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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의 일들
    모퉁이다방 2016. 7. 3. 11:30

     

    6월에는 많이 걷기로 했다.

     

     

     

    초여름은 좋아하는 계절.

    좋아하는 것들은 죄다 짧다.

    짧아서 아쉽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것.

     

     

     

     

    6월에 내게 온 책들. 하루키 책을 사면 공짜로 주는 저 비매품 책이 참으로 괜찮았다. 오키나와 여행가서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읽었다. 얇아서 가볍고 좋았다. 김동영, 손보미, 오지은, 정이현의 에세이가 특히 좋았다. 정혜윤의 교토 이야기 중 "덕분에 즐거운 여행을 했어요. 혼자 왔으면 보지 못했을 것을 봤어요." 이 말은 마음에 계속 남았다. 누구에게든 이런 여행친구가 되고 싶다.

     

     

     

    회사 근처, 좋아하는 식당 메뉴.

    먹으면 건강한 느낌이 막 드는 비빔밥!

     

     

     

    이런 여름.

    여름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세상에, 내가 여름이 좋다지다니.

    그러니까, 사계절을 모두 좋아하고 있는 것.

     

     

     

     

    합정에서 집까지 쭉 걸을 생각이었는데, 계획을 바꿔 합정과 망원 사이의 좋아하는 카페에 갔다.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고, 엽서도 쓰고, 해가 져 깜깜해지는 풍경을 보고 나왔다.

     

     

     

     

     

    그리고, 다시 걷는 길.

     

     

     

    5월의 흔적들.

    6월에는 영화를 많이 못 봤다.

    7월에는 좀더 봐야지.

     

     

     

    엽서를 보내는 아침.

     

     

     

    포르투갈 갈 때 가지고 갔던 포르투갈 가이드북 쓰신 분이 이탈리아 가이드북을 내고 이탈리아 여행지에 대한 강의를 한다기에 동생과 함께 갔다. 중간중간 질문을 하고 맞추는 사람에게 이탈리아 가이드북을 주었는데, 나는 카사노바를 맞추고 가이드북을 얻었다. 사인을 받을 때, 작년에 덕분에 여행 잘했어요, 알려주신 대로 포르투의 미술관에서 점심도 먹었어요, 하니 무척 좋아해 주셨다. 그게 제 첫 책이었어요, 라며. 언제든 이메일을 보내도 된다고 하셔서, 곧 이메일을 보내 내년의 여행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다. 정성스럽게 써야지. 임신을 하고 계셨는데, 이쁜 아이가 태어나기를!

     

     

     

     

     

    동생은 약속이 있어 헤어지고, 집에 바로 들어가기 아쉬워 궁금했던 가게에 혼자 갔다. 오픈 전이라고 하셔서 맥주 한 잔만 마시고 가겠다고 했다.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고. 비어라오를 팔길래 시켰다. 비어라오는 라오스를 다녀온 사람 모두 칭송한 맥주. 남희 언니도, 은경이도. 언니는 다녀온 후 라오스병에 걸려 어렵게 어렵게 구해서 마셨다고 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맥주가 되었다. 그만큼 라오스도 변했겠지.

     

     

     

     

     

    애정하는 광화문.

    애정하는 잡상들.

     

     

    <또, 오해영>에서 조개 구워 먹는 장면을 보고, 조개가 계속 땡겼는데, 마침내 먹게 되었다. 오해영의 조개는 통통했지만, 우리의 조개는 홀-쭉했다. 오해영은 내일 죽을 것처럼 열심히 사랑하라고, 감정불구도 진짜 인연을 만나면 열렬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해준 좋은 계절, 좋은 시간에 찾아와 준 참으로 고마운 드라마.

     

     

     

     

    마스다 미리의 새 만화책을 사서 저번처럼 먼저 읽고, 친구에게 줬다. 친구는 마스다 미리 만화를 거의 다 가지고 있다. 이번 책은 만화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전, 고향에서 회사생활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인데, 생각보다 좋았다. 그 시절 누구도 몰랐겠지. 마스다 미리의 만화가 이렇게 바다 건너의 사람들에게까지 사랑받을 줄은. 마스다 미리 자신도 몰랐겠지. 삶은 이렇게 예측불가의 놀라운 것이다. 그러니 꿈을 포기하지 말고, 계속 꿈꾸며,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교훈을 다시 한번 느낀 책.

     

     

     

    우리는 일주일에도 몇번씩 만나던 사이였는데, 이제는 한달에 한번 만나기도 힘들어졌다.

    찬이가 무럭무럭 자라서 더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더 자라면 밖에서 셋이 만나도 되겠다!

     

     

     

    오키나와에 다녀왔다. 가기 전 이렇게 종일 흐리고 번개도 친댔는데, 날씨가 괜찮았다. 그래,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였다. 어떤 상황에서든 좋은 마음만 있으면 좋은 여행이 되는 거였다.

     

     

     

    여행 가기 전날, 이번에 함께 하지 못한 둘째 동생과 맥주 한 잔.

    딱 한 잔만 하고 꽤 오래 걸었다.

     

     

     

     

    여행은 잘 다녀왔다. 좋았던 순간도 있었고, 다퉜던 순간도 있었지만 여행이 끝나자마자 모든 순간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모든 사람과 한번씩은 꼭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우리는 언제 무슨 일을 겪을지 모르고, 함께 한 여행이 있으면 언제든 그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좋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곳에서도 우린 무척 좋지만, 다른 곳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는 일은 아무래도 무척 특별한 것 같다. 여행의 기억들이 쌓여갈수록, 나는 점점 여행이라는 녀석이 참으로 철학적인 아이구나 생각하고 있다. 혼자 여행을 하고도 싶지만, 끊임없이 함께 여행을 하고도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맥주 그림 티셔츠를 샀고, 동생은 미키마우스 접시를 각각 취향에 맞는 색깔로 세개 샀다.

     

     

     

    참지 못하고 거하게 저녁을 먹게 되는 날은 늘 후회투성.

    그렇지만 무척 맛나다. 아, 정말 다이어트란 녀석은.

     

     

     

    바닷마을 다이어리 일곱번째 이야기.

    그녀들이 성장하고 있다.

    "후쿠멘만주 먹으러 안 갈래?"

    "방금 전에 사왔잖아."

    "그... 그건 치카 언니 거고! 그리고... 언제든지 내 얘기 들어준다고 그랬잖아."

    "...좋아."

     

     

     

    이번에 알게 된 사실. 아빠는 추어탕을 좋아하지 않는다.

     

     

     

    친구의 생일.

    태국 음식을 먹고,

     

     

     

    정직하게 초를 밝혔다.

     

     

     

    택시가 안 잡혀 결국 볼링장에 갔다.

    세 게임 했는데 어마어마한 금액이 나왔다.

     

     

     

    세 자매가 함께 한 CGV 그린시네마.

    이만원 내고 갔는데, 먹을 것을 넘치게 주고, 세 팀의 공연과 영화도 보여줬다.

     

     

     

    DDP는 처음 가봤는데, 꽤 근사했다.

     

     

     

    퇴근길, 응암.

     

     

     

    공 따라하기.

    공의 사진에는 별모양 블루베리가 많았는데.

     

     

     

    회식도 하고.

     

     

     

    회사의 생일 모임도 있었다.

     

     

     

    누구에게 쓸지 정하지 못하고 써 두었던 엽서를 읽는 아침.

     

     

     

    걷다가 만난 반가운 네온사인.

     

     

     

    보경이를 만나 오키나와 음식을 먹으며 오키나와 이야기를 했다.

     

     

     

    기석이와 소윤이가 좋다고 한, 유희경 시인이 낸 시집만 파는 서점에도 갔다.

    보경이가 시집 한 권을 사줬다.

     

     

     

     

     

    연남동을 걸었고,

     

     

     

    뒤늦게 오키나와 기념품을 정리했다.

     

     

     

    동생이 소개해 준 드라이한 스파클링 와인. 맛있었다.

     

     

     

    나의 미키는 빨간색.

    콩이 가득한 카레를 데워 먹은 날.

     

     

     

    소윤이가 연극을 보여줬다. 맥주가 가득한 연극이었는데, 그래서 나와 함께 봐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연극의 말미에 술을 많이 마시고 병이 난 사람들이 있어, 맥주를 좀 덜 마셔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맥주를 마시러 갔다. 연극의 처음, 한 아이가 한 아이의 가족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엄마가 그러던데 니네 집은 주정뱅이 집안이래, 등등. 한 아이는 당연히 화를 냈다. 연극은 이 집안의 이야기이다. 소윤이는 그랬다. 남들이 보기엔 그냥 주정뱅이 집안이지만, 그냥 주정뱅이들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고. 이들은 신나는 한때를 함께했고, 그건 누구나 가질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이들에게만 가능한 시간들이었다. 우리 모두에게도 그런 시간들이 있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누군가는 나를 37살의 노처녀로만 보겠지만, 그렇게 표현해 버리기에는 나의 37살에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즐겁고 행복한 나만의 온전한 순간들이 너무나 많았다. 간만에 간 '따로 또 같이'는 여전히 좋았다. 

     

     

     

     

    좋아하는 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 이 시간을 선물해준 아이.

    한장 한장 아껴서 읽다보면 더 정성스럽게, 더 열심히 마시고 싶어진다.

    고마운 사람.

     

     

    그린시네마에서 보았던 영화는 <굿바이 싱글>이었다. 영화 홍보 때문에 김혜수 인터뷰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중 참 좋았던 김혜수의 답변. 완벽에 가깝게 서로를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 이 말, 좋다. 정말.

     

    *

     

    7월에는, 운동을 다시 열심히 하겠다. 틈나는대로 걷겠다. 책도 많이 읽겠다. 영화도 많이 보겠다. 좀더 일찍 일어나겠다. 기록도 많이 하겠다. 나쁜 마음들을 줄이겠다. 그러니까, 열심히 살겠다, 고 다짐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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