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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늑대아이 - 다이죠부 다이죠부
    극장에가다 2012. 9. 24. 21:21

     

     

     

        친구가 화장실에 갔다. 다음 영화가 시작된 터라 극장 로비는 조용했다. 해가 지고 있었다. 잔잔한 행복감이 밀려왔다. 정말 다행이었다. 이 영화를 이렇게 좋은 날 봐서. 요즘 다행인 일이 많지.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 워즈> 감독인지 모르고, 왠 애니메이션이냐며 심드렁했었는데, 이 영화, 정말 정말 정말 좋다. 처음부터, 화면이 시작되고 고요한 음악이 흘러나올 때부터 이 영화에 반했다. 이동진이 이 영화에 별 다섯개를 줬다. 올해는 애니메이션이 나를 계속 울리네.

     

        영화는 늑대인간인 아빠,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엄마,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늑대 아이 유키와 아메(유키는 눈이 내릴 때, 아메는 비가 내릴 때 태어났다.)가 만나고, 사랑하고, 성장하고, 이별하는 이야기다. 몇몇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장난꾸러기 누나 유키와 달리 병약하고 두려움이 많은 아메가 엄마에게 자기 등을 쓸어 내리며 다이죠부, 다이죠부 해 줘, 라고 하는 장면. 세 사람이 하얀 눈밭 위를 내달리고 더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 같이 웃어대는 장면 등등.

     

        이 영화를 보고나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을 살면서 누구든 자기 자신을 백프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언제나 나를 응원해 줄 사람 한 명 쯤은 만나게 된다는 것.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이 한 사람 정도는 있을 거라는 것. 아빠에게 엄마가 그랬고, 유키에게도 그런 사람이 생겼듯이. 그러니 세상은 살아볼 만 하다는 것. 웃다가, 울다가 그렇게 극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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