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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잼을졸이다2

문어카레 이번 주는 길고, 힘들었다. 많은 생각을 했는데, 무엇 하나 녹록치 않구나 생각했다. 관계란 뭘까. 이번 주의 결론은, 언제든 깨어지기 쉬운 것. 누군가의 노력이 있다면, 다시 이어붙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이전만큼 튼튼해질 순 없을 것이다. 요즘 들어 지난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때 그 사람, 그렇게 힘들었을텐데, 나는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했네, 하고. 요즘 저녁을 가볍게 먹으려고 하고 있다. 맥주는 (무척 아쉽지만) 마시지 않은 지 몇 주 되었다. 신기하게 마시지 않게 되자, 별로 생각이 나질 않는다. 언젠가 한 잔을 아주 찐-하고 맛나게 마실 그 날을 기다리며. 겨울이니, 병맥주를 사야지. 깊은 맛이 나는 진한 걸로. 유리컵을 씻어 냉장고에 넣어뒀다 꺼내야지. 삿포.. 2017. 11. 25.
한밤 중에 잼을 졸이다 퇴근길에 깐밤을 만원 어치 샀다. 오천원 어치씩 포장이 되어 있어서 하나를 살까, 둘을 살까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하나는 부족한 거 같아 두 개를 샀다. 집에 꿀도 있고, 우유도 있다. 며칠동안 생각한 밤잼을 만들어 보았다. 깐밤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한번 끓였다. 드문드문 붙어 있는 밤 껍질을 정리해 주고 으깼다. 살짝 식힌 뒤에 우유를 넣고 믹서기에 갈았다. 밤이 퍽퍽해서 잘 갈려지지 않더라. 그렇게 간 밤우유를 냄비에 다시 넣고 끓였다. 꿀을 듬뿍 넣었다. 오래 끓일수록 냄비 밖으로 밤꿀우유가 튀여서 뚜껑을 덮어 뒀다. 그러다 타지 않나 뚜껑을 살짝만 열고 주걱으로 바닥을 뒤적거려 줬다. 또 덮어 두고, 또 뒤적거려 줬다. 잼을 만드는 것은 이 일의 반복이구나 생각했다. 그 시간이 은근히 길어서 그 사.. 2017.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