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12 최고의 이혼 2013년 1분기 드라마. 인터넷 검색하다가 어떤 평을 보고 한번 봐볼까 생각이 들어 보기 시작했다. 1회 보자마자 멈출수가 없어서 어떤 날은 2회 연속 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금방 끝내기 아쉬워 아껴 봤다. 그리고 에이타의 팬이 되었다. 이런 찌질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다니. 게다가 찌질한데도 사랑스럽다니. 작가 작품인데, 이제 이 작가의 드라마는 챙겨 보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걷는 것에서 시작해 걷는 것으로 끝난다. 밤에 두 사람이 오랫동안 함께 걷는 이야기가 두 번 나오는데, 그 부분이 참 좋았다. 남자와 여자는 큰 지진이 있던 날, 그래서 지하철도 버스도 다니지 않던 날, 모두가 걸어서 이동을 하던 날, 우연히 만나 집까지 함께 걷는다. 두 사람은 일 때문에 안면만 있는 정도였다. 지진으로.. 2013. 6. 24. 자상한 시간 문에 달린 종이 울린다.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마스터가 그 쪽을 보고 인사한다. 어서 오세요. 손님이 카페를 가로질러 한 면이 커다란 통유리인 바 자리로 걸어 들어온다. 마스터가 말한다. 저희는 커피를 손님이 직접 갈 수 있게 해드리는데, 그렇게 하시겠어요? 손님이 그러겠다고 한다. 마스터는 핸드밀과 한 사람 분량의 커피콩을 내어놓는다. 손님은 자신이 마실 한 잔 분량의 커피콩을 간다. 커피 가는 소리. 마스터가 커피 내릴 준비를 한다. 하얀 천으로 된 드립퍼를 힘을 줘 한번 쭉 짜고, 커피 잔을 뜨거운 물에 데운다. 손님이 자신이 간 커피를 마스터에게 건네주면, 마스터는 커피를 내린다. 마주보는 통유리창 너머로 단풍이 한창이었는데, 어느 순간 첫 눈이 내렸다. 폭설이 쏟아지는 날도 있었다. 그 .. 2012. 9. 9. 優しい時間 - 明日 明日 요즘 보는 드라마. 출근길에, 퇴근길에 보고 있는데 하루종일 커피마시고 싶어진다. 그냥 커피 말고, 누가 내려주는 정성스런 커피. 1화에서는 늦가을 혹은 초겨울 즈음이었는데, 어느새 한겨울이 되었다. 눈이 아주 펑펑 내린다. 그 풍경에 이 노래가 흘러나오면 아, 좋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 좋다. 그래, 나는 아무래도 봄.여름.가을보다 겨울이 좋다. 이 곡에 임형주가 직접 작사해서 부른 노래도 있는데, 그 노래도 괜찮다. 2012. 8. 28.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스포일러 잔뜩. 금요일. Y언니를 만나 세계맥주를 잔뜩 마셨다. 칼로리 폭발 햄버거와 감자튀김과 함께. 세계맥주를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계산을 하니까 코로나에서 나온 핸드폰 충전기를 하나씩 줬다. 모든 기종의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였다. 우와, 우리는 코로나는 마시지 않았지만 기분이 좋아졌다. 세계맥주를 마시면서 이 드라마 이야기를 했다. 언니가 이 드라마를 나한테 추천해 준 게 2009년.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언니의 말에 따르면, 언니는 나에게 이 드라마와 을 추천해줬는데 내가 이 드라마는 보다가 내 스타일이 아니라면서 그만뒀단다. 은 끝까지 다 보고, 감동하고, 이 드라마 제목을 사랑이 하고 싶어 곱하기 삼이라고 말하면 화내고. 언니, 사랑이 하고 싶어 곱하기 삼이라니요. 사랑이 하고.. 2012. 8. 12. 그래도, 살아간다 여자는 눈물이 쏟아질 거 같다. 나란히 앉은 남자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다. 남자에게 이쪽을 보지 말라고 한다. 등을 보이라고 한다. 그리고 남자의 등에 손을 댄다. 보지 말아요. 그대로 있어요. 더이상 말하지 말아요. 남자는 망설이고 있다. 사랑하는 여자가 코앞에 있다. 여자와 남자는 오늘 헤어진다. 헤어지기로 한다. 여자가 남자의 가슴을 때린다. 내가 손을 흔들었잖아요. 자꾸 때린다. 저기요, 손 흔들고 있었잖아요. 흔들고 있잖아요. 아무 말도 안 하고 무시하는 거예요? 남자는 망설인다. 여자를 안아야 할까. 안아도 될까. 남자는 평생 여자를 안아본 적이 없다. 여자가 흐느낀다. 남자가 여자를 안는다. 태어나서 처음 안아본 여자다. 이 여자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여자가 이제 행복했으면 좋겠.. 2011. 11. 25. Q10 - 라소리가 나는 여자아이를 만났다 (이 글, 스포일러 덩어리예요.) 2010년 겨울, 이 드라마가 내게 와 주었다. 키자라 이즈미의 드라마는 이렇게 표현할 수 밖에. 내게 와 주었다고. 마지막 회를 보고, 퇴근길의 지하철에서 매번 생각했다. 오늘 밤, 큐토에 관한 글을 쓰자.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장면들을 떠올렸다. 어떤 장면들은 못 견디게 그리워 다시 들여다 보기도 했다. 헤이타가 큐토의 어금니를 누르고, '라 소리가 나는 여자아이를 만났다'고 나레이션 하는 장면. 큐토의 충전 모습을 한 쿠리코 선생님이 '충전하러 왔어요' 라고 축 늘어져 이야기하는 장면. 큐토가 '내일 보자'고 같은 반 아이들에게 인사하는 장면. 담백하게 이별하는 큐토와 헤이타. 그 중 잊을 수 없는 장면은 바로 이 장면. 복도를 지나며 헤이타가 후지노에게 말한다. .. 2010. 12. 28.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