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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2

여름의 꽃 어제부터 줄곧 아름다운 날들을 듣고 있다. 오늘 아침에 눈이 내렸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김이 잔뜩 서린 창 밖으로 눈송이 하나가 흩날렸다. 손가락으로 창을 닦아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도 아름다운 날들을 듣고 있었다. 갑자기 친구가 떠올랐다. 내가 여름의 꽃 가사를 보내니 친구는 요즘 계속 눈물이 난다고 했다. 우리는 올 여름, 대학로의 한 극장에 앉아 이 노래를 함께 들었다. 공연 뒤에 비가 왔고, 그 전에는 커피를 마셨다. 여름의 꽃을 반복해서 듣고 있으니, 대학로의 극장 오른쪽 앞자리에 앉아 그의 노래를 듣고 있는 우리 둘의 풍경이 그려졌다. 명절 연휴, 진주로 가는 일반 버스 제일 뒷자리 오른쪽에 앉아 차가 막히든 말든 재잘거리고 있는 우리 둘의 풍경이 그려졌다. 고속버스터미널의 .. 2011. 12. 21.
2011년 여름, 그의 목소리와 기타 봄이었던 것 같다. 어느 계절에 보았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데, 그 드라마 속 계절은 봄이었던 것 같다. 단막극이었고 내가 보았던 부분은 드라마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던 부분. 티비를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거다. 하기 싫어하는 일이지만 방을 닦고 있었다든지, 수첩을 정리하고 있었다든지. 그때 그 음악이 나왔다. 물이 되는 꿈. 물이 되고, 꽃이 되고, 풀이 되는 꿈을 꾸는 노래. 하던 일을 멈추고 그 노래를 가만히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게 내가 루시드폴을 들은 온전한 첫 기억이다. 토요일에 소나기가 내렸다. 나는 대학로에 있었다. 소나기가 시작되었을 무렵 아마도 그의 앵콜이 시작되었을 거다. 앵콜곡 마지막 곡이 '물이 되는 꿈'이었다. 참 신기한 노래다. 꿈을 꾸는 대상이 하나하나 차분.. 2011.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