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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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번째 이야기 - 정말로 진실을 알고 싶어요?서재를쌓다 2007. 10. 26. 01:31
열세 번째 이야기 -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비채 제목이 뜻하는 바는 이래요. 헌책방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우는 주인공이 있어요. 마가렛 리. 마가렛은 책방을 도우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이미 죽은 인물들의 전기를 써요. 어느날 비다 윈터라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부터 자신의 전기를 써달라는 편지를 받아요. 마가렛은 살아있는 작가의 전기를 써보지도, 쓰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비다 윈터라는 작가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고, 이 작가의 사생활에 관련해서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어 거절을 하기로 마음을 먹어요. 그런 마가렛이 그녀의 전기를 쓰기로 한 건 순전히 쌍둥이 이야기 때문이예요. 마가렛에게는 허리즈음에서 잃어버린 쌍둥이 자매가 있었거든요. 이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마가렛에게는 영원히 존재하는. 흐릿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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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 - 빙글빙글극장에가다 2007. 10. 25. 03:55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 별 기대가 없었어요. 원작소설을 읽었을 때 목 놓아 엉엉 울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 소설을 떠올렸을 때, 이 소설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철 없는 나의 젊은 날과 나로 인해 희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에 나를 울렸다고 확신했거든요.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소설에 반해서 릴리 프랭키의 단편집을 읽었는데 기대에 훨씬 못 미쳤거든요. 그래서 영화도 소설의 어머니를 바탕으로 쥐어 짤 신파극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신파극에 오다기리 죠라니, 왠지 어울리지 않았지만요. 그래서 영화는 별로일 거라고 생각하고 오다리기 죠나 보자는 생각이였어요. 스틸 사진 속 그의 긴 머리와 분홍빛 스웨터가 너무 예뻐보였거든요. 의 스토리는 단순해요. 부모님은 별거 중이고, 아이는 자라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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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핑 베토벤 - 신을 듣는 남자극장에가다 2007. 10. 24. 10:44
저는 클래식의 클자도 몰라요. 베토벤인지 모짜르트인지 헷갈리기 일쑤구요. 엘리제를 위하여인지 월광인지 매번 헷갈려요. 일부러 찾아서 듣는 것도 아니구요. 그냥 듣게되면 어디선가 들어봤던 선율이구나, 좋다, 라는 정도예요. 그러니깐 클래식 음악에 관해서 개뿔도 몰라요. 봤어요. 은 베토벤의 말년을 다룬 영화예요. 베토벤의 이야기지만 다이앤 크루거가 연기하는 안나 홀츠라는 인물은 백퍼센트 가공된 인물이라고 해요. 한 리뷰기사를 보니까 영화 속에서도 공연되어지는 '9번 교향곡' 초연 당시에 무대에 올라가 귀가 안 들리는 베토벤을 돌려 세워 환호하는 객석을 보게 만들었던 여성이 있다는 짤막한 기록에서부터 시작한 감독의 상상력이 안나 홀츠라는 인물을 만들어냈다고 해요. 무례하고 포악하고 신경질적인 청력을 잃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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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고인다 - 고마운 애란씨서재를쌓다 2007. 10. 12. 13:06
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문학과지성사 김애란을 읽었다. 첫번째 단편집의 첫번째 단편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그녀에게 매료되었다. 그녀와 나는, 작가인 그녀와 독자인 나는, 우리는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매일 가는 편의점 직원이 나를 모조리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 하숙방도 자취방도 아닌 서울이 고향이 아닌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소통되지 않는 '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내가 그녀의 이야기에 동질감을 느끼고 서울 땅 아래서 이런 생각들을 하는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였음에 위로받고, 그녀가 예민하고 예리하고 사람의 마음을 뭔가로 쿡쿡 찌르는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김애란을 만났다. 내가 만난 김애란은 내가 생각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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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황순원 문학상 작품집 - 단편 속을 유영하다서재를쌓다 2007. 10. 8. 17:16
달로 간 코미디언 김연수 외 지음/중앙북스 일단 저는 황순원 문학상 작품집 표지와 전체적인 책의 촉감이 좋아요. 전체적으로 은은한 파스텔톤이고, 작가 한 명 한 명의 캐리커쳐가 있어요. 직접 그려넣은 선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작가들의 표정은 인자해 보이기도 하고, 무덤덤해 보이기도 하고, 또 새초롬해보이기도 해요. 표지는 까칠까칠하고 울퉁불퉁한 종이의 촉감으로 살아있고 내지도 가벼운 재질이라서 가방 안에 넣고 다녀도 무겁지가 않아요. 김훈 작가가 수상했던 지난해랑 비교해보면 파스텔톤의 전체적인 표지 색깔만 살짝 달라졌어요. 마음에 듭니다. 김연수 | 달로 간 코미디언 을 읽고 싶어서 구입했어요. 동생이 김연수를 좋아하는데 저는 사실 그의 작품을 산문 몇 개밖에 보질 못했거든요. 산문 몇 개에서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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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원 - 뉴욕을 걷는 여자극장에가다 2007. 10. 8. 10:30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는 조디 포스터가 뉴욕의 거리를 마이크를 잡고 걸으면서 시작합니다. 여러 뉴욕의 소리들을 녹음하고 그 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집어넣습니다. 조디 포스터는 뉴욕을 걷는 여자예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지요. 을 보면서 조디 포스터 목소리가 이렇게 좋은지 처음 깨달았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 자신을 많이 닮아있어요. 낮고 강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어요. 영화의 스토리는 간단해요. 결혼을 앞둔 너무나 행복한 에리카(조디 포스터)가 애인과 함께 산책을 가다가 갱들을 만나 애인은 죽고, 에리카는 죽다 살아나요. 그 뒤로부터 에리카는 거리를 걷는 것이 무서워지고 불편해져요. 합법적으로는 범인들을 잡아 넣지 못할 정도로 경찰은 무능하고, 에리카는 '살아 나가기 위해' 불법으로 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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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니 다이어리 - 빨간우산을 내려주세요극장에가다 2007. 10. 5. 01:17
사실 스칼렛 요한슨이 그렇게 예쁜지는 모르겠어요. 섹시한지도 모르겠구요. 그녀가 나온 영화 중에서 오히려 평범하고 유난한 외모였던 나 쪽이 섹시함이 강조된 영화보다 더 끌렸던 거 같애요. 제일 좋았던 건 쓸쓸한 도쿄 창가에 홀로 앉아 있던 지만요. 아무튼 를 봤습니다. 보고 싶었어요. 이 영화에서도 스칼렛 요한슨은 섹시하거나 비밀스럽다기보다 평범한 캐릭터예요.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취업을 위해 금융계 면접을 보다가 첫 질문에 대답을 못하게 되면서부터 내니, 아니 애니의 인생이 달라져요. 자신을 소개해 보라는 아주 간단한 질문이였어요. 사실 늘 자신을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우리 모두 믿고 있지만, 가장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잖아요. 저부터 그렇거든요. 그리고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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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얼티메이텀 - 나의 앞모습을 마주할 때극장에가다 2007. 10. 3. 11:08
(스포일러 있어요) 본 시리즈를 극장에서 본 건 처음이다. 이전 시리즈도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이 없고, 케이블에서 해 주면 중간부터 봐서 이번 마지막 을 보기 위해서 1,2편을 해주는 시간에 맞춰서 새로이 봤다. 그리고 후회했다. 왜 내가 이 시리즈들을 극장에서 보질 않았는지. 그래서 본 시리즈 중에서 최고는 이번 이게 된 것 같다. 사람들은 를 최고로 치던데, 나는 큰 스크린 앞에서 빵빵한 사운드를 옆에 끼고 본 이 집에서 허접하게 본 어떤 시리즈보다 최고로 느껴졌다. 끝나고 극장을 나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제임슨 본 최고' 제임슨 본에게는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없는 것은 일단 말. 그는 행동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다. 최소한의 말만 뱉어낸다. 그래서 나는 무뚝뚝해보이는 본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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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 남자와 여자가 노래할 때극장에가다 2007. 10. 2. 01:23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요.) 남자가 스크린 앞에 섭니다. 어째선지 모르지만 상처난 기타를 메고 빈 케이스를 앞에 두었어요.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합니다. 멜로디는 슬퍼요. 가사는 더 애절하구요. 슬픈 사랑의 종말을 노래하는 남자의 표정은 내 마음 속 언젠가의 기억을 울컥 떠올리게 합니다. 나는 그의 빈 케이스에 칠천원을 넣어주었지만, 어쩐지 액수가 너무 적은 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자는 두시간 내내 노래 했거든요. 두시간 내내 내 마음을 울렸거든요. 오늘 밤은 남자가 불러주었던 멜로디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을 것 같네요. 따라라라 따라라라. 여자가 그 남자 앞에 섭니다. 노래하는 남자에게 말을 걸더니 다음 날에 애완동물처럼 진공청소기를 질질 끌고 옵니다.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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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행복'을 보고 투덜거리다극장에가다 2007. 9. 21. 01:46
허진호 감독님께. 감독님. 오늘 시사회를 보고 나왔는데 맥주 생각이 간절했어요. 영화를 보면 술, 담배하면 몸 다 망친다는 교훈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술이 땡기던지요. 같이 간 친구랑 좋아하는 술집에 가서 한 잔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냥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맥주 두 병을 샀습니다. 그리고 영화 생각을 하면서 한 병 마셨어요. 친구도 집에 들어가서 한 잔 한다고 했으니 어쩌면 장소만 다르지 우리는 함께 술 한잔 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감독님 영화를 처음 본 건 진주의 극장이었어요. 친구가 소개해준 남자아이와 함께 봤는데, 영화가 그 아이만큼이나 심드렁했어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 사실 그때 졸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지루하다는 느낌만 남아있거든요. 그러다 대학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