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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
    여행을가다 2019. 1. 31. 21:33




       작년 마지막 여행지는 포천이었다. 스파가 있는 펜션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펜션 홈페이지에 도착 시간을 알려주면 그 시간에 맞춰 스파에 물을 채워 놓는다고 했다. 휴게소도 들리고 한 시간쯤 늦게 도착했다. 그리 친절하진 않았던 주인 아주머니가 스파 사용법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따뜻한 물은 가득 채워져 있었다. 입욕제 금지. 사용하지 않을 때는 뚜껑을 덮어 놓을 것. 사용할 때는 뚜껑을 반으로 덮어 스파기 옆에 세워 놓을 것. 버튼 세 개를 가리키면서 1, 2, 3 이 순서대로예요. 끌 때는 3, 2, 1. 이렇게 끄세요. 1, 2, 3. 3, 2 1. 3번이 조명이었다. 스파욕조는 두 번 사용했다. 저녁 밥 먹고 나서 한 번,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이런 욕조는 얼마나 할까 하고 봤는데, 사용설명서에 50만원이라고 강조되어 있었다. 이게 50만원밖에 안 한다고? 믿을 수 없어 다시 읽어보니 뚜껑만 50만원이었다. 가질 수 없는 너. 베란다 개념의 공간에 있어 공기가 차가웠다. 노천온천 느낌이 났다. 방금 먹은 마늘 냄새, 지난 밤 먹은 삼겹살 냄새가 살포시 가라앉아 있는 공간 한 켠에 몸을 담궜다. 얼굴에 닿는 공기를 더 차갑게 하고 싶어 창문을 여는데 밖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김이 잔뜩 서려 있었다. 어김없이 싸웠고, 아닌 척 화해를 했다. 포천을 빠져나오면서는 가을에 왔음 더 좋았겠다는 말을 했다. 이동갈비는 결국 못 먹었네. 이동이 그 이동인 줄은 이번에 알았다. 생막걸리는 한 통 비웠다. 


    * 욕조[-쪼] : 목욕물을 담는 용기. ~에 물을 받다. (민중 엣센스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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