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다방1 제비다방의 강아솔 2월, 우리는 신촌의 맥주창고에 앉아 있었다. 그날 언니와 헤어지면서 일기를 꼭 쓰고 자겠노라 말했다. 술집의 풍경이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날 우리가 맥주를 마시는 동안 손님이 거의 없었다. 새로 개업한 가게였고, 토요일 밤에 이렇게 술 손님이 없다니 곧 망할 것만 같았다. 그 가게에 한참 뒤에 등장한 세 팀의 손님이 모두 특이했다. 한 여자가 잔뜩 술이 취한 채 비틀거리며 혼자 들어와서 결국 맥주잔을 깼고, 의대생들이 우루루 몰려와 잘 빠진 몸매의 여자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았다. 그리고 또 한 팀. 한 쌍의 커플은 장애가 있었다. 그리고 서로를 무척 사랑하고 있었다. 그 속에 우리가 있었다. 나는 이 모든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이었다. 자꾸만 웃음이 났.. 2014. 5.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