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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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르윈극장에가다 2014. 2. 11. 22:16
을 봤다. 아무 것도 모른채 보았으면 어땠을까. 길을 걷다 포스터를 보고 무슨 영화지, 하고 충동적으로 보았으면 어땠을까. 평론가들이 준 별점이 너무 좋아서 잔뜩 기대를 하고 봤다. 사실 그 별점 때문에 보러 간 셈이다. 나 언제 벅차 올라야 하는거야, 중반부터 내내 생각했던 것 같다. 내겐 좀 어려웠다. 영화를 본 뒤, 이해가 안 되서 찾아본 이야기들 중에 재미난 것은 많았지만 영화보는 내내 온전히 마음으로 느낄 수는 없었다. 영화를 보고 서촌을 걸었는데, 가려던 술집이 문을 닫아 그 앞에 있던 박노수 가옥에 들어갔다. 일제시대 때 지어진 집인데 박노수 화백이 구입해 살았다고 한다. 이층의 벽돌집이었다. 고인이 된 박노수 화백의 가족이 기증을 해 미술관으로 개장을 했단다. 정원도 있었다. 작은 동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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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의 청춘의 빛서재를쌓다 2008. 7. 9. 01:45
들어봐요. 이 노래는 흔한 사랑노래, 로 시작하는 20세기 소년의 '사랑노래'를 듣다가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하고, 하루종일 엉엉 소리내어 울었던 그날들이 생각났다. 아주 오랜만에. 밤새 잠을 한 톨도 자지 못하고 친구의 꼭대기 삼각형 방으로 올라가 꾸역꾸역 울음을 삼키며 이야기를 시작했던 아침. 그 때 친구의 표정. 이불을 덮고 엉엉 울고 있는 내 방 문을 친구가 열어보곤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닫았던 밤. 그 날의 실루엣. 이상하다. 이건 들어봐요. 이 노래는 흔한 사랑노래, 로 시작하는 아주 예쁜 멜로디의 예쁜 가사인데. 나는 이제 그 날을 예쁘게 추억하게 된 걸까. 이 앨범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강(江)'. 특히 이 부분. 저 강물은 흘러가네. 그댄 잊혀지네. 미운 그리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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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가 들려주는 사랑스런 추임새음악을듣다 2008. 3. 31. 11:18
Yozoh with 소규모아카시아밴드 - My Name Is Yozoh 걷는 것만이 최고의 운동이라며 저녁 시간이 되면 중랑천으로 뛰쳐 나가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걸어댔던 날들이 있었다. 무려 세 시간을 걸은 날도 있었다. (동생과 싸우고 뛰쳐나온 터라 체면상 빨리 들어갈 수가 없었다) 나의 걷기 운동은 한 겨울에 무섭게 진행되었다. 한창 빠져있는 노래들을 엠피쓰리에 꽉 채워서 두 팔을 흔들며 걷다보면 코 끝이 빨개지고 겨드랑이에 땀이 차 오르면서 모든 게 잘 될 것 같은 무아지경에 빠지는 순간이 있었다. 그 순간이 너무나 좋았다. 일석이조로 밤의 식욕도 사라졌다. 살도 빠졌다. 얼씨구나, 지화자 노래를 불렀었다. 그렇게 무아지경의 순간도, 체중이 줄어드는 것도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지. 다이어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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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의 열가지 독백음악을듣다 2008. 3. 2. 00:05
어제. 금요일이라는 이유로 맥주를 잔뜩 샀다. 금요일이면 약속이 없는 날에도 맥주 한 잔쯤은 꼭 해줘야 될 것만 같다. 간만에 밑반찬이 많아져 저녁을 넘치게 먹었고, 배가 터질 것 같은데도 맥주를 꾸역꾸역 넘겨넣었다. 아, 금요일인데. 이 밤을 맘껏 즐겨야 하는데. 스르르 잠이 왔다. 먹고 바로 자면 살 찌는데. 기대서 꾸벅꾸벅 졸다가 결국 바닥에 대자로 누워버렸다. 요즘 살이 쪘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동생은 언니도 더욱더 살찌워 같이 운동하러 나가자고 조를 속셈으로 친절하고 아주 다정하게 이불을 덮어주었단다. 사온 맥주도 다 마시지도 못하고 꿈나라를 헤매고 있을 그 시간,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김동률이 나왔단다. 러브레터에 나올 때가 됐는데, 라며 지지난주부터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출연자 리스트를 확인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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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할게음악을듣다 2008. 2. 20. 10:12
BGM 노래할게 by 루시드 폴 깊은 새벽이었다. 잠이 오지 않아서 다시 노트북을 켰다. 인터넷을 둥둥 떠다니다 아주 우연히 그 곳에 도착했다. 그 때는 깊은 겨울이었고, 나는 그 겨울을 맞이하면서부터 루시드 폴에 빠져있었다. 그의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음악을 이어폰으로 듣는 것이 좋았다. 그러니까 그 곳 이야기.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던 그 곳. 동남아시아 어딘가의 따뜻한 사진들이 많았던 그 곳. 깊은 겨울, 깊은 새벽에 만난 그 곳은 아주 깊은 곳이었다는 이야기. 아무렇지도 않게 사진을 보고 방명록을 훑어나갔다. 보고싶다는 흔적에 나는 이 사람이 조금 먼 곳에 있나보다고 생각했다. 오늘 무슨 일을 하다 문득 생각이 났다는 흔적에 나는 이 사람이 친구가 많은 다정한 사람인가보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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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 2월호 부록음악을듣다 2008. 2. 18. 11:04
패션잡지를 10대 이후로 '사' 보지 않던 내가 2월호 바자 코리아를 뒤늦게 구입한 이유는 바로 이 씨디 부록 때문. 일요일 오후 내내 틀어놓고 있었다. 김작가의 해설글 中 . . . 담당 에디터에게 해설지 청탁을 받고 참여 아티스트와 수록곡을 들었을 때 나는 한마디밖에 할 수 없었다. "정말, 주옥 같군요." 입에 발린 찬사가 아니었다. 달리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럴 만도 하다. 이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들은 인디 신 안에서도 자신만의 영토를 차지하고 또 만들어낸 팀들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문제적 아티스트들의 문제적 노래다. 어떤 아티스트들의 어떤 노래이기에? 다, 이제 그에 대한 설명을 하려고 한다. COLLECTED SOUNDS by BAZAAR volume 1 1. MOT / 날개 2.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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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표정음악을듣다 2007. 12. 31. 01:40
금요일 밤, 집에 있게 되면 맥주 한 잔쯤은 필수이게 되요. 금요일 밤인데 맥주 한 잔도 없이 밋밋한 밤을 보내면 왠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거들요. 맥주와 함께 TV를 보고 있었어요. W에서 폴 포츠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마도 올해의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이 방송되어 있었던 듯 해요. 건성건성 보고 있었거든요. 폴 포츠 이야기가 나오고 그의 영상이 흘러나오면서 완전 TV에 집중했죠. 약간 취기가 달큰하게 올라 오면서 갑자기 울컥해지는 거예요. 아, 그래 올해 폴 포츠가 있었지. 인터넷 동영상으로 보다가 다시 TV에서 만난 폴 포츠 감동의 영상에서 금요일 날 제가 보았던 건 '기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이였어요. 처음 폴 포츠가 예선을 통과하는 모습이였는데, 사람들은 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외모의 남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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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마이앤트메리 공연음악을듣다 2007. 12. 30. 02:16
2007.12.29(sat) REAL LIVE song list intro + 공항가는길 내게 머물러 그걸로도 충분해 monologue 반지를 빼면서 ordinary world 148km 인생의 챕터 파도타기 (GUEST) 라오스에서 온 편지 (with 루시드폴) 그대손으로(with 루시드폴) 무지개 (루시드폴) 오, 사랑 (루시드폴) 원 너는 내맘속에 4:20 기억의 기억 sweet 랑겔한스 with 럭키데이 골든글러브 + 데드볼 (encore) 특별한사람 rock n' roll star 공연이 끝나고 간단히 맥주 한 잔을 하고 나오니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야말로 윤건의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이예요.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 어떠냐구요? 좋아 죽는 거예요. 특히 오늘같이 끝내주는 공연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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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는 진짜다음악을듣다 2007. 12. 15. 02:29
이소라가 돌아왔습니다. 채널을 돌리다보니 이소라와 성시경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거예요. 윤도현의 러브레터 무대 위에서요. 콘서트 홍보 겸 나온 것 같은데. 뉴스 기사를 통해서 날씬해진 그녀의 모습을 봤지만 왠지 어색하네요. 정말 살이 많이 빠졌네요. 그래도 그대로네요. 노래를 부를 때 찡그리는 표정, 음성, 촉촉해지는 눈빛까지요. 러브레터 이전에 프로포즈가 있었잖아요. 이소라의 프로포즈. 이 무대 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특이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하하하하 웃어대고, 두 눈을 꼭 감고 노래하던 모습이 떠올라요. 아, 반가워요. 소라씨. 내년이면 벌써 마흔이라면서, 참 많이도 살아왔다면서, 이 무대에 나와서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들을 생각해봤는데 꽤 있어서 내가 헛 산 게 아니였다고 생각되었다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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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루시드 폴을 듣는 이유음악을듣다 2007. 12. 13. 12:26
Lucid Fall (루시드 폴) 3집 - 국경의 밤 친구 생일을 핑계로 대학 때 자주 모이던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친구 둘이 서로 결혼을 하니 친구네 집에 가서 마음 편히 놀 수 있어서 좋아요. 미역국과 닭매운탕, 전을 부쳐서 도란도란 식사를 합니다. 이것도 맛나고, 저것도 맛납니다. 상을 물리고 설겆이를 하고 마트에서 사온 와인과 맥주와 과일과 안주들을 꺼냅니다. 짠. 예전처럼. 짠. 오늘도 변함없이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음에. 짠짠짠. 뭔가 허전해서 음악을 듣습니다. 제가 친구에게 말해요. 루시드 폴 듣자. 친구가 루시드 폴을 틉니다. 짠짠짠. 한 친구가 말합니다. 노래가 너무 처진다. 또 한 친구가 말합니다. 음악이 좋긴 한데. 우리는 루시드 폴을 끕니다. 그리고 너무 방방 뜨지 않고 너무 처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