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1 시옷과 전주 남을 쓰고 그리는 일은 언제나 어려웠다. 나는 나만 아니까. 남은 모르니까. 타인에 관해서 쓰는 건 자주 실패로 끝났다. 다른 사람이 되어 보려 시도하고 썼던 대사와 문장들은 늘 어설폈다. 어설프지 않으려면 아주 주의싶어야 하고 부지런해야 했으나 나는 남에 대해 쓰는 일에 성급하고 게을렀다. 내가 얼마나 나밖에 모르는 사람인지 독자들에게 뽀록나며 창피를 당했다. 매 문장에서 밑천을 들켜버린다니 글쓰기란 두려운 일 같았다. - 181-182쪽 누구나 남을 자기로밖에 통과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두 눈으로 확인했을 때 나는 조금 위안이 되었던가, 아니 조금 슬펐던가.- 183쪽 별수없이 각자의 돈벌이는 계속되었다. 대학생과 잡지사 막내기자와 누드모델을 병행하는 동안 나는 틈틈이 글을 썼다. 주로 누드모델 일.. 2019. 4. 23. 이전 1 다음