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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퉁이다방 2019. 7. 10. 23:19



       좋아하는 것을 과감하게 첫번째로 먹는 사람과 아끼고 아끼다 제일 마지막에 먹는 사람 중 나는 후자다. 어제는 소중한 친구의 엽서를 받았다. 언제 연락을 주나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우편함에 엽서가 꽂혀 있는 걸 본 순간 너무나 반가웠다. 익숙한 글씨체. 심플한 수박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단번에 읽지 않고 다른 일을 하며 참고 참다가 읽었다. 그동안 잘 지냈던 거죠? 흑흑. 얼마나 궁금했었는데요. 오늘은 보경이가 좋은 글을 읽었다며 그 글을 복사해 메일로 보내준 걸 받았다. 실은 월요일에 보냈던 거였는데, 오늘에서야 봤다. 유진목 작가가 등장하는 글이었는데, 조금 읽다 점점 좋아져 창을 닫았다. 조금 뒤에 좋은 시간일 때 읽자, 생각했다. 그때 읽음 더 좋은 글이 될 것이다. 좋은 글을 읽고 내 생각을 해준 마음이 더 고마웠다. 오늘은 운동을 하러 가기 정말 싫었는데, 문자 한 통이 왔다. 스윽 읽고 다시 닫았다. 아아, 어쩌지. 이런 고마운 사람을. 천근 같은 몸을 끌고 가 간단하게 걸었다. 오늘은 정말이지 힘차게 걸을 힘이 없었다. 예상했던 시간이 되었을 때 더이상은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다시 문자를 열었다. 천천히 다시 한번 읽고 답장을 보냈다. 그러니 더 다정한 답변이 왔다. 그렇게 좋은 기분으로 헬스장을 나왔다. 덕분에 좋은 날에,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내일은 남희언니를 만나 누룽지통닭에 시원한 생맥을 한잔 하기로 했다. 언니에게 전해줄 청첩장에 짧은 편지를 쓰는데, 우리가 처음 여행한 제천이 생각났다. 무척 덥기도 하고, 무척 시원하기도 했던 그 때. 팔월이었다. 십 년도 더 전의 일이다. 이렇게나 나이 들어버렸지만 그때 그 사람들이 여전히 함께여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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