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영수증1 3월의 맥주 맥주도 체할 때가 있다. 나랑 맞지 않는 사람과의 술자리에선, 그렇게 좋아하는 술도 이제 그만, 마시고 그냥 집에 가고 싶어진다. 역시 무얼 마시느냐 보다는, 누구랑 마시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3월에도 맥주를 많이 마셨다. 혼자 마시는 날은 줄고, 함께 마시는 날이 늘었다. H씨와 나는 일이 끝나면 배회하다 자주 홍대로 가서 비닐의 작은 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비닐은 술과 음악이 있는 곳이니, 거기는 천국이다. 처음에는 주로 칵테일을 시켰다. 나는 진토닉과 보드카토닉을 마셨다. H씨는 달달하고 알콜이 적은 칵테일을 마셨다. 그런 칵테일들은 이름도 예쁘다. 색깔도. 그리고 우리는 일어나기가 싫어 맥주를 한 잔씩 더 마셨다. 어떤 날은 바깥 의자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메리진도 만났다. 팔짝팔짝 뛰며 아는 .. 2009. 4.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