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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의 일들
    모퉁이다방 2017. 1. 15. 22:20


    2016년은 내게는 좀 특별한 해여서 미뤄두었던 기록들을 남겨본다.

    2016년 10월의 일들.




    하진이는 9월의 모임에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했다. 세심한 하진이.




    언제나 옳은 치맥.




    언제나 옳은 거품.




    김연수의 문장을 읽는 가을.

    서울 구석구석을 오래된 사람의 시선으로 산책하고 싶어졌다.


    "이제 서울 시내에서 답교할 다리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나는 명절이면 집집마다 수박들, 붕어등과 풍경을 내다걸고 부녀자들이 소원을 빌며 다리를 걸어다니는 광경을 그리워한다. 백 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우리가 가졌던 가장 아름다운 광경들이 모두 사라졌다. 내가 세태소설을 유난히 좋아하는 까닭은, 박태원의 천변풍경을 두고두고 읽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마트에서 구입한 가을.




    상암의 저렴하고 맛난 커피집도 발견했다.




    늘 혼자가던 극장을 둘이서 가니 이런 메뉴도 먹을 수 있고,




    영화도 좋았다.




    나의 애정하는 산책길.




    공사장 안내 문구도 마음에 든다.




    친구의 새 책이 나왔다.

    덕분에 보물상자 같은 소포를 받았다.




    내게는 혜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여럿 있는데, 작년 리스본에서 나는 두 혜진에게 엽서를 썼고, 한 명의 혜진에게 두 엽서를 모두 보냈다. 10월, 한 명의 혜진이 잘못 도착한 엽서를 보내줬는데 거기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믿어져요? 혜진씨. 지금 리스본이라구요!" 이 엽서의 본래 수신인인 혜진씨는 10월에 혼자 유럽을 여행 중이었다. 갑자기 많은 일들이 아득해 지는 순간이었다.




    퇴근길.




    사인을 받을 때 슬그머니 고백했다. "한지가 너무 좋아요." "그런데 글씨가 이래서 죄송해요." 작가님은 통통한 하트를 그려줬다. 누군가 말했다. "오늘 와보니, 소설과 작가님이 일치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일산에 가서 소설가의 이야기를 듣고 왔다.




    구름들.




    출근길.





    상암은 좋은 동네같다. 1인분 양이 많은 양꼬치 집도 발견했다.




    동네 생선구이집에서 아침을 먹고,




    동네 커피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주말.




    열심히 걷고 느긋하게 먹을 것.




    10월, 내게 온 책들.



    아침 일찍 일어나 불광천길을 걸어 영화를 보러 갔다.




    마이크를 쓰라던 야유가 쏟아지던 교실에서부터,

    새로 이사온 동네가 떠나갈 듯 큰소리로 인사를 하기까지.




    휴일 아침.




    휴일 빛.




    휴일 점심.




    고기 포식.




    야쿠르트 아주머니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키리를 사고 있다.




    맛은 없었지만, 샤이니 맥주




    체중이 늘기 시작해 걸어야 겠다고 생각한 10월. 최은영 작가가 나온 팟캐스트를 들으며 걸었다.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낭독을 하는데, 좋더라. 덕분에 나쁜 기운을 잊었다.




    소윤이가 선물해준 치맥 양말 인증샷.




    고작 책 두 권 읽었다고, 영화 몇 편 보았다고 그를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그런 착각에 빠져 내게는 두 번째이고, 그에게는 첫번째인 책을 읽었다. 그의 새영화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빛나는 류승범.




    영화 그물을 보고 불광천 걸은 날. 동네 만두집에서 다음날 먹을 만두를 샀다.






    친구 따라 제주도에 다녀왔다.




    회식이 있었다. 고기집을 나오는데, 차장님이 이 새하얀 신발이 우리껀가? 물으셨다. 차장님, 저 신발 샀어요. 차장님이 이쁘다며, 금령아 새 신이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준대, 라고 얘기해주셨다. 좋아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 맥주학교에 처음 간 날.




    초록초록. 구두 신고 출근한 날.





    10월의 시옷의 책. 

    야근을 하고, 한 정거장 일찍 내려 걷다 책을 30분만 읽고 가자 결심한 날. 그리고 이런 문장들,

    - 인간은 혼자 있을 때 가장 솔직해진다.

    - 남이 보는 내가 아닌, 내가 보는 내가 진실할 때, 그것이 자유다.




    슈가맨에서 첫 눈에 반한 맥주병.




    오랜만의 혼술.




    주인언니가 맥주 좋아하냐면서 남은 시음술을 계속 가져다줬다.




    화장실에서 친구가 좋아하는 테레비오또상을 발견하고,




    이쁜 노을을 보며 귀가한 토요일.




    아빠에게 면세점에서 산 담배를 보냈고,




    막내가 대만에서 사온 차를 같이 포장해줬다.




    제주의 행운은 이어지지 않았다.




    오래간만에 황작가. 황작가에 손님이 많아져서 전만큼 자주 가질 않는다.




    흠. 기대가 컸나보다.




    괜찮지 않을까?




    10월의 연차, 든든한 아침.




    여의도.




    책 읽다 와인 좋아하는 동생에게 보낸 페이지.




    아쿠. 야쿠르트 아주머니를 또 만나 버리고.




    동네에 오래된 맛집에서 옛날돈까스를 혼자 먹었다.

    혼자 먹을 땐 참 맜있었는데, 나중에 가족들 모두 갔는데 다들 별로라고. ㅠ




    불금.





    10월의 시옷의 모임.





    극명했던 2차와 3차.


    너무나 반가웠던 엽서.




    결국 첫눈에 반한 병과 마주하였다.




    복층에서 누워 예전에 본 드라마를 다시 보는 재미.




    병맥주를 사기 시작했다.




    이 맥주는, 제주의 추억.




    이 맥주는 괌에서 친구가 사다준 것.


    .

    .


    이렇게 10월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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