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8일 수요일에 먹은 것들.

 

 

    이걸 먹기 위해서 볼량시장에 다시 갔다. 정어리 구이. 시장 한 켠에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리는 식당이 있었다. 이 날은 모자를 쓰고 다녔다. 모자를 벗고 메뉴판을 봤다. 사르디나와 맥주를 시켰다. 옆에 외국인 아저씨도 혼자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음식 한 접시를 아주 맛있게 드셨다. 정어리 구이는 생각했던 딱 그런 맛이었다. 맛있었다. 다시 먹고 싶을 만큼. 감자도 맛있었고, 샐러드도 맛있었다.

 

 

  한 접시 깨끗하게 비우고, 맥주 한 병을 더 시켜 마셨다. 든든한 점심이었다.

 

 

    불량시장에서 친구들 선물도 잔뜩 샀다. 앞치마도 사고, 조그마한 포르투갈 술도 사고, 내가 먹을 맥주도 샀다. 동생에게 줄 와인도 사고, 정어리 마그네틱도 사고, 재물의 상징인 닭이 그려진 수건도 샀다. 술을 파는 가게 아저씨가 영어가 전혀 되질 않아, 손짓발짓 동원해서 겨우겨우 의사소통을 했다. 달지 않은 맛있는 와인을 달라고 했고, 친구들에게 선물할 포르투갈 술을 추천해달라고 했고, 내가 먹을 저 흑맥주도 달라고 했다. 결국 아저씨는 옆집의 젊은 아가씨를 데려왔고, 나는 원하는 술을 모두 얻었다. 아저씨가 말했다. 모두 맛있는 술이야. 시장에서 체리를 엄청 싸게 팔길래 사가지고 와 다음날까지 두고두고 먹었다. 달달하더라.

 

 

   저녁에는 통닭구이를 먹으러 갔다. 이때 남은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리스본에서만 일기를 열심히 써서, 포르투에서는 얼마를 썼는지 써 두질 않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돈이 확 줄다니 이상하긴 했다. 마지막 밤, 캐리어 정리하다 보니 첫날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여러 봉투에 돈을 나눠 넣어뒀는데 두 봉투가 캐리어 안에 있었다. 읔- 암튼 그리하여 이 날 저녁에는 돈이 없으니 저렴한 걸로 먹자 해서 통닭구이를 먹으러 갔다. 1층과 2층이 있었는데, 1층은 동네 아저씨들이 나란히 앉아 먹는 바였고, 2층은 테이블이었다. 1층에 앉겠다고 했다. 동네 아저씨들 틈에 끼여 앉았다. 내 왼쪽에 우디 알렌을 닮은 자그마한 체구의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는데, 나를 유심히 보더니 말을 걸었다. 어느 나라에서 왔니? 여행 중이야? 언제부터? 포르투갈에는 왜 왔니? 왜 포르투갈이 좋아? 할아버지는 화이트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처음에는 할아버지가 말을 걸어줘서 반가웠는데, 할아버지의 질문은 끊임없었다. 나는 영어가 짧고, 할아버지의 영어는 무척 어려워서 우리의 대화는 길게 이어지질 못했다. 할아버지는 와인을 한 잔 더 시켰고, 밥을 먹으려는 내게 계속 말을 걸었다.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려줄 수 있냐고 물었다. 와이? 프렌드쉽! 할아버지는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는데, 동네 아저씨들이 가게를 나가면서 모두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나갔으니까. 결정적으로 내가 밥을 못 먹을 정도로 말을 계속 걸어와서 힘들었다. 아마도 술에 취하신 듯. 내 번호를 알려주진 않았고, 할아버지 번호만 받아왔다. 아, 그렇게 끊임없이 말만 안 거셨으면 맥주를 한 잔 더 마시고 올 수 있었는데!

 

   그리고, 그 날 본 풍경들.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해리포터의 서점, 렐루 서점에도 갔다.

 

 

   사람들로 복작복작해서 제대로 구경할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중국인이 소매치기를 당했다. 소매치기 일당들은 머리카락을 뜯기면서 잘도 도망갔다.

 

 

  G가 부탁한 페소아의 포르투갈어 시집을 사면서, 내 것도 하나 더 샀다. 언젠가 읽을 수 있을까.

 

 

   그리고 걸었다.

 

 

   이 날도 날씨가 좋았다.

 

 

   사진 미술관에도 갔다.

 

 

   1767년 사다리꼴로 만들어진 사진 미술관 건물은 원래 법원과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두꺼운 화강암 벽과 철창이 박혀 있는 창이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포르투갈 현대 작가의 사진전과 카메라를 전시하고 있다. 포르투갈 대표 소설가인 카밀로 카스텔로 브랑코는 유녀와의 연애로 1년간 당시 감옥에서 복역하였는데 여기서 쓴 소설 <파멸의 사랑>은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 <포르투갈 셀프 트레블> 中

 

 

   미술관 안에 있는 자판기 커피도 마셔보았다.

 

 

    그리고, 강 보러 다시 걸었다.

 

 

   코르크 가게에서 조그만 지갑도 샀다. 나도 쓰고, 선물도 주고.

 

 

   내 지갑은 하늘색인데, 볼 때마다 포르투의 바람과 강물 생각이 난다.

 

 

   포르투갈의 하늘빛.

 

 

   포르투의 하늘빛.

 

 

   얼마나 있었다고, 그립네.

 

 

 

  1. BlogIcon lainy 2015.11.22 22: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가 못가본 곳도 많이 가셨네요
    +얼마나 있었다고 저도 포르투가 그립네요

  2. BlogIcon lainy 2015.11.25 21:2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다음 브런치 신청해보세요
    금령님께 딱인데//

    •  address  modify / delete 2015.11.27 13:04 신고 BlogIcon GoldSoul

      아, 저도 브런치 보긴 봤는데.
      그건 주제가 있는 거 아니예요? 자세히는 몰라요. 헤헤-
      뭔가 블로그랑은 다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