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맥주축제에 왔다. 으아 진짜로 이곳에 오게 되다니. 친구의 휴가 날짜는 팔월 중순으로 정해져 있었고, 날짜에 맞춰 여행지를 정했다. 삿포로로 온 것은 맥주축제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때마침 맥주축제라니, 완전 우리를 위한 축제인 것이다. 삿포로역에서 행사장인 오도리 공원으로 걸어가는데 두근두근했다. 둘이서 완전 들떠 있었다. 오전에 텅비어 있었던 행사장이 꽉 차 있는 게 멀리서도 보였다. 가자! 축제의 현장으로- 우우.





첫번째, 삿포로 부스. 이른 시간이었는데 벌써 만원이었다. 자리가 없다, 친구야.





자리가 없어도 신난다.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들 맥주를 마시고 있구나.




 

결국 자리를 찾지 못한 우리는 서서 마십니다.





짠-





   구석 테이블에서 나란히 서서 천씨씨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는데, 너무나 행복한 거다. 식어빠진 야끼소바 안주가 너무나 맛있는 거다.  그냥 (은 아니고 맥주는 마신 탓에) 기분이 마구마구 좋아져서 쉴새 없이 건배를 했다.






삿포로 클리어-





횡단보드를 총총 건너 두번째 기린 부스로 이동합니다.






짜잔- 그러나 기린 부스에도 자리가 없습니다.






우어, 탐난다.





그리하여, 이번에도 서서 마십니다. 앉아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번엔 소라 안주.





옆에는 외국인이 혼자 서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일본인들은 그리 떠들썩하지 않게, 차분하게 축제를 즐기더라.





세번째 부스, 아사히로 이동해봅니다. 여긴 자리가 있겠지?





아사히 부스에는 서서 마실 수 있는 테이블조차 없어서, 가로등 옆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은 아니지만 드디어 앉았다!





   퇴근 후에 맥주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이라고 생각하니 부러웠다. 부러웠던 이유는 어제도 올 수 있었고, 오늘도 왔고, 내일도 올 수 있단 생각에. 그래서 내일도 우리 여기 오자고 즐겁게 다짐하며 건배를 했다.





마지막, 산토리 부스.





드디어! 자리가 있었다! 우와-





   처음으로 테이블에 앉아 맥주와 안주를 시켰다. 그런데 마셔보니, 서서 마시는 게 더 재밌고, 신나더라. 축제에서 각자 삼천씨씨는 마신 것 같았다. 그런데도 취하지 않은 우리는 서로 대단하다고 칭찬하고, 함께 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맥주 기운에 서로에게 평소에 잘하지 않던 고맙다는 말을 두 시간여 동안 수도 없이 했더랬다. 누가 이렇게 맥주를 같이 (배가 터질 정도로) 많이 마셔 주겠노, 가 요지였다.






예쁜 달이 뜬 밤하늘을 보며, 내일도 다시 오자며 축제의 현장을 떠났다.





   그리고 관람차를 타러 갔다. 얼큰하게 취해 가지고, 삿포로의 밤을 본다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긴 줄이 있길래 당연히 관람차 줄인줄 알고 섰다. 미리 주문을 받으려는 직원 덕분에 알았다. 이 줄은 인기있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 줄이라는 걸. 스미마셍,을 외치며 직원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니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는 관람차 탑승입구가 있었다. 



 


그리하여, (술이 취해)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탑승. 맨정신이었으면 이 돈에 안 탔다.





관람차 타자마자 음악을 틀었어야 했는데, 취기가 올라 둘이서 신나게 셀카를 찍어댔다.





쯧쯧쯧- 그렇지만 뭐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거액을 들인 관람차 탑승 시간은 아주 빨리 끝났습니다.





   맥주축제에서 안주를 간단하게만 먹어서 어제 봐두었던 라멘거리로 갔다. 라멘거리의 가게들은 공간이 좁은데, 둘러보다가 적당히 손님들이 있는 가게로 들어갔다. 무슨 라멘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바 테이블 바로 옆에 있던 분이 말을 걸었다. 한국 분이셨다. 엄마와 딸이 함께 여행을 왔단다. 이거랑 이거 맛있어요. 라멘이 만들어지는 동안 어머니가 계속 말을 걸었다. 우리는 내일 오타루에 가요. 엄청나게 비싼 초밥집을 예약해뒀어요. 거긴 예약 안하면 못간대요. 내일은 오타루 료칸에서 자요. 딸은 엄마의 수다를 조금 민망해했다. 라멘은 진짜 맛있었다!







  그리고 삿포로의 밤. 기분좋게 숙소까지 걸어와서 친구는 대욕장에 몸을 담그러 가고, 나는 욕조에 홋카이도 구청사에서 샀던 입욕제를 뿌리고 몸을 담궜다. 맥주를 이렇게 많이 마시고도 취하지 않다니, 뿌듯한 밤이었다.










  1. 2016.12.16 22:0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곡예사 2016.12.20 00: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말, 그 여름의 네가 미치게 부럽고나!

    •  address  modify / delete 2016.12.20 13:21 신고 BlogIcon GoldSoul

      언니에게 주려고 했던 삿포로 클래식 캔은 결국 나의 뱃속으로.
      그런데 거기서 먹는 맥주가 제일 맛있더라구요. 흐흐-
      그러니, 애기가 태어나고 나중에 언니와 나는 하이트를 마셔요. 요즘 하이트 맛있어짐!
      곧 집에 놀러갈게요, 언니. 오빠에게 하이트 사간다고 전해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