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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일기
    모퉁이다방 2016. 9. 28. 23:48





       7분 뒤에 오는 버스를 타려고 일어섰는데, 동료가 말을 걸었다. 동료가 자신의 슬럼프를 고백했다. 나는 그이의 슬럼프를 듣고, 나의 지난 슬럼프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실 지금도 슬럼프가 아닌 건 아니다. 어쨌든 우리는 내일을 살아내야 하므로, 힘을 내자고 했다.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1분 뒤에 온다는 버스를 탔다. 합정의 안경점에서 한번 사용해보고 싶었던 렌즈 이름을 말했는데, 취급하지 않는 제품이라고 했다. 대신 새 제품을 추천받아 샀다. 렌즈 네 개를 덤으로 줬다. 마트에 들러 제일 길다란 알뜰 소시지를 샀다. 금요일에 계란물을 묻혀 소시지 반찬을 해야지.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고, 답을 보내니 내가 제일 늦게 답을 했다고 했다. 메시지에서 내 목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S는 오늘도 열심히 어푸어푸- 수영을 하러 갔다. 응암을 지나쳐 역촌에서 내렸다. 1번 출구로 나가 1층의 빵집에서 빵을 샀다. 견과가 들어간 허브향의 바게트와 통통한 크로와상, 담백한 통밀스콘을 각각 하나씩 샀다. 직원 분이 "뒷자리가 뭐였죠?" 라고 물어보고, 오늘의 적립금을 적립해줬다. "핸드폰 뒷자리가 어떻게 되세요?"가 아니라 "뒷자리가 뭐였죠?" 라니. 참으로 다정한 말이다! 어쩌면 정말 나를 기억하는 지도 모르겠다. 빵집에 은평영화제 팜플렛이 있었다. 10월 2일 리스트가 <싱 스트리트>, <우리들>, <한 여름의 판타지아>다. 와우! 직원 분이 포장한 빵을 건네주며, 영화제에도 꼭 오세요, 한다. 역시, 다정한 사람. 


      3층으로 올라와 오랫동안 궁금했던 카페에 왔다. 계단에 김민철의 문장이 쓰여 있다. 달지 않은 밀크티를 원한다고 하니, 직접 티백을 우려 주겠다고 한다. 수저받침 +티백받침 = 다정한 곳이다. 아침에도 읽었던 시옷의 책을 저녁에 이어 읽는다. 일기의 매력에 대해 생각하다, 그렇다면 나도 매력 발산을 해보자며 책을 옆으로 치워두고 다이어리에 오늘의 일기를 써 나간다. 내 앞으로 COFFEE, SANDWICH 철자가 커다랗게 적혀져 있다. 카페가 열시에 마감을 하면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사서 빨대를 꽂고 집으로 돌아가는 상상을 한다. 밤이 축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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