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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명화4

외출, 영화와 책 사이 아침에 신문을 뒤적거리다 이 금요일 MBC 주말의 영화인 걸 봤어요. 의 성공적인 종영과 의 개봉에 힘 입어 편성된 거 아닌가 혼자 생각하면서요. 2년 전 영화네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본 날의 기억이 생생해요. 친구와 지금은 친구의 시누이가 되어버린 이와 함께였고, 영화를 보기 전에 명동에서 감자탕을 먹었고, 커피를 들고 컵홀더가 없던 2관에서 보았어요. 오랫동안 기다려온 허진호 감독의 영화라 보기 전부터 설레였고, 약간의 실망을 했지만 사람들 반응만큼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면서 극장을 나섰지요. 영화를 두 번, 세 번 보게 되면 처음에 보이지 않던 세세한 것들이 보여요. 일상적인 소품이나 사소한 배우의 표정, 스쳐 지나갔던 대사 하나. 오늘도 을 보면서 2년 전 극장에서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2008. 1. 19.
주말의 명화_파니핑크, 초콜릿 파니핑크. 토요일. 처음 본 건 스무살 무렵이었다. 모두들 가장 인상적인 대사로 꼽는 여자 나이 서른살. 여자 나이 서른에 좋은 남자 만나는 건 길을 가다 원자폭탄 맞는 것보다 어렵다는. 그 때는 이 대사가 백프로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공감이 되었었는데. 그리고 그 때 서른의 나이를 생각할 때면 아주 까마득한 일이라고 생각됐는데. 물론 세상이 변했으니까. 이제 여자 나이 서른살에 좋은 남자 만나기는 길을 가다 백원짜리 동전을 주울 수 있는 확률만큼 가능한 일이 되었지만. 내가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저 대사에 서글퍼졌던 건. 그 때 생각한 서른살이 지금과 너무나 달라서. 나는 아직도 너무나 철이 없고 여전히 어리다는 걸, 그리고 그 때보다 여전히 없는 것들이 많다는 걸, 깨달은 순간. 저 초의 숫자가 서른.. 2007. 10. 16.
주말의 명화_4인용 식탁 주말의 명화에 대한 단상. 4인용 식탁 얼마 전에 우연히 에 대한 리뷰를 읽었는데 글이 정말 좋았다. 이 얼마나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를 조목조목 설명하는 리뷰였다. 을 처음 본 시간은 대낮이였다. 학교에서 을지로로 가서 친구랑 둘이 봤었던 거 같다. 둘이서 아이들이 의자 위에 늘어져 있는 모습이 너무 무서웠다고 이야기했던 거 같다. 그리고 전지현의 연기가 별로라는 말도 했던 거 같고. 확실하게 기억나는 건 그 어두컴컴한 영화를 보고 나온 후에도 해가 쨍쨍하게 떠 있었다는 거. 리뷰를 읽고 비디오를 빌려봐볼까 생각했었는데 마침 KBS에서 방영해줬다. 어젯밤에는 집에 혼자 있었는데 불을 모두 꺼놓고 을 보는데 왜 그렇게 무섭던지. 몇걸음밖에 안 되는 화장실로 얼마나 후다닥 다녀왔는지 모른다. 또 이런 때 화.. 2007. 7. 30.
주말의 명화_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주말의 명화에 대한 단상.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토요일이었다. 코아아트홀이었고, 좌석은 첫줄 아니면 거의 앞쪽이었다. 아마 포스터가 마음에 들어서 본 영화였을 거다. 친구와 나란히 앉아 크레딧이 올라가는 걸 다 보곤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는 너무 좋다고 동시에 말했었다. 종로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 영화 속처럼 여러명이 어울렸던 술자리로 옮겼었다. 너무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라 조금 어색했고 조금 낯설었고 조금 불편했던 기억. 비가 내렸던 날이였던 것 같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나니 비가 그쳐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2004년 어느 겨울날의 기억. 나는 이 영화의 스칼렛 요한슨이 좋다. 무료함이 드러나는 얼굴, 커다란 창가에 앉아 도쿄를 내려다보는 외로운 포즈, 군중 속에 드러나던 쓸쓸한 뒷모습. 그렇게.. 2007.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