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3 2015년 여름 오늘 퇴근을 하려고 1층의 커다란 철문을 열었는데, 느껴졌다. 그 녀석이 근처까지 와 있다는 걸. 호시탐탐 때를 노리고 있다는 걸. 올해는 어떤 녀석이 와 주었을까. 어떤 즐거움과 어떤 외로움을 전해줄까. 얼마나 오래 머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셔틀을 탔다. 그리고 핸드폰을 뒤져 올 여름에 찍은 사진들을 봤다. 사진도 많이 찍었네. 사진들을 쭉 보면서 든 생각은, 올해 여름 정말 많은 양의 맥주를 마셨구나, 라는 생각. 뿌듯하다. 다사다난한 여름이었다. 이제 슬슬 이 녀석을 보낼 준비를 해야지. 고마웠어. 2015년의 여름아. 우리,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2015. 8. 19. 처서를 앞두고 비가 띄엄띄엄, 아주 많이 온다. 이 비들이 그치면 가을이 오겠지. 가을이 오는 줄도 모르고 주문했던 여름 옷이 어제 도착했다. 배송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이렇게 가을이 금새 올 줄은 몰랐다. 처서를 앞두고, 올 여름 나와 함께 해 준 수많은 맥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함께 마셔준 소중한 사람들에게도.고마웠어. 덕분에 우울했던 여름 잘 견딜 수 있었어. 내년 여름에 또 보자. 아, 맞다. 가을에도 보자. 하하;;; 2014. 8. 21. 흔히 있는 기적 지하철에서 내린 여자가 한 중년의 남자를 본다. 그 사람의 모습이 이상해 자꾸만 걸음을 멈춘다. 지하철을 타려고 올라오던 남자가 여자를 본다. 그리고 여자가 바라보는 남자를 본다. 지하철이 들어오는 순간, 여자와 남자가 함께 뛰기 시작한다. 안돼요. 죽으면 안돼요. 남자와 여자는 한 때 죽으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의 절망을 한 중년의 남자에게 봤다. 다른 사람에겐 그저 지하철을 타려고 서 있는 사람일 뿐인데, 두 사람 눈에만 그게 보였다. 뒷모습. 어찌할 줄 모르는 뒷모습. 행복하지 않은 뒷모습. 그렇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났다. 은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소소한 기적들에 대한 이야기. 이야기나 드라마가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다소 고전적이긴 했지만, 보는 내내 좋았다. 카세 료 때문에 봤다고 할.. 2012. 5.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