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령1 완득이 - 자식, 좀 웃기더라 완득이 김려령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친구네 자취방은 옥탑방이었다. 그 건물의 3층까지 올라가다보면 큰 철제문이 나왔다. 왜 대문에나 있을 법한 그런 철제문. 그 철제문을 열쇠로 따고 올라가면 주인집이 나오고, 한 층을 더 올라가면 옥상이 나왔다. 친구의 자취방은 거기 있었다. 말이 옥탑방이지 여름 밤, 문 열어놓으면 날벌레가 조금 들어오는 것만 빼곤 나는 그 방이 좋았다. 지은지 얼마 안 되서 깨끗하고 무엇보다 넓었다. 그 때 나는 동생이랑 둘이서 나란히 누우면 꽉 들어차는 좁은 하숙방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친구의 옥탑방은 정말 대궐같았다. 안락하고 아늑했다. 친구는 자주 놀러오라고 하고선 밥도 만들어주고, 술도 사다줬다. 친구의 옥탑방에서 가장 좋았던 건 자고 가고 다음 날이었다. 문을 열고 나와.. 2008. 5.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