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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맥주학교2

맥주학교 토요일. 응암역에서 강남역까지 가는 중이었다. 주말 오후, 지하철은 한산했다. 이번 주에는 좋아하는 작가들이 술에 빠져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기 시작했다. 부러 문가에 서서 갔는데, 책을 읽다 창밖으로 지상 풍경이 펼쳐지면 책을 잠시 덮었다.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에서 두 사람이 탔다. 여자는 일반석으로 가려는 다른 여자에게 엄마 여기, 라고 외쳤다. 두 사람은 노약자석에 앉았다. 여자는 다른 여자에게 엄마, 그래서, 엄마, 그 사람이, 라고 쉴새 없이 이야기했다. 다른 여자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두 사람은 다음 정거장인 신대방역에서 내렸다. 백발의 등이 굽은 엄마와 긴 생머리의 중년의 딸이 나란히 걸어가는 뒷모습을 한참을 내다봤다. 그리고 어느 역에서는 노약자석이 꽉 차 있었고, 뽀.. 2017. 2. 26.
맥주학교 11월 마지막 토요일, 우리는 강남역에 있는 한 쿠킹스튜디오에 모였다. 비가 온다고 했는데, 눈이 마구 쏟아지던 날이었다. 첫 눈. 스튜디오의 창 밖으로 첫 눈이 마구 쏟아지고 있었다.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을 알아보는 맥주학교의 마지막 시간이었다. 이론 수업을 하고, 시음 맥주와 음식을 먹고, 수료식을 했다. 수료증에는 각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혀 있었다. 한 사람의 이름이 불리고, 앞으로 나가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수료증을 받았다. 어떤 사람은 교장선생님과 악수를 했고, 어떤 사람은 포옹을 했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지난 6주동안 어떠했는지 소감을 이야기했다. 나는 나이가 들면서 맥주친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떠나가고 있는데, 이곳에서 새로운 맥주친구를 알게 되어서, 알지 못했던 맥주의 세계를 알게 되어서 .. 2016.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