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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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영화극장에가다 2012. 9. 2. 21:24
금요일 밤에는 동대문에서 을 보고, 일요일 오후에는 건대에서 를 봤다. 요즘 나는 영화를 보면서 한 번씩 꼭 울어주고 있으니까, 이 두 영화를 보면서도 눈물을 흘러주었다. 에서 김윤진은 새엄마로 나온다. 그 날, 중학생 딸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마중을 나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작스런 사고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그리고 그 날, 딸이 실종되고, 얼마 뒤 토막된 사체로 발견된다. 그 뒤 열흘동안 매일 밤 죽은 딸이 빗물을 뚝뚝 떨어뜨리면서 찾아온다. 딸깍, 하고 현관문이 열리면 김윤진은 얼음이 된다. 죽은 딸은 김윤진의 등에 대고 조그만 소리로 말한다. 다녀...왔어요. 김윤진은 매일 밤, 딸이 찾아올까봐 공포스럽다. 두 사람 다 조심스런 성격이라, 서로를 좋아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까워지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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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극장에가다 2012. 8. 12. 23:58
토요일, 접속무비월드를 보는데, '영화는 수다다'에서 이동진이 그랬다. 좋은 영화란 어떤 영화인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는데, 자신이 생각하기에 좋은 영화란 영화가 끝났는데도 계속되는 이야기인 것 같다고. 극장을 나와서도 계속 떠오르고, 회자되고, 논쟁이 되는 영화라고. 그리고 이 영화 가 그렇다고. 밥을 챙겨먹고, 낮잠도 자고, 내내 뒹굴다가 저녁에 나왔다. 광화문에서 이 영화를 봤다. 강렬한 영화였다. 영화의 주제는 한없이 무거운데, 지루할 틈이 없었다. 재밌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다. 잔상이 많이 남는 영화다. 이야기도 그렇고, 색감도 그렇고. 이동진의 말대로, 극장을 나선 후에도 계속되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그것이 누구의 잘못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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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에게의 편지극장에가다 2012. 8. 5. 20:40
자막버전으로 봤는데, 그러길 잘했다. 부천에 갔을 때, Y언니가 그랬다. 이 영화가 의외로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어떤 사람들은 울었다더라고. 그래서 어떻게든 이 애니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요즘 좀 울고 싶거든. 길을 걷다가, 계단을 오르다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 밥을 먹다가 그런 순간들이 내게 온다. 아, 나 좀 울고 싶다. 어제 이 영화를 건대에 가서 봤다. 건대 안에 극장이 있다. 조조로 딱 한 타임만 하길래 일어나서 세수만 하고 밥을 챙겨먹고 서둘러 나갔다. 정말정말 더운 여름이다. 이런 더위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여름의 한 가운데. 나와 다른 여름을 보내고 있는 모모의 이야기를 보고, 나는 좀 울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마음이 철컹하더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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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부천, 반딧불 언덕에서극장에가다 2012. 7. 25. 22:17
올해는 부천영화제에 다녀왔다. 지난 토요일. 딱 한 편만 보고 바로 올라왔지만, 대만족. 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이었다. 영화는 두 시였고, Y언니랑 만화박물관에서 두 시 즈음 보기로 했다. 부천까지는 머니까 여행하는 기분으로 가자. 기분 좋을만한 책도 골랐다. 이걸 전철에서 다 읽어버리자며 룰루랄라 챙겨두었지만, 토요일 나는 늦잠을 자고, 늦게 준비를 시작하고, 동생이 컵라면을 먹고 있었는데 그게 너무 맛있어 보여서 짜장 컵라면에 신김치를 곁들여 한 컵 해치우고 나섰다. 당연히 늦었다. 여유있게 책을 읽으며 여행하는 기분을 내기는 커녕 조마조마해서 자리가 났는데도 앉지도 못하고 서서 계속 발만 동동 구르면서 지하철 네비게이션 앱 검색만 해댔다. 그 앱에 의하면 나는 1시 53분에 부개역에 도착한다. 거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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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의 일들서재를쌓다 2012. 7. 7. 20:01
소설가 김연수는 언젠가 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에밀리 브론테의 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도입부의 목소리에 전율하지 못하고 이십대가 됐다면 그보다 슬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을 "십대시절에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소설", "열병의 소설"로 설명하는 한편 "왜 숱한 대중적 멜로드라마는 고전이 되지 못했는데 만은 고전이 되었느냐, 대학 시절부터 나는 이 질문의 해답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면 문학이 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생각도 털어놨다. - 씨네21 860호, '사랑은 어떻게 끝내 극렬하게 결렬되는가' 중에서 지난 토요일, 하루종일 잠을 자다 해가 떨어지고 밤이 되자 보문역에 있는 친구집에 갔다. 친구는 회사에서 20여 분 거리의 집에 최근 이사를 했다. 집들이였다. 친구는 내 바램대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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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만난 좋은 건축가들서재를쌓다 2012. 7. 4. 22:08
비가 오는 날이었다. 연차를 썼는데, 병원에 가야지 싶었다. 일주일 전쯤 술을 마시고 크게 넘어졌는데 계속 팔이 욱신거려서 혹시 이상이 있는 건가 싶어서. 원래 조바심 내는 스타일이 아닌데, 나이를 먹으니 이것저것 걱정되는 것들이 많아졌다. 비오는 날이라 디스크에, 깁스에 동네에 있는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병원에 죄다 모였다. 그 날 세 시간 넘게 기다리고 엑스레이 찍고 진료를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론. 불친절한 의사의 고 진단이 필요했던 거지. 다음날 욱신거렸던 증상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날, 병원에서 할머니들 사이에 앉아 읽었던 책이다. 책장이 빨리 넘어가 금새 다 읽었다. 사고 싶은 책들을 고르다, 어젯밤에 이 책을 중고로 올려놨다. 이상하게 한번 더 읽지 않을 것 같아도, 팔려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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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키스극장에가다 2012. 6. 26. 23:43
일요일 오후, 내가 좋아하는 광화문의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다. 개봉했을 때 포스터만 보고 유치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평들이 좋았다. 친구에게서 토요일 밤에 연락이 왔다. 이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일요일 오후에 같이 보자고. 일요일은 무척 더웠다. 땀이 그냥 줄줄줄 흐르는 날씨였다. 친구와 만나 영화를 보고 종로까지 걷고,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와 카레를 먹고, 명동으로 걸어 가 버블티를 사 먹고, 다시 종로로 돌아와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이 영화가 다시 생각났다. 이 고마운 영화가, 무료한 6월의 일요일 오후에 우리에게 와 주었다. 기억에 남았던 장면들을 떠올리니 기분이 좋아졌다. 집에 와 2주 동안 고민했던 구두를 주문했다. 나도 사랑스런 오드리 토투처럼 구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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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투스카니의 태양, 신사의 품격서재를쌓다 2012. 6. 24. 00:08
금요일, 홍대의 한적한 커피집에서 이 책을 끝냈다. 저녁이었고 해가 지고 있었다. 일이 끝나지 않은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고,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고 한참을 가만히 밖을 내다봤다. 이 책은 좋아서, 정말 좋아서 빨리 읽어버리고 싶기도 했고, 아껴 읽고 싶기도 했다. 마음에 드는 구절들이 많아 자주 멈췄다. 책이 두꺼워서 정말 다행이었다. 하루키가 아내와 함께 3년 여동안 유럽에서 지낸 이야기이다. 그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지에 집을 빌려 그곳에서 단기, 혹은 장기적으로 '생활'했다. 장을 봐 와서 음식을 해 먹기도 하고, (싱싱한 연어를 사와 회로도 먹고, 초밥으로도 만들어 먹고 머리쪽은 국으로 끓여 먹는다는 이야기에서 침이 꿀꺽) 주변의 마음에 드는 레스토랑과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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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일모퉁이다방 2012. 6. 12. 22:20
6월 12일 화요일. 비가 왔다. 6월이 되고 나는 중랑천을 두 번 걷고, 한 번의 결혼식을 다녀오고, 세 편의 영화를 보고, 한 편의 뮤지컬을 봤다. 그리고 에피톤과 존 메이어의 새 앨범을 번갈아 듣고 있다. 세 편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특별전에서 못 본 영화를 다 보고 싶었는데, 실패. 딱 한 편만 봤다. . 예전에 이비에스에서 해주는 거 보다가 초반에 잠들어 버렸는데, 이번에도 역시 잠들어 버렸다. 좌석과 좌석 사이가 너무 가까워 졸면서도 아, 쪽팔리게 졸면 안 되는데 그랬는데, 나중에 내가 정신 차렸을 때 옆에 앉은 남자가 헤드뱅잉하면서 막 졸고 있어서 안심했다는. 영화는 참 좋은데, 왜 항상 이 영화를 보면서 조는지 모르겠다. 초기작이기 때문에, 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