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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
    서재를쌓다 2017. 8. 3. 22:36




       "책을 읽어도 사람들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변하고,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간다고. 그건 단순히 책만 읽는다고 이루어지는 건 아니고, 노력하는 내가 있어야 한다는 걸. 더 잘 살기 위한, 더 좋은 사랑을 하기 위한 노력. 출판사 시절, 소윤이는 만날 때 마다 많은 걸 건네줬는데 이 책도 그 중 하나였다. 언니가 좋아할 것 같아, 읽어봐. 책은 작가의 스펙타클한 이력만큼 잘 읽힌다. 작가 셀리 킹은 잘 다니던 회사에서 정리해고 된 이후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그 꿈을 이룬다. 이 책이 그 꿈의 실현이다. 말랑말랑한 로맨스 소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읽어 나가다 보면 깊숙한 부분들이 있다. 소설은 헌책을 파는 공간을 보여준다. 헌책들은 제각기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책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기도 하는데, 그 책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필담이 새겨져 있었다. 주인공은 번득하고 깔끔한 새 책보다 특별한 생명력이 담긴, 오래 되고 손길이 많이 닿아 뜯어져 버리기까지 한 헌 책을 소중히 여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과, 그런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줄을 긋지도 않고, 책 귀퉁이를 접지도 않는데, 이 책을 읽을 때는 그래 보았다. 그리하여 내가 밑줄 그은 문장들. 귀퉁이를 접은 페이지도 많은데, 읽은 지가 오래되어 어떤 문장이었는지 찾기가 힘이 드네. 실직의 충격을 극복하고, 첫 소설로 350페이지를 넘긴 작가에게 박수를.


    - 아주 오랜만에 내가 다시 젊고 무한한 존재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p. 81)

    - 누군가를 원하고 하루 종일 그 사람만 생각하고 어느새 사랑에 빠져들게 하는 갈망 말이다. (p. 127)

    - 어쩐지 나 자신이 보잘것없게 느껴졌다. (p. 133)

    - 책에서는 낡은 종이와 케케묵은 약속들의 냄새가 났다. (p. 133)

    - 얼른 내면의 괴짜를 찾아내, 매기. 그 괴짜마저 사랑해 주지 않는 사람이라면 절대 만족하지 마. 그가 말했다. (p. 287)

    - 나는 여름이 시작될 무렵의 내가 더 이상 아니었다. 나는 끝내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p.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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