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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의 끝,
    여행을가다 2015. 7. 13. 02:45

     

     

     

       나는 잘 도착했어요. 포르투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약간 지연되었지만, 프랑크푸르트에 시간에 맞춰 도착했어요. 환승도 무사히 한 뒤 한국사람들이 북적대는 게이트에서 한국말을 들으며 안도했고, 좋은 좌석에서 두 번의 기내식과 한 번의 맥주, 한 번의 와인을 먹고 마시며 인천에 도착했어요. 공항에는 떠날 때도 배웅해줬던 B가 나와줬고, 낮술을 하며 이런저런 여행 얘기를 나눴어요. 공항버스에 타자마자 쓰러졌고, 집에 도착해서는 매콤한 라면이 땡겨서 컵라면과 삼각김밥, 탄산 가득한 카스 캔맥주를 사와 먹고 마시고 또 바로 쓰러져 잤어요. 주말 내내 잤다 깼다를 반복했고, 오늘은 동생과 삼겹살을 먹으러 나갔어요. 아, 포르투에서 사온 포도주도 한 잔씩 했어요.

     

       포르투갈에서 나는 매일 새벽에 깼고, 세시간 밖에 자지 못한 날도 있었고, 매일 아침부터 걸었어요.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 그야말로 뜨거워서 선글라스가 없인 걸을 수가 없었고, 포르투갈어를 하려고 했지만 잘 되질 않았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이 나의 세르베자, 아쿠아, 오브리가다, 꽌또에를 알아 듣고 가져다 주고, 인사해주고, 가격을 말해주었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 못 해요.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결코 없었고, 늘 혼자였어요. 혼자 걷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야경을 봤어요. 그래서 많이 외로웠지만, 내 자신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포르투갈은 두 번 내게 말을 걸어줬고, 괜찮다고 말해줬어요. 리스본은 뜨거웠고, 포르투는 다정했어요. 나는 얇은 책 한 권을 끝냈고, 돌아와서는 책장을 한참 찾아 <끌림>을 꺼냈어요. 그리고 오늘부터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겠다 결심했답니다. 나는 이전보다 더 많이 여행하고, 더 많은 생각을 하고, 더 많이 공부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것이 이번 여행의, 나의 결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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