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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백호, 불혹
    무대를보다 2017. 4. 15. 10:26



       가고 싶긴 한데, 어떤 이유로 망설여질 때 요즘은 이렇게 생각을 한다. 그러다 영영 못 간다. 3월에는 최백호를 보고 왔다. '부산에 가면'을 정말 많이, 그리고 오래 들었더랬다. 젊은 가수들과도 많이 작업을 하는 걸 보고, 깨어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공연에서 '부산에 가면'을 부르기 전에 영상이 나왔는데, 그 영상에서 최백호가 말했다. 이 노래가 나의 제3의 전성기를 열어줄 거라 확신한다고. 40년간 노래해온 사람은 겸손했다. 나는 젠체하지 않는, 겸손한 사람이 좋다. 실력이 있는 사람은 떠벌리지 않아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저절로 빛이 난다. 그는 화려하게 입지 않았다. 단정한 셔츠와 자켓을 차려입고 나왔다. 자연스럽게 부르는 노래를 좋아한다고 했다. 박수가 나올 때마다 허리를 많이 굽혀 인사했다. 자주 뒤를 돌아봤다. 뒤에는 함께 연주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재능도 취미도 없던 자신이 40년동안 노래를 하고 있다는 게 꿈만 같다고 했다. 신곡 '바다 끝'이 아직 익숙하지 않을 때였는데, 이 날 '바다 끝'을 마음에 담았다. 노래를 하기 전에, 최백호는 에코브릿지의 노래가 쉽지 않다고 했다. 어렵기 때문에 다 부르고 나면 성취감이 높다고 했다. 불러보겠다고 했다. '청사포'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청사포가 얼마나 아름다운 바다인 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바다 끝'에서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남해의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지는 것 같았다. 잔잔한데, 햇살이 비춰 찰랑찰랑하게 빛나는 바다. "오- 아름다웠던 나의 모든 노을빛 추억들이 저 바다에 잠겨 어두워지면 난 우리를," 순간 풍덩 소리가 나면서 그것이 심해 깊숙이 빠른 속도로 들어가는 거다. 저 아래, 바다 끝까지. "몰라" 친구는 두번째인가 세번째 곡에서부터 울었고, 나는 역시 그의 팬이 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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