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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르투갈, 포르투, 도우루강
    여행을가다 2015. 11. 8. 15:37

     

     

     

     

     

     

     

     

     

     

     

     

     

     

     

     

     

     

     

     

     

     

     

     

     

     

     

     

     

     

     

     

     

        화요일 밤에는 도우루 강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숙소에서 쉬다 배가 출출해지자 길을 나섰다. 나무가 많은 공원을 지나갔는데, 곳곳에 조각상들이 있었다. 멀리서 뒷모습만 봤을 때는 쓸쓸해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가 표정들을 보니 즐거운 거였다. 즐거워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표정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다 나도 모르게 따라 웃었다. 그러니 즐거워지더라. 강가로 가기 위해 낯선 골목길을 걸었다. 해가 스물스물 지고 있어서 골목길의 풍경이 근사했다. 그리고 강을 옆에 두고 식당가까지 한참을 걸었다. 어딘지 감이 오질 않고, 혼자이다 보니 좀 무서워서 발길을 서둘렀다.

     

        걷다보니 식당가에 도착. 초코슈님이 추천해준 식당이 있어 가 봤는데, 만원이더라. 혹시나 해서 자리가 있나 물어봤는데 1시간 정도 기다려야 된다고 해서 포기했다. 식당을 나오니 바로 옆의 작은 계단에서 악기들을 흥겹게 연주하는 분들이 있었다. 아, 노천에서 먹으면 딱이겠는데 아쉬웠다. 하지만 초코슈님이 추천해준 두번째 식당이 있었고, 그곳에 노천테이블 자리가 있었다. 일단 맥주를 시켰고, 대구 요리도 시켰다. 리스본의 대구요리의 짠맛에 대한 기억이 너무 강해서 감자가 곁들여지면 간이 딱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흠. 결론은 아주 근사한 저녁이었다. 대구 자체도 간이 세지 않았다. 맥주와 간이 딱 맞는 대구요리를 먹는 동안 도우루 강에 해가 지기 시작했다. 바람도 쌀쌀하게 불었다. 원래 추운 바람을 좋아하는 편이라 강바람이 딱이었다. 맥주를 다 마시고 아쉬워서 와인을 한 잔 더 시켰다. 이제 포트와인이 내겐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그냥 포르투갈의 와인을 시켰다. 며칠 전까지 있었던 리스본의 와인이었다. 앞 테이블의 분위기 좋은 연인들의 뒷모습도 보고, 도우루 강의 근사한 야경도 봤다. 외로워질 때마다 보려고 적어둔 수첩의 글귀들도 꺼내 봤다. 충분히 좋았지만, 누군가 함께였다면 더 좋았을 밤이라고 생각했다.

     

        식당을 나와 강변을 걸었다. 밤 10시에 겨우 해가 졌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강가에 앉아 화요일 밤을 즐기고 있었다. 음악도 있고, 음식도 있고, 술도 있고. 모두들 즐거워 보였다. 화요일 나의 마지막 목표는 동 루이스 1세 다리 위의 아경. 에펠탑을 닮은 동 루이스 1세 다리는 2개의 철골 다리로 구성되어 있다. 위는 전차전용 다리고, 아래는 자동차전용 다리. 둘 다 보행자 도로가 있다. 근사한 야경을 보기 위해 으슥한 골목을 벌벌 떨면서 올라갔다. 그리고 다리 위에 선 순간, 고소공포증이 몰려와 다리의 난간을 힘껏 잡았다. 읔. 다리가 저절로 후덜거렸다. 전차가 지나가니까 그 진동으로 다리가 막 흔들리더라. 정말 겨우, 사진을 찍고 내려왔다. 그리고 숙소까지 음악을 들으면서 걸었다. 큰길로만 걸으니 무섭지 않더라. 낮에 본 건물들이 밤의 조명으로 근사하게 빛나고 있었다. 숙소에 들어와 씻고 편히 잤다. 7월 화요일 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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