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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택
    모퉁이다방 2020. 9. 13. 17:14

     

        2주간의 재택근무가 끝났다. 지난 금요일에는 운동 할겸 동네 산책을 했는데 새로 생긴 삼겹살집에 사람들이 그득했다. 2주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고 외식도 하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사람들은 잘도 돌아다니는 구나. 출퇴근시간이 아예 없어지니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네. 동생이 추천해 줘서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를 넷플릭스에서 봤는데 귀엽고 두근두근했다. 십대들의 사랑 이야기에 아직도 가슴이 콩닥거리다니. 김민철 씨의 치즈책을 읽고 거금을 들여 치즈 네 개를 주문했고, 보경이는 이웃의 책이라며 연두색 책을 보내줬다. 상주로 내려간 서울아가씨의 이야기다. 텀블벅에서 한수희 작가님의 새 책도 구매예약했다. 어느 저녁에는 대패 삼겹살을, 어느 저녁에는 LA갈비를 구워먹었다. 동생과 친구와 랜선술자리를 갖기도 했다. 거실에 있는 여인초의 새잎은 몇개월동안 돌돌 말린채 미동도 없더니 갑자기 커다란 잎을 짠하고 펼치기 시작했다. 동료가 생일선물로 준 마지막 바스볼로 반신욕을 하고 선풍기로 머리를 말리던 날에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의 버스씬이 생각이 났다. 수영을 하고 젖은 머리로 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첫째. 버스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바람을 느끼던 그 표정. 군포에 오고 낮 풍경을 오래 보질 못해 아쉬웠는데 그 꿈은 이뤘다. 초록초록한 낮의 풍경을 자주 내다보았다. 내일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하나. 재택근무 하는 사이에 가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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