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1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영화를 보고 나오니 하늘이 어두워져 있었다. 아, 오늘밤부터 월요일까지 비가 온다고 했지. 올려다보니 비를 머금은 구름이 보였다. 월드컵경기장에서 나와 불광천을 따라 걸었다. 날은 흐리고, 걸으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어제 공연에서 들은 박경환의 새앨범을 틀어놓고 '새 길'을 걸었다. 처음 걸어보는 길이다. 충만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 이거면 됐어, 라는 생각. 혜원이 아니라 해원이라 다행이다. 혜원은 여리고 예쁘기만 할 것 같은 느낌인데, 해원은 단단한 느낌이다. 튼튼한 느낌이다. 실제로 스크린을 통해 만난 해원이 그랬다. 예쁘고 단단한 사람.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될 해원을 생각하면, 왠지 안심이 되는 사람. 해원이 그랬다. 잠깐만 있어봐요. 괜찮아질 거예요. 거의 대부분의 슬픔이 그렇고, 거의.. 2013. 3.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