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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밥
    모퉁이다방 2020. 4. 5. 19:05

     

      집에 가려면 지하철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한번 타야 한다. 버스정류장까지는 일단 하늘다리식의 긴 통로를 지나 계단을 내려와 밖으로 나와야 한다. 요즘 자주 기웃거리는 화원을 지나 조그마한 다리를 지나고 나무길을 오분여 걸으면 횡단보도가 나온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정류장이 있는데, 정류장 가기 직전에 마트가 있다. 그리 크지 않은데 없는 게 없는 마트다. 마트 밖에는 세일하는 식재료와 과일들이 진열되어 있다. 나는 매번 그걸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유심히 들여다본다. 회원으로 전화번호를 등록해 놓은 덕분에 일주일에 두세번 세일 품목을 정리한 문자도 받는다. 한돈암돼지삼겹살 1근 9900원, 노르웨이자반 1팩(1손 2마리) 3980원, 시금치 1단 990원, 백오이(특) 1봉(5개) 2980원. 나는 이 정도의 소규모 마트가 딱 맞다. 큰 마트는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하게 된다. 당장 필요없는 걸 너무 많이 사게 되고. 이 마트는 들어서면 제철 채소가 한 눈에 보인다. 연근이 나올 때는 연근을 사다가 조림을 해먹었고, 무가 싸게 나올 때는 인터넷을 검색해 깍두기를 해먹었다. 요즘에는 달래도 나오고, 냉이도 나오고, 미나리도 나온다. 달래와 냉이는 사다가 된장찌개에도 넣고, 간장에 넣어 잘 구운 곱창김에 찍어 먹었다. 봄이 왔구나, 마트를 들어서면서 느낀다. 요즘 싱싱한 봄채소들이 그득하다. 금요일에는 빵빵하게 채워진 미나리 한 봉지를 990원에 사서 귀가했다.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일대일로 섞고 얼음물을 넣고 살짝 데친 새우도 넣었다. 미나리는 따로 손질할 필요없이 싱싱하다. 찬물에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잘라 반죽에 넣었다. 남편이 머리를 자르고 8시쯤 온다고 했으니 그때 딱 부치면 되겠다. 귀리를 넣은 밥도 30분 전에 좋은 냄새를 풍기며 취사가 완료되었다. 어제 남은 미역국도 꺼내뒀다. 오늘 숙모가 전화를 주시면서 다음주에 잘 익은 파김치를 보내주신다고 했다. 어제는 계속 생각났던 알찜을 둘이 느즈막히 나가 먹고 왔다. 이번주에 다퉜는데 어제 외식을 하며 얘기를 많이 하고 말끔하게 풀었다. 처음 해보는 미나리 새우전은 어떤 맛이려나. 배가 슬슬 고파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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