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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spues De Todo
    모퉁이다방 2010. 4. 25. 15:51

        이렇게 또 한 시절이 갔어.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아, 이렇게 또 한 시절이 갔구나. 너와 나는 한 때 매일매일 만나는 사이였는데, 이제는 몇 년에 한 번씩 친구들의 결혼식이 있을 때마다 보는 사이가 되었구나. 이렇게 몇 번 더 만날 수 있겠지. 그러다 나이가 더 들면, 누군가의 장례식에서 마주치게 되겠지. 그러면 좀 슬플 거 같아. 한 때 나는 니 눈을 하루에도 몇 번이고 가만히 들여다보는 아이였는데, 이제는 단 1초도 쳐다보질 못하는 아이가 되어버렸어.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조잘거릴 자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바보같이, 친구 말처럼 무슨 죄 지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고개도 돌리질 못했어. 이렇게 또 한 시절이 갔어. 그해 겨울엔 그렇게 한 시절이 가버린 게 서러워서 많이 울었었는데, 어젠 그렇게 한 시절이 가고, 또 그렇게 한 시절이 가서, 정말 다행이었어. 그리고 고마웠어. 그 시절 내게 충고해 준 한 아저씨의 말처럼, 우리는 나란히 평행선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네. 정말 그러네. 나는 이 곳에서 잘 있으니, 너도 그 곳에서 잘 지내. 이런 이야기 언젠가 니 눈을 쳐다보며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 때까지 너는 너의 시절들을 잘 보내. 나도 그럴테니. 한 때 많이 원망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너는 고마운 사람이었어. 응. 안녕. 다음에 또 봐.




    BGM_ La Buena Vida-Despues De Todo (이 모든 것이 끝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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