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2 내 슬픔을 알게되면 꽃들도 울테니까 내가 함께 있을게 볼프 에를브루흐 글 그림, 김경연 옮김/웅진주니어 어느날, 오리에게 죽음이란 녀석이 찾아온다. 비슷한 키에, 체크무늬 외투를 입고, 깡마른 녀석. "와, 드디어 내가 있는 걸 알아차렸구나. 나는 죽음이야." 뒷짐을 즐겨 지고, 어두운 장미 한 송이를 늘 들고 다니는 녀석. "그동안 죽 나는 네 곁에 있었어. 만일을 대비해서." 친절하게 미소 지을 줄 알고, 축축한 연못을 좋아하지 않고, 안아준다는 오리의 말에 당황해 하는 녀석. "네가 죽으면 연못도 없어져. 적어도 너에게는 그래." 죽음은 생각한다. 자신도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그리고 때가 되었다. 부드러운 눈이 나풀나풀 내리는 날이었다. 죽음은 움직이지 않는 오리 곁에 함께 있어준다. 오랫동안 오리의 얼굴을 들여.. 2012. 1. 4. 여름밤의 행복 원래 여름은 지독하게 싫어했다. 끈적끈적 달라붙는 땀냄새같은 여름. 그런데 점점 여름이 좋아진다. 뭐 여름뿐인가. 봄은 봄이라서 좋고, 여름은 여름이라 좋고, 가을은 가을이라 좋다. 겨울은 말할 필요도 없는 거고. 여름은 지금 이 순간 때문에 좋다. 갑자기 내리는 여름밤의 소나기. 후덥지근했던 공기들이 갑자기 이렇게 촉촉하게 적셔질 때. 창문을 활짝 열어놓으면 바람을 따라 들어오는 여름 내음새. 톡톡 음악소리같은 빗소리. 찬물로 샤워 한번하고 스탠드 불빛만 켜두고 여름밤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놓고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을 읽고 있으면, 이 순간 정말 행복하구나, 느껴진다. 정말 좋구나, 라고. 하루종일 비가 오다 말고 오다 말고 하는데 자꾸만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이 생각났다. 지금 OST를 찾아서 틀어놓.. 2007. 8.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