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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자냐
    모퉁이다방 2015. 3. 12. 22:19

     

     

       올해도 새 다이어리에 25개의 이루고 싶은 일을 생각해 빙고칸에 채워뒀다. 그 중 하나가 라자냐 만들기. 왜 라자냐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는데, 올해는 요리를 좀 더 많이 하자는 의미였던 것 같다. 사먹는 걸 줄이고,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자는 결심. 이번 주에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끊어서 매일매일 조금씩 봤는데, 거기에 하나의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재료를 따고 손질하고 다듬어서 지지고 볶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하나의 요리를 먹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이는지 지켜본 셈인데, 이상하게 그게 귀찮아보이기 보다 당연하게 느껴졌다. 하얗고 키가 큰 단발머리 여자아이가 볼이 빨개진 채로 빵을 굽고, 잼을 만들고, 오리를 죽이고, 고구마를 말리는데, 그 몸의 움직임과 과장되지 않은 먹방 장면이 참 좋았다. 영화를 보기 전, 다운을 먼저 받아놓고 토요일 오후에 라자냐를 만들었다. 생각해보니 벌써 1분기의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 빙고칸은 이제 딱 두 개 지웠다. 서둘러야겠다.

     

    그리하여 완성한 내 생애 최초의, 라자냐. 짜짠-

     

     

     


     

    참고한 책. 박찬일 글에 푹 빠져 있을 때 사 두었던 책.

     

    1. 필요한 재료를 종이에 적었다. 종이를 들고 마트에 갔다. 하나하나 지워 나가는데, 맙소사! 2층 스파게티 코너에 라자냐 면만 없다! 하지만 나는 오늘 꼭 빙고칸 하나를 지워야 한다! 마트 오기 직전에 인터넷에서 본 만두피 라자냐가 떠오랐다. 지하로 가서 냉동 찹쌀 만두피 구입.

     

    2. 소고기는 다진 것 말고 덩어리 사서 직접 다지는 게 더 맛있다고 책에 나와 있어서, 덩어리를 사서 다졌다. 양파랑 양송이 버섯도 다지고 토마스 소스 넣어 볶았다. 냄새 장난 아님. 침샘 자극!

     

    3. 집에 있는 오븐이 미니 오븐이라 맞는 내열용기 사는 건 실패. 집에 있는 투명 용기에 만두피를 두 장 겹쳐서 쌓고 토마토 소스를 넣고 피자 치즈를 듬뿍 뿌렸다. 또 만두피 두 장을 겹치고 토마토 소스 넣고 피자 치즈 듬뿍. 또 만두피 두 장에 토마토소스, 피자 치즈 듬뿍. 제일 위에는 말린 파슬리 가루도 듬뿍.

     

    4. 미니오븐 작동 시작. 좁은 집 안에 맛있는 냄새가 돌기 시작했다. 엄청 복잡한 요리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간단한 요리였다니. 뿌듯하다. 오븐 타이머 소리가 꺼지면서, 라자냐 완성! 냉장고에 넣어둔 차가운 맥주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흐물흐물하고 어설프지만, 내 생애 최초의 라자냐 요리. 끝.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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