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시인에게보내는편지1 녹사평, S 원래 일요일에 수제맥주 만드는 강의를 들으려고 했다. 이태원의 탈이라는 맥주공방에서 맥주를 함께 만들어보고, 맥주도 4잔이나 마셔보고, 그날 만든 맥주는 일주일 후에 찾아갈 수 있는 수업이라고 했다. 내게는 그야말로 대박 강의. S랑 신청을 했는데, 인원 미달로 폐강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맙소사. 우리는 잠시 절망했지만, 변함없이 일요일에 만나기로 했다. 만나서 탈에서 맥주를 함께 마시기로 했다. S는 맨들맨들한 까만색 애나멜 구두를 신고 손바닥보다 조금 큰 크기의 연갈색 가방을 메고 왔다. 밝고 긍정적이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심이 많은 S는 맥주 강의는 취소되었지만, 언니랑 만나 맥주를 마실 수 있어서 좋다며 웃었다. 탈은 문이 닫혀 있어서 녹사평에서 이태원까지 한적한 골목길에 있는 술집을 찾아.. 2016. 3.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