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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세기 소년의 청춘의 빛
    서재를쌓다 2008. 7. 9. 01:45

    들어봐요. 이 노래는 흔한 사랑노래, 로 시작하는 20세기 소년의 '사랑노래'를 듣다가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하고, 하루종일 엉엉 소리내어 울었던 그날들이 생각났다. 아주 오랜만에. 밤새 잠을 한 톨도 자지 못하고 친구의 꼭대기 삼각형 방으로 올라가 꾸역꾸역 울음을 삼키며 이야기를 시작했던 아침. 그 때 친구의 표정. 이불을 덮고 엉엉 울고 있는 내 방 문을 친구가 열어보곤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닫았던 밤. 그 날의 실루엣. 이상하다. 이건 들어봐요. 이 노래는 흔한 사랑노래, 로 시작하는 아주 예쁜 멜로디의 예쁜 가사인데. 나는 이제 그 날을 예쁘게 추억하게 된 걸까.

     이 앨범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강(江)'. 특히 이 부분. 저 강물은 흘러가네. 그댄 잊혀지네. 미운 그리운 마음은 덧없이 사라지네. 이 부분이다. 듣고 있으면 오전의 강가에 앉아 조용히 흘러가는 강물 위에 손바닥을 슬쩍 대어보고 있는 풍경이 가만히 떠오른다. 하회마을에는 우물이 없대. 하회마을이 한 눈에 보이는 지도 앞에서 누군가 말해줬다. 하회마을이 이렇게 보면 뱃머리처럼 생겼잖아. 배에 구멍을 뚫으면 어떻게 되겠어. 가라앉아버릴까봐 하회마을에는 우물이 없대. 확실하다. 나는 그 날을 아주 예쁘게 추억하게 된 거다.

    이 노래들. 20세기 소년. 만화는 아직 못 봤지만, 왜 나는 20세기 소년하면 우주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20세기라는데도. 하루종일 듣고 있는데. 좋다. 정말. 모래가 있는 강가에 내가 앉아 있는 듯. 강물 흘러가는 소리만 낮게 들리는 듯. 따스한 태양의 기운으로 강물이 끝도 없이 반짝이는 듯. 그 풍경 속에서 이 노래들과 함께 자꾸 모래 속으로 가라 앉는 듯. 기분 좋은 그 날의 기억을 자꾸 들춰낸다. 분명 예뻤던 날.




    도서관에서 하진의 '벚나무 뒤의 집'을 읽고 이런 시를 읽었다.


    초원의 빛
    송찬호


    정한아의 '휴일의 음악'을 읽고 다시 한번 시를 읽었다.
    복사기로 가서 1540원이 남은 복사카드를 넣고 164페이지를 복사하고 도서관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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