이다.
    어쨌든 시간의 달리는 소녀의 여름이 너무 좋아서
    나도 이 영화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03.
    케이블에서 '팻걸'와 '당신이 그녀라면'을 봤다.
    두 편 다 자매에 관한 이야기다.

    '팻걸'은 10대인 두 자매의 첫경험에 대한 이야기.
    언니는 날씬하고 예쁘고, 동생은 뚱뚱하고 예쁘지 않다.
    동생은 외모와는 달리 첫경험과 사랑 사이의 순진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동생은 조숙해서 첫경험과 사랑 사이의 엄연한 현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충격적인 결말.
    두 사람은 서로를 질투하기도 하고 화를 내며 욕을 해대지만
    서로에게 깊은이야기를 털어 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다.

    '당신이 그녀라면'은 20-30대인 두 자매의 이야기.
    언니는 통통하고 예쁘지 않고 일중독이다.
    동생은 날씬하고 예쁘지만 난독증에 일을 하지 않는다.
    언니는 늘 누군가에게 의지만 하고 현실을 회피하려 하는 동생이 걱정스럽고
    동생은 벽장 한쪽 신지 않는 뽀족구두만 쌓아두는 언니가 걱정스럽다.
    결국 언니는 늘 내게만은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
    동생은 따뜻한 도시에서 일을 시작하고 난독증을 극복한다.
    언니는 사랑하는 사람이 부족한 동생이지만 그녀를 아껴주길 바라고,
    동생은 언니를 위해 결혼식에서 시를 낭송한다.
    두 자매에게 정신질환으로 자살을 한 엄마의 기억을 나눈다.
    늘 두 사람에게 상처였던 엄마의 존재.
    엄마처럼 스스로 이 삶을 끊어내지 않을 것을 두 사람도 우리도 아는 해피엔딩.

    나이가 들수록 신기한 관계가 자매관계인 것 같다.
    물론 내가 여동생밖에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형제관계나 어릴 때 그렇게 부러웠던 남매관계보다
    나이가 함께 먹어갈수록 진해지는 관계인 것만 같다.
    지독한 질투와 한없는 애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미묘한 관계.
     

    04.
    요새 제일 자주 보는 TV 프로가 뉴스다.
    너무나 영화같은 상황에
    사람이 사람 목숨으로 이리 잔혹하게 행동하다니.
    부디 빨리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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