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
며칠 전, 예스24와 비씨카드가 만든 '책읽아웃' 팟캐스트를 들었다. 팟캐스트는 주로 불광천 길을 걸으면서 듣는다.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다. 김하나와 김동영이 번갈아서 진행을 하는데, 김동영 편에 뮤지션 오지은이 나왔다. 둘이서 앞으로 나올 책 이야기를 하는데, 오지은이 말했다. 내 식대로 요약을 하자면 이렇다. 왜 나는 여행을 가서도 마냥 행복하지 않은가, 그런 감정들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고, 쓰고 있다고 했다. 지금 글이 잘 진행되지 않아 괴롭다고 했는데, 방송을 듣고 이 책을 기다리게 되었다. 저도 그래요, 왜 그런가요, 알려주세요, 오지은님, 이런 심정이랄까. 김동영도 마찬가지라고 했는데, 두 사람이 친해서 그런지 이야기하는 게 꽤 재밌었다. 지난 추석에는 이 책을 재미나게 읽었다. 한수희..
2017. 11. 11.
아름다움에 병든 자
시인은 인도에 갔다. 시인의 꿈이었다. 인도에 가는 일이. 시인은 인도에 가서 보고, 생각하고, 보고, 생각했다. 지난 일들에 대해 생각했고, 지금의 일들도 생각했고, 때로는 앞으로의 일들도 생각했다. 시인은 돌아왔고, 얼마 뒤 다시 인도에 왔다. 시인은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했다. "한 해 만에 다시 인도에 왔다." 김연수의 추천글을 읽고, 출간되었을 때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책인데, 어느 날 다른 책들과 함께 주문해 놓고는 가만히 책장에 꽂아두었었다. 2015년 겨울 어느 날, 가만히 꽂혀 있는 하얀 책등을 보게 됐고, 읽을 때라고 생각했다. 기승전결의 여행기를 계속 읽다가, 기승전결이 없는 시인의 여행기를 읽고 있으니 처음에는 어지러웠다. 무슨 풍경인지 머리에 들어오질 않았다. 그러다 삼분의 일 즈..
2015.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