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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4월 14일, 교토, 두번째
    여행을가다 2013. 4. 25. 22:35

     

     

     

        어제 헤맨 덕에 헤매지 않고 우메다 역 도착. 한큐 우메다 역으로 이동해서 급행열차도 무사히 탑승. 교토까지 사십 분 넘게 가야 해서 편의점에서 커피도 샀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열차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재빨리 자리에 앉아야 하는 터라 마주보는 자리에 앉았다. 교토로 가는 중에 일기도 쓰고, 음악도 듣고, 창밖도 바라봤다. 토토로 이불이 널려 있는 베란다, 피기 시작하는 벚꽃나무, 동생에게 온 사투리 가득한 마사키 상의 답메일, 그리고 가을방학의 '언젠가 너로 인해'.

     

     

     

     

        히가시야마 역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탔다. 일본에서 처음 타 보는 시내버스다. 은각사로 가는 길. 궁금했던 금각사는 너무 멀다고 해서 일정에서 뺐다. 일본버스는 뒷문으로 타서 앞문으로 내린다. 내릴 때 요금을 내는데, 마지막 사람이 내릴 때까지 기다려준다. 일요일의 교토를 달리는 버스 안. 여행지의 일요일은 일상의 일요일과 달리 평온했다.

     

        은각사에 들렀다 철학의 길을 걷는 것이 교토에서의 첫번째 일정이었다. 은각사, 그러니까 긴카쿠지는 본래 개인의 별장으로 지은 건물이었다. 2층 누각에 은을 입히려고 했는데 건물이 완성도 되기 전에 죽어버려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이후에 선종 사찰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은각사는 사실 커다란 감흥은 없었다. 흰 모래가 깔린 일본식 정원이 있었는데, 특이했다. 모래를 날카로운 칼로 잘 재단해놓은 느낌이었다. 마루에 앉아 그 정원을 가만히 보는데 인위적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옆에서 무릎을 꿇고 사진을 찍는 외국인을 보고 공부를 좀 하고 왔어야 했나 생각했다. 건물들도 별 감흥이 없었다. 그냥, 걷는 길이 좋았다. 뭔가 인위적인 정원 말고, 그냥 나무들,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들 (대나무 숲 가까이 갔을 때 그 소리에 멈춰섰다), 풀들, 꽃들. 관람코스에 따라 천천히 길을 오르면 산중턱까지 오를 수 있는데 거기서 바라보는 은각사와 교토 풍경이 근사했다.

     

     

     

     

     

     

     

     

     

     

     

     

        은각사는 작은 절이다. 금세 돌아볼 수 있다. 일요일이라 사람들도 많아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500엔의 관람이 끝났다. 은각사 자체보다, 가는 길이 좋았다. 양쪽으로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서 소소하게 구경하는 것도 좋았고, (기념품 가게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들어가야 하는 성격이다. 사든 안 사든! 그래서 청수사 가다가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거긴 정말 기념품 가게 천지였다! @.@) 아이스크림콘도 맛있었고. 사진으론 조금 흐려보이는데, 날씨도 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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