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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 이야기
    모퉁이다방 2007. 8. 31. 14:02

    01.

    가끔. 아니 꽤 자주 말도 안 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꿈을 꾼다.
    알고는 있지만 친한 사이는 아닌 사람들.
    고등학교 때는 감자를 닮은 과학 선생님이 꿈에 등장했는데
    꿈을 꾸고 난 다음 날, 과학 선생님이 교실 앞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데
    그 야시꼴랑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선생님과 나는 한번도 서로를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는데
    나는 그 총각선생님의 꿈을 꾸고 난 후 왠지 그와 내가 굉장히 친해졌다는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그 과학선생님을 좋아했다.

    얼마전에는 이현우가 꿈에 나온 뒤로 왠지 티비에서 나오는 그를 보고
    언젠가 우리가 한번쯤 만나 차나 술을 앞에 두고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던 것처럼.

    그저께 내 꿈에 유지태와 문근영이 나왔다.
    조그만 무대 위에 서야 했는데, 내게 주어진 건 짧은 소절의 노래였다.
    그런데 그 가사와 음이 자꾸만 외워지지가 않았다.
    꿈 속에서는 늘 그렇지 않나.
    도망가야하는 상황인데 꼭 내 발은 영화 속 슬로모션처럼 움직일 때.
    그 무대도 그랬다.
    나는 가사와 음을 제대로 외우지 못한 채 무대 위에 섰고
    누군가의 도움으로 노래를 부르고 그 무대를 내려왔다.
    그러다 유지태를 만났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미소를 띄우고서는 상가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나는 아, 유지태.. 환호를 연발하며 그에게 다가갔고
    그는 그런 나를 보고 방긋 아주 방긋 웃어주면서 설문지를 작성해달라고 했다.
    그 말도 안되는 설문지를 작성한 다음 그는 나를 차에 태웠는데
    앞자리에 문근영이 있었다.
    문근영은 나를 한번 돌아보고는 예의 그 상콤한 미소로 언니, 언니를 연발했다.
    옆에는 달콤한 미소를 띄우는 유지태와
    앞에는 상콤한 미소를 날리는 문근영이.
    아, 이것이 꿈이구나. 그렇지만 정말 행복하구나, 싶어 나는 깨고 싶지가 않았다.
    진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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