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바다
그렇게 많이 마실 생각은 아니였는데. 낙산사가 너무 아름다워서, 거기서 산 염주 팔찌가 마음에 쏙 들어서, 친구에게 이사선물로 줄 풍경소리가 너무 좋아서, 낙산사 아래 해수욕장에서 마신 캔맥주가 너무 시원하고 달아서, 파도소리가 너무 고와서, 시내로 돌아와 어렵게 찾아간 맛집의 물회랑 멍게비빔밥이 너무 맛있어서, 두 달만에 다시 맛 본 옥수수 동동주가 맛나서 기분이 정말 좋았는데. 그래서 거기서 나와 숙소 체크인을 하고, 걷다가 바닷가에서 도로묵과 양미리를 먹고, 맥주를 조금 더 마셔주고, 숙소로 돌아와 깨끗하게 씻고 일기를 쓰고 룰루랄라 좋은 꿈을 꾸며 잠이 들 생각이었는데. 개표 방송 때문에 모든 게 다 어긋났다. 우리는 어렵게 찾아간 맛집에서 오징어 순대를 하나 더 시키고, 옥수수 동동주를 세 병 ..
201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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