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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리의 라디오 살인
    모퉁이다방 2007. 6. 1. 00:31

    마이앤트메리

    마이앤트메리 공연을 다녀왔다. 요즘 하루종일 메리 노래들만 듣는다.
    공연을 하면서 중간중간 맥주를 마시고, 담배를 피는 자유로운 메리이모들.
    노래들은 손에 쥐고 있던 맥주와 담배를 내던져버리고 콩콩 뛰어올라야 될 것만 같은 느낌들.

    아, 내가 지금까지 이 감미로운 밴드를 모르고 지내왔다니.
    아, 내가 지금까지 이 멋진 남정네들을 모르고 지내왔다니.

    후회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못 들은 것만큼 몰아서 무한정 반복해서 듣고 있다보면
    어느 순간, 심장이 콩콩 뛰다 떨어져 나갈 것만 같다. ^ ^
    이 봄, 행복한 이 느낌. 키핑해두고 싶다.



    라디오

    요즘은 라디오를 듣는다.
    예전에는 티비를 켜놓고 자지 않으면 무섭고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는데,
    어느 순간, 티비소리가 소음으로 들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은 집에 혼자 있을 때는 티비도 끄고 어떤 날은 라디오도 켜지 않고
    집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만들어 내지 않고 창문 밖의 동네 골목길에서 나는 소리만 듣고 있다.

    동생이 KBS 라디오를 좋아해서 우리집 라디오 주파수는 거의 89.1이다.
    이번주를 마지막으로 KBS 라디오가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간다.
    DJ들이 대거 바뀌게 되고, 기존 DJ들이 이번주에는 게스트들과 모두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월요일의 게스트에게는 그동안 고마웠어요,
    화요일의 게스트에게는 다른 곳에서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
    수요일의 게스트에게는 수고하셨어요.
    이 인사들을 매일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듣고 있다보면 슬퍼진다.
    유열도, 김구라도, 강수정도, 이금희도, 제일 좋아하는 방송이었던 김동률도.
    모두들 이별을 슬퍼하지 말자면서 밝은 목소리로 쾌활하게 인사를 하는데, 왜 이리 슬플까.

    특히 김동률이 안녕,이라고 말하고 이소은이 깔깔거리며 웃으면서 헤어져요,
    하는데 눈물이 고여 버렸다.
    익숙한 것.
    늘 그 시간, 그 자리에 존재하던 것들이 통째로 사라져 버리는 것.
    그리고 마지막이라는 단어.
    마지막 방송.
    마지막 멘트.
    마지막 인사.

    라디오 DJ들의 안녕,이라는 인사를 듣고 있다보면
    늘 같은 시간, 방송국에 출근해서 라디오 부스에 앉았던 그 익숙한 두 시간동안을
    개편 첫날, 그 시간에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혼자서 상상해보곤 한다.



    살인의 해석

    신문에서 광고를 보자마자 바로 주문했다.
    살인을 해석하는 프로이트와 융.
    책은 500페이지가 넘게 두꺼웠고,
    알고 있지만 여전히 모르는 심리학 이론들이 책 구석구석 박혀 진도가 쉽게 나가지가 않았다.
    책을 읽다가, 놓아두고, 다른 책을 읽다, 놓아두고를 반복한지 한 달만에 다 읽었다.
    두꺼운 책을 다 읽고나면 왠지모를 허무함이 느껴진다.
    앍는 중에는 끝내고 말았다는 뿌듯함을 얼른 느껴야지 생각하면서 책장을 바삐 넘기는데 말이다.
    책의 내용이야 어찌됐든 당분간 이 책의 감촉을 잊어나가야 한다.
    이 책을 한 손으로 잡았을 때 두께의 느낌들을.

    아무튼 제드 러벤펠드, 이 작가 대단한 것 같다.
    수십명의 실존 인물들과 실제의 사건들을 엮고 또 엮어 하나의 소설로 만들어내다니.
    쉽지 않은 작업이였을 거라고, 내용이야 아쉬움이 많지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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