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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2

가을의 메모들 바야흐로 가을. 추워졌다. 며칠 전에 두꺼운 후드티를 꺼내 입었는데, 앞 주머니에 지난 초봄의 메모가 있었다. 무지에서 파는 에코백에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을 스탬프로 찍어서 가지고 다닐 생각으로 적어놓은 거였다. 정작 무지에 가보니 가방 끈이 너무 짧아서 쓸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했던 계획. 메모에는 헤밍웨이, 카버, 고흐, 서머셋 몸, 앤드류 포터, 호시노 미치오, 위화의 이름이 영어로 씌여져 있었다. 여행은 '나중에 노년이 되어서 시간과 돈이 넉넉할 때 해야지'라고 뒤로 미뤄두는 것이 아니라 돈은 비록 빠듯하더라도 젊었을 때 부지런히 다니며 견문을 넓혀야 지적 재산으로 추적되어 세상에 다른 모습으로 재생산될 수 있음을 지우펀에서 배우고 간다. 하루라도 어렸을 때 여행을 떠나야 한다. - 이건 올해 가.. 2014. 10. 25.
시월과 십일월 그 날의 1차. 친구가 선물해주며 말했다. 딱 보자마자 내 생각났다고. 마음이 좋지 않았던 어느 날, 고흐가 생각나서. 시월에는 향초에 빠졌었다. 어느 날의 도시락. 자주 걷는 길. 카세 료. 실패하는 날도 있지. 삿포로식 카레 스프였나. 정체성. 항정살. 작은 가게에서 나란히 앉아 맥주를 마셨다. 이 초에서는 커피 향이 났다. 세 박스나 생겼다. 고구마를 좋아하는 사람들 생각이 났다. 친구가 집에 초대해 조개국을 끓여줬다. 화이트 와인도 줬다. 대하도 구워줬다. 나는 가을 한정판 맥스 여섯 캔을 사갔다. 허니와 클로버. 디비디를 사 놓은 것들이 있는데, 정작 사 놓고 못 보고 있다. 아침 혹은 오전. 아이비의 생명력. 구몬 때문에 모아뒀던 연필을 드디어 '사용하고' 있다. 몽당 연필은 따로 모아두기로 .. 2013.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