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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표정
    음악을듣다 2007. 12. 31. 01:40
       금요일 밤, 집에 있게 되면 맥주 한 잔쯤은 필수이게 되요. 금요일 밤인데 맥주 한 잔도 없이 밋밋한 밤을 보내면 왠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거들요. 맥주와 함께 TV를 보고 있었어요. W에서 폴 포츠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마도 올해의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이 방송되어 있었던 듯 해요. 건성건성 보고 있었거든요. 폴 포츠 이야기가 나오고 그의 영상이 흘러나오면서 완전 TV에 집중했죠. 약간 취기가 달큰하게 올라 오면서 갑자기 울컥해지는 거예요. 아, 그래 올해 폴 포츠가 있었지.

       인터넷 동영상으로 보다가 다시 TV에서 만난 폴 포츠 감동의 영상에서 금요일 날 제가 보았던 건 '기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이였어요. 처음 폴 포츠가 예선을 통과하는 모습이였는데, 사람들은 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외모의 남자에게 일말의 기대도 가지지 않았죠. 더군다나 그가 오페라를 부를 거라고 하니 대놓고 비웃는 표정이였어요. 그런데 기적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죠. 그가 입을 벌려 노래를 시작했고, 그 노래가 너무나 좋았어요.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놀라워하고, 눈물을 찔끔 훔치고, 커다란 미소를 절로 띄우게 되고, 저절로 박수를 치게 되었어요. 심사위원인 아만다 홀덴은 그가 무대에서 사라지자마자 정말 놀랐다면서,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했어요.

       그렇게 기적은 이루어지는 건가 봐요. 꿈을 잊지 않고, 잃지 않고, 노력하며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거위의 꿈은 이루어지는 건가 봐요. 핸드폰을 팔면서 번 돈으로 레슨을 받고, 따돌림 당하고 사람들이 비웃어도 꿈을 향한 열정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그가 이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그렇게 원하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걸 보면요. 이제 누구도 그를 부끄러워하거나 따돌리지 않잖아요. 모두들 자랑스러워하죠.
     
       정말 소중히 간직하고 있으면 꿈은 언젠가 이루어지는 건가 봐요. 아쉬움이 많은 2007년, 폴 포츠의 기적을 떠올리며 보내려고 해요. 그리고 그 기적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해서도요. 너무 편견의 벽이 두껍지 않나, 안 될거라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실패의 말들을 너무 많이 하고 있지는 않나, <그토록 뜨거운 순간>의 대사처럼 어릴 때는 다들 꿈을 쫓으라고 하는데, 어른이 되어서 꿈을 쫓으려 하면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나 있지는 않나.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어요. 역시 꿈은 잃지 않아야 겠어요. 잊지도 않아야 겠어요. 이루지 못해도 그걸 지닌 순간은 이룬만큼이나 행복하잖아요.

       2008년, 꿈이 이루어지는 기적을 폴 포츠처럼 만들어내기 위해 열정적으로,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해 보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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