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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포
    모퉁이다방 2019. 7. 9. 22:53

     

     

       지난주에는 같이 살 집엘 갔다. 사전점검 기간이었는데, 처음 내부로 들어가 보는 거였다. 여기서 회사를 다니려면 멀고 또 멀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들어가자마자 잘 다닐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단번에 들었다. 거실에서 나무들이 잔뜩 보였거든. 가까이에 낮은 산이 있었다. 숲이 보이는 집이었다. 단번에 방의 용도를 정했다. 나머지 숲이 보이는 방에는 책상과 책을 두기로 했다. 나즈막한 편안한 의자도 하나 사야지. 주문진에서 딱 한번 함께 펴본 캠핑의자를 가져와 숲이 보이는 창문 앞에 나란히 뒀다. 창문을 열어두고 가만히 앉아 있으니 바람이 솔솔 불어왔다. 아, 좋다. 동시에 말했다. 여기에 소파를 두고, 여기에 식탁을 두고, 여기에 책상을 두고, 여기에 침대를 두고. 최대한 심플하게 살자고 말했다. 친구는 새집에 이사한 뒤 꼭 해가 질 때 자기네 집에 와야 한다고 했는데, 몇 번의 방문 뒤에 그 이유를 직접 목격했다. 집에서 보는 노을이 무척 아름다웠거든. 군포 집은 되도록이면 낮에. 바람이 나뭇잎에 출렁일 때 손님이 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처음 이 집에 들어와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작은 의자를 내어주고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그래야지. 이 풍경이 이 집의 자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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